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 유치환의 바위와, 박목월의 나무를 반추(反芻)하며...>
기다림이 기다림인 것은
해가 지고 뜨는 것처럼 사소한 것일 수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이야 그렇게 사소한 것이 아니니
어떻게 할거냐,
시간이 약이라지만
그 모진 세월이 흘러간다한들
기다림은 막연함이 되어 먼지처럼 흩어지는 것
내 말 들어줄 한 그루 나무
바위 한 덩어리 발치에 두어
넋두리처럼 들려주면 먼지되어도,
내 마음을,
내 기다림을 전해주지 않을까?
기다림이 오늘따라,
무겁다. 아니, 이렇게 무거운 기다림이 있었는지를
이 시를 또박또박 적어가면서 알았다.
아, 이 무심함이란!
대나무 구멍같은 관견(管見)으로 보는 세상이
얼마나 좁고 편협하였는지,
어이할까나?
아직도 기다리는 사람 마음이사,
원뢰(遠雷)에 희로(喜怒) 하지 않는 바위처럼,
묵중(默重)하게 서 있는 나무처럼,
기다림을 마주해야겠지,
아, 기다리는 마음이사
靑馬(푸른 말)의 바위가 되고
木月(달에 걸린 나무)의 늙은 나무가 되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