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인문학
사진을 찍는다.
글을 쓴다.
메모를 남긴다.
기억을 더듬어 재구성을 한다.
과거를 씹으며 술을 먹는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기억과 기록에 기대어 현재를 살아간다.
무언가를 남기고자 하는 행위는
아니, 욕심은
그 이상의 인간의 본능이 아닌가 싶다.
성경도 예수님의 기록이고
위인전도 위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삶의 일부 기록이고
오죽하면 학교 과목에 ‘역사‘가 있다.
그래서 역사라는 단어가 나오면 바늘과 실처럼 ’ 문화’라는 말이 따라 나왔다.
왜 그럴까?
거창한 거, 잘 모르는 거 다 내려놓고
단순하고 보잘것없는 나 조자도
뭔가 남기고자 하는 그 애씀이 매일 새로운 날을 과거의 퍼즐로 맞추려 애를 쓴다.
나는 여기서 편향적이라도 좋으니
결론을 내고 싶다
내가 태어난 이유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는
태어났기 때문에 그냥 사는 것 위에
그렇게 무심하기에
나에 대한 무언가를 남기고자 하는 발악임을
그 발악이 인생이고
그 인생이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감히 정의 내리고 싶다.
나는 그 누군가의 기억에 나를 남기고
남도 나와 같이 그러하다.
인간은 그런 기록의 중독으로 인해 자신을 검증하려고 하며
그 시시콜콜함의 기록이 후대의 인간들에겐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린 안다.
참 우습다. 그러나 참 무겁다.
내 삶이 끝나는 날
나의 기록은 어떤 내용으로 짧은 끝 페이지를 덮을까?
그리고 그 페이지를 누가 다시 길게 펼칠 수 있을까?
© 2025. Digitalian. (CC BY-NC-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