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잠이 달아나서 기쁨이도 달아났다

2025.04.26(토) 17:38

by 디그레시움

원래 아침마다 쓰는 거긴 한데..

https://brunch.co.kr/@digressium2025/2

이미 호기롭게 쓰긴 했는데;


아침에 오늘 기분 좋아어지~ 하며 쿨한 척하며 쓴 글을보니 내 자신이 웃겨서 정정하고자 번외 편을 쓴다.


흥 난 쿨하지 못해.

잠을 못 자니까 오후부터 난리다.
잠은 안 오는데 엄청 피곤하고
머리는 안 돌아가고 입맛도 없고

기분도 안 좋아졌다.


그래서 과연 지금 무얼 하면 좀 나아지려나.. 하다가 바이올린 켜기를 했다.



나는 초등학생 때 3년 정도 바이올린을 배웠었다.


그때 다른 학생들과 같이 시작했음에도

내가 유달리 좀 더 잘했고 선생님은 흡족(?) 하셨는지

나에게 바이올린을 전공하자고 제안하셨다.


음.. 사실 나의 어릴 때부터 발달한 주특기가 있는데


자기객관화



나는 초등학생 6학년 때 이미 세상의 이치를 알았다.


비록 내가 보통 친구들보다 잘하긴 하지만

천재적으로 잘하는 것은 아니며


예체능은 천재가 아닌 이상 성공은커녕

밥벌이도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집은 내가 성인이 되어도 돈 안 벌고 고고하게

유학 가고 연주회를 열며 살아도 되는 부자가 아님을)


그래서 나는 바로 전공 안 하겠다고 선언을 했고

엄마는 지금 안 한다고 하면 평생 시켜줄 수 없다며

진짜 안 할 거냐고 재차 물었다.


쿨하게 안 할 것이라 했다.


그리고 난 그나마 천재가 아닌 상위 20프로 안에만

있어도 적당히 먹고살 수 있는 공부를 평범하게 했다.


결국 평범하게 살고 있고

어릴 때 전공 안 한 것을 전혀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어른이 되니 나의 판단은 틀리지 않음을 더 깨달았다)



그래도 나는 바이올린 켜는 것을 좋아했기에

한 번씩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나는 취직을 하고 돈을 벌자마자 바로 취미생활로

바이올린을 다시 시작했다.


어릴 때 악기를 만져봤고,

어느 정도 예체능에는 평타이상 하는 인간이라

금방 감이 돌아왔지만...


즐겁게 하다가~ 안 하다가~ 레슨 하다~ 안 하다~ 하여


결국 실력은 그렇게 늘지 못했다;;



그래도 싸구려 20만 원짜리 악기로 소리를 곱게 내고

화려한 테크닉이 필요 없는 곡은 켤 수 있어


나는 종종 너무 T가 발현되는 상황들이 오면
(예를 들어 면접준비라던지.. 면접준비.. 면접..)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바이올린을 잡는다.




내 성격과 닮은 이 예민한 현악기는

꾸준히 해야 감이 오는데.. 3일 차다.


아직 굳은살이 박히지 않아 두 시간 켜니 손이 아프다


그래도 기분 나쁨 및 스트레스가

육체의 고통으로 이전되어 오히려 이게나음(?)



여하튼 손이 아파서 바이올린은 멈추고 다시 인상 팍
쓴 상태로 뭐 할까.. 하다가 또 글이 쓰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금 내 마음상태는


짜증+분노+피곤+스트레스+압박 등으로

기쁨이가 잠과 함께 호다다다다다다다닥 날아간

TTTTTT 한 상황이기에


도저히 갬성적인 글은 못 쓰겠고,

(사실 감성 혼여행기 등도 쓰고 싶지만 감정이 안 생김)


이렇게.. 특별번외판으로 아침의 나를 비판하는;

(훗 오늘 기분이 좋을 거라고 어떻게 자신했지?)

내 심경을 표현해 본다.


좀 낫다.



기분 안 좋을 땐

아 좋아져야 해.. 기분전환해야 해.. 하는 것보다


그래 나 지금 기분 안 좋아.

근데 어쩌라고?

기분 따위가 나한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지? 흥 나는 이대로 내 옥체를 곱게 다스릴 거야!!



하고 인정하는 게 더 낫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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