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 또 한번 찾고 싶은 반백년 식당
002. 충무로 <진고개>
우리커플의 해외여행은 끼니를 찾는 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숙소 옆에 있는 식당과 수만원의 택시비를 지불하고 가야하는 맛집이 있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택시에 오르고, 여행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최상의 맛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검색하고 또 검색했다. 방콕 꽝씨푸드의 모닝글로리 볶음 + (맥주), 피렌체의 티본스테이크 + (와인), 뉴욕의 피러루거 스테이크 + (맥주)... 크흡. 세계는 넓고, 미식의 세계는 심오하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외국인이 많이 찾는 식당 <진고개>는 현지인이 즐겨찾는 갈비찜 식당들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메뉴선택에 실패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잔뜩 느껴지는[!] 꼬깃꼬깃 접힌 메모지에 가이드북에서, 블로그에서 본 메뉴명들을 적어들고 삼삼오오 찾는 외국인들을 보며 <진고개>식당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충무로에 위치한 <진고개>는 1963년부터 가게의 역사를 쌓아오고 있는 반백년 식당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가게가 유명하다 싶으면 권리금을 터무니없이 높이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오랜시간 전통을 지키고 있다는점이 무척 대단했고, 평양의 한 식당을 찾은 듯 가게의 간판과 내부 모습도 오랜기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신기했다.
갈비찜을 시켰고, 갈비찜이 나왔다. 갈비찜이라고 하기엔 갈비탕에 가깝고, 오히려 소고기 장조림과 비슷한 비쥬얼이었다.
한약재에 푹 고은 유황오리같은 맛인데, 독특한 약재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맛이긴 하다.
하지만 너무나도 부드러운 갈비, 야채, 국물 한 숟갈을 밥과 비벼 먹는 그 맛이 일품이었고 -
한 입 먹고 맛있다가 아닌 먹다보니 정말 맛있다, 가게를 나오고 지금까지 또 생각나는 맛이라는 점에 있어서 한번쯤 찾아가서 맛볼만한 집인건 분명하다.
늘 그렇듯이. 클리어.
따뜻한 봄이 오면 <진고개>에서 갈비찜 한 그릇 두둑히 먹고, 남산 데이트로 소화시키고,
다시 충무로에서 닭한마리 칼국수 먹으면 완벽한 데이트 코스가 완성될듯.
단점, 외쿡인이 많다보니 가격도 외쿡인 가격. 비싸다.
갈비찜 백단 우선생의 우슐랭스타
★★☆
+ 양념게장은 맛은 있으나 너무 간이 쎄고, 옆 테이블의 곱창전골이 먹어보고 싶었어요....
++ 충무로 <진고개>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