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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언가를 남기려 애쓰는 이유에 대하여

데이터 인문학

사진을 찍는다.

글을 쓴다.

메모를 남긴다.

기억을 더듬어 재구성을 한다.

과거를 씹으며 술을 먹는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기억과 기록에 기대어 현재를 살아간다.


무언가를 남기고자 하는 행위는

아니, 욕심은

그 이상의 인간의 본능이 아닌가 싶다.


성경도 예수님의 기록이고

위인전도 위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삶의 일부 기록이고

오죽하면 학교 과목에 ‘역사‘가 있다.

그래서 역사라는 단어가 나오면 바늘과 실처럼 ’ 문화’라는 말이 따라 나왔다.


왜 그럴까?


거창한 거, 잘 모르는 거 다 내려놓고

단순하고 보잘것없는 나 조자도

뭔가 남기고자 하는 그 애씀이 매일 새로운 날을 과거의 퍼즐로 맞추려 애를 쓴다.


나는 여기서 편향적이라도 좋으니

결론을 내고 싶다


내가 태어난 이유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는


태어났기 때문에 그냥 사는 것 위에

그렇게 무심하기에

나에 대한 무언가를 남기고자 하는 발악임을

그 발악이 인생이고

그 인생이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감히 정의 내리고 싶다.


나는 그 누군가의 기억에 나를 남기고

남도 나와 같이 그러하다.


인간은 그런 기록의 중독으로 인해 자신을 검증하려고 하며

그 시시콜콜함의 기록이 후대의 인간들에겐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린 안다.

참 우습다. 그러나 참 무겁다.


내 삶이 끝나는 날

나의 기록은 어떤 내용으로 짧은 끝 페이지를 덮을까?

그리고 그 페이지를 누가 다시 길게 펼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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