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지능
AI는 더 이상 멀리 있는 기술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 속 깊은 곳에서 이미 함께 호흡하고 있다. 그런데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AI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가 던지는 단어, 사진, 그리고 일상 속의 무심한 기록들까지 — 그것들이 바로 AI의 연료가 된다. 이 관계는 단순히 "돈을 지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더 많이 사용할수록, AI는 더 똑똑해진다. 그리고 AI가 똑똑해질수록, 우리는 더 크게 의존하게 된다.
편리함은 매혹적이다. 하지만 편리함은 늘 그림자를 품고 있다. 위험과 가능성은 언제나 같은 칼날의 양면처럼 붙어 있기 때문이다. AI 역시 예외가 아니다.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꾸며 도우는 동시에, 무언가를 갉아먹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이다. 내가 무엇을 제공할지, 어디까지 내어줄지를 스스로 가려내는 분별의 힘. AI와의 관계에서 이 눈을 잃는 순간, 우리는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 될 것이다.
5년 후, 10년 후 AI의 모습은 기술자들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던지는 데이터와 선택의 총합이 곧 미래의 AI가 된다.
결국 질문은 우리 자신에게 돌아온다. 나는 AI에게 무엇을 내어주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내어주며 어디까지를 신뢰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