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머니 굵은 손가락에
은가락지 한 쌍 끼워드렸다.
여러 해 지나 다시 보니
반틈이나
닳아있었다.
논일 밭일
그 세월에 손도 닳았으니
하물며 은가락지야
어느 해
주민증에 찍을 지문이 없어
못 만드셨다고 하셨다.
아 어머니!
어머니 손 한번
꼭 잡아드린적 없다.
이 무심했던 사람아!
그 손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었는데,
내가 애기였을 적에 자고있던 손을 만지작 하셨을 어머니, 아버지의 그 손길이 내 붉은 혈관 속을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까만 망각 속에 잠들어있던 나를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