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의 모든 심리적 물리적 자극이 다 버겁다.
아무것도 안 했다.
모든 행동이 다 나에게 버거웠다.
그러면 그럴수록 내 자신을 끝없이 채찍질하며
모든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가 바닥난 나를 다그쳤고
결국 내 신체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모든 자극도 생각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최종면접에서 떨어지니 더 안달이 났다.
그 한 기업을 준비하는 3개월이 고통스러워서
더는 길게 끌고 가고 싶지 않았다.
브런치글도 더 잘 쓰고 싶었다.
누군가 내 글을 읽는다는 게 신기했고, 내 글을 공감해 줄 거란 생각에 의욕이 넘쳤다.
그리고 더 소통이 활발한 블로그도, 더 건강한 체력을 위한 몸관리도 잘하고 싶었다.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충격을 자각도 못한 나는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하려고 생글생글
웃으며 가족행사도 참석했다.
모든 것을 완벽하고 열심히 하려 노력했다.
다시 하면 모든 게 완벽해질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펑
터졌다.
매일 브런치에 연재하던 기분일기를 쓰던 내 감성은
바싹 말라버려 아무런 감정도 떠오르지 않았고,
매 글마다 프롤로그처럼 쓰던 짧은 일본여행기는
오히려 날 고통스럽게 할 뿐이었다.
한 때 노래가사로 감성적인 글도 쓰던 난데
가사가 들리는 모든 음악이 듣기 싫을 정도였다.
감성적인 모든 것이 다 싫었다.
하지만 지독한 나는 내 죽어버린 감성과 지각을 살리려
온갖 노력을 했다.
차근차근 감각을 키워야 한다길래 필사도 해보고
무념무상으로 칠하는 컬러링북도 해보고
그냥 몸을 된통 고생시키면 이 무기력에 벗어날까 싶어 하루에 두 시간씩 헬스장에서 뛰었다.
소용없었다.
내 에너지는 그럴수록 더 빠르게 소모되었고
결국 모두 사라졌다.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시계만 봤다. 왜 시간이 안 가지
오랜만에 느껴봤다. 시간이 참 안 가는구나
채용공고를 보지 못했다. 블로그 이웃들의 글도,
브런치도 내게 새로운 자극과 생각을 주는 모든 것
다 싫고 힘들었다.
아무런 정보도 머릿속에 스쳐가고 싶지 않았다.
결국 몸도 아파왔다.
진짜 아무것도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글이 쓰고 싶었다.
아침에 결심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숨만 쉬어야지
숨 쉬는 것 말고 아무것도 안 해야지
그렇게 마음먹고 나니
마음속 꽃몽우리가 톡 터지듯이
그냥 감성하나 없는
숨만 쉬는 글이 쓰고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