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다면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일 수 있지만 나는 그 흔한 사교육 한번 경험하지 않고 작가가 되었다 한다 된다 떠들다가 모두가 다 잊을 때쯤 즉 10년이나 걸렸지만 말이다 가난하지만 나는 사랑을 했고 아주 좋은 여자도 만나고 대차게 차이기도 했다 조용히 손절도 제법 당해보아 부득불 글실력이 쌓여갔다 여름바다에 가기도 했고 부릴 줄 아는 멋으로 예쁜 여자를 꼬셔 골뱅이 무침에 소면을 비비면서 홀로 미래를 꿈꿔보기도 했다 이젠 잊힐 법하지만 그 바다는 인디고의 여름아! 부탁해 만 틀면 지금도 내 안에서 재생되었다 젊음이었고 그것의 단상 위에 있다면 비록 혼자라도 그건 그냥 낭만이었다 지금 바다를 찾아도 확 땡기지 않는 이유도 그런 바다가 내게는 이제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돌아보는 일이 잦다 친구를 가족을 그때 그 사람들을.. 내가 이런 것까지 여태 기억하고 있다니 할 때가 있다 억울한 게 애틋한 게 미안한 게 후회가 맺지 못한 말이.. 몇십 년이 지난 일들이 지금도 이불킥을 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내가 작가가 된 것 같다 감정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풀어놓자면 결코 사사로운 것이 아닌 보편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글 위에서 그 한켠에서 추억한다 여름바다의 그 여인은 잘살고 있을까 청춘이었고 7월 끝 작은 해안이었다 아직도 파도가 치겠지 조금의 움직임 없이 그날의 별들은 거기 떠있겠지 이보다 더 애틋할 수 없는 밤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