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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필 Sep 10. 2024

아직 깨나지 못한 꿈


뭘 해도 무엇으로 치장해도 부족하기만 한 나였다
내가 슬퍼했고 애닯던 그날들도.. 몇 줄의 편지도 결국 허망한 일이었다
당신은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이 있었겠지만 그게 꼭 나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내게 아낀 그 이해를 타인을 위해 때론 남겨두겠지..
하루만 더 늦게 다가갔어야 했을까
널 고대한 밤 그것마저 내 이기였을까
당신이라면 늘 성급했던 나였고 나의 수많았던 회심보다 정작 당신은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몰랐다

가지 않았어야 했다
기다렸어야 했다
당신의 말을 듣고 제발 멈춰 서라면 그러했어야 했다
아무런 위로도 또 그게 진심이었더라도 도무지 듣고 싶지 않은 날은 있다
홀로 있고 싶은 날 다만 후회로 물든 날 그런 날은 의외로 많다
당신이라면 더욱더 그런 날이 많을 수 있다
사랑을 품고 끌어안은 당신은 그에 비례한 수만큼 상처받은 사람일 테니..

당신은 내 많은 순간 거의 모든 존재라 할 수 있었다
나라는 사람이 가슴 뛰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 사람.
나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나는 무엇이었을까
나와의 그 모든 걸 어떻게 이름하였을까
때론 알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가 뿌리내리고 연녹색 잎을 내었다가 화창한 여름 볕에 꽃은 핀다
내가 원하지 않을 때에도 그렇게 흐드러지게 꽃은 핀다
익명의 노력으로 말없는 염원으로..
지난날 사랑해 주라고 다그치지 않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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