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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필 Sep 24. 2024

나의 마음은


이대로 좋을까 답이 없을 질문을 한다
어제에도 마찬가지이질 않았나
숱한 의구심. 생에 대한. 내가 열심인건 이게 유일했다
또 누군가는 내게 물을 것이다
딴에는 잘살아내지 않았냐고 관록이 붙었을 세월이지 않느냐고 그도 아니면 체념이라도 하라고
그래 그랬어야 했다
모든 시작은 나름의 그럴듯한 동기일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망은 때론 날 선 칼보다 위험하다
나를 일으키는 것도 그것이지만 끊임없는 강박으로 몰아가는 것 또한 그것이기 때문이다
희망을 꿈꾸고 찾아가는 길은 그 단어의 어감과는 달리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
어쩌면 영영 없을 먼 미래를 위해 현재를 소모하고 스스로를 몰아세운 나였던 것 같다

찬바람 부는 날 거센 비가 쏟아지는 날 스산하고도 생경한 날에도 거리를 나섰다
걷고 또 걸어도 다만 까마득한 길 위에 놓여 있었고, 내 안 가득 채워져 있는 게 새어나가더니 어느새 텅 비어버린 느낌이다
앞으로 무엇으로 채우고 무엇이라 이름하여야 할까
내 하루는 구하는 날 뿐이지만 생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사랑에도 매달렸고 글줄에 골몰했고 무겁게 내려앉은 정적과 감당할 수가 없는 켜켜이 쌓인 허무에 시름했었
느는 문장들 에서 여전히 황망해하였고 이별을 통보받을 땐 반전은 없을 거라며 그 끝을 순순히 인정해 버렸다
살아지면서 커지는 건 볼썽사나운 비겁함. 이 비루함이 아이러니하게도 살아있음의 반증.
그럼에도 적어 내려가는 밤이면 다시 애틋하게 피어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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