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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원양 Dec 28. 2018

#IIB2018로 보는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

2018 Information is Beautiful 부문별 수상작 리뷰

지난 12월 4일 뉴욕에서는 데이터 시각화 분야의 국제적인 대회 2018 Information is Beautiful Awards가 열리고, 각 부문별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이 시상식은 데이터 시각화, 인포그래픽, 인터랙티브 & 정보 예술(Information art) 등 전 세계에서 출품한 작품 가운데 우수 작품을 선정하여 시상한다. 2012년 이래로 매년 연말 개최되었다. 수상작은 전문가 패털의 평가뿐만 아니라 주최 측 커뮤니티의 일반인 투표를 종합 반영해 발표하는데, 금(Gold), 은(Silver), 동(Bronze)으로 나뉘어 발표된다.


작년에는  '#IIB2017로 보는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란 제목으로 2017년 대회 부문별 수상작을 리뷰하였다. 올해는 부문별 후보작을 미리 살펴보는 글을 쓰기도 하였다. 이번에는 각 부문별 최종 수상작(Gold)을 모아 리뷰해보면서,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미국인들은 그들의 땅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지도, 장소 & 공간 부문 Gold 수상작, Bloomberg LP, 「Here’s How America Uses Its Land」


Bloomberg의 Dave Merrill, Lauren Leatherby는 미국의 영토를 고유한 8000개의 픽셀로 나누고 용도별로 색을 달리 한 지도 시각화 콘텐츠를 제작했다.

데이터 스토리텔링이 강점인 이 시각화 콘텐츠에서 독자는 스크롤링에 따라서 달라지는 데이터와 지도 시각화 패턴, 인사이트 문구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한다. 지도 위에 표시된 레이블(Lable)도 독자가 데이터 인사이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교적 간결한 형태의 시각화 콘텐츠인 동시에 반응형 웹 디자인을 적용하여, 다양한 기기에서 문제없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사실 이와 같은 형태(스크롤링에 따라 시각적 패턴과 전달하고자 하는 인사이트 메시지를 달리 표현하는 것)의 콘텐츠는 새롭다고 할만한 것은 아니나 스토리텔링에 최적화된 형태임은 분명하다. 독자에게 자유로운 데이터 탐색의 기회를 주기보다는 유의미한 데이터 인사이트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이는 한편으로, 독자 입장에서 유의미한 데이터 인사이트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도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각화 콘텐츠 제작자에게 '독자에게 데이터 탐색의 자유도를 어떻게, 얼마나 열어줄 것인가?’의 문제는 언제나 쉽지 않은 선택의 문제이다. 자유도를 높이자니 의도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려울 것 같고, 자유도를 없애자니 콘텐츠에 대한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기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러나저러나 '어려운' 문제가 있으니 전적으로 콘텐츠 제작자의 뜻에 따라 결정되는 부분인데, 이 콘텐츠는 의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집중하기로 결정한 듯하다. 그런 면에서 차트와 글이 1차원적으로 반복, 나열되는 형태가 아닌 스크롤링에 따라서 context가 달라지도록 한 형태가 그나마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는데 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2. 피카소, 그를 데이터 시각화로 회상하는 방법!


예술, 엔터테인먼트 & 대중문화 부문 Gold 수상작, Alberto Lucas López(National Geographic), 「Frames of Mind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magazine/2018/05/genius-picasso-art-categories-infographic/)


예술, 엔터테인먼트 & 대중문화 부문의 Gold 수상작은 National Geographic의 Alberto Lucas  López 작품 「Frames of Mind」이다. Alberto Lucas López(https://www.lucasinfografia.com/ABOUT)는 인포그래픽 분야, 국제 대회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이 보유한 수석 그래픽 에디터이다. 그는 8,000점의 피카소 작품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인포그래픽으로 표현한 「Frames of Mind」를 제작했다.

피카소의 작품을 12개의 테마로 나누고, 각 테마별 작품 수에 따라 영역의 크기를 다르게 표현하였다. 작품을 구성하는 컬러, 모양, 기술 등은 피카소 작품 스타일과 유사하게 해 그를 회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을 한 가지 꼽으라면, 인포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랙티브 요소를 넣어 독자가 탐색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인포그래픽은 주로 이미지 형태를 띠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이 작품의 경우, 확대, 축소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마우스 드래그 앤 드롭으로 영역 이동을 할 수 있다. 이미지 형태의 인포그래픽을 웹에서 볼 경우, 화면 크기의 한계 등을 이유로 정확히 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이 작품은 독자가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의 인포그래픽 작품과 구별할 수 있는 확실한 특징을 갖고 있고, 그것만으로도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3.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남태평양 헨더슨 섬에 미치는 영향!


과학, 기술 부문 Gold 수상작,  Brian T. Jacobs, Jason Treat, Kennedy Elliott(National Geographic),「What Happens To The Plastic We Throw Out」


앞서 예술, 엔터테인먼트 & 대중문화 부문 Gold 수상작을 National Geographic 소속 수석 그래픽 에디터가 수상하였는데, 과학, 기술 부문 역시 Gold 수상작을 National Geographic의 Brian T.Jacobs, Jason Treat, Kennedy Elliott가 차지했다. 이들이 제작한 「What Happens To The Plastic We Throw Out」은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남태평양 중서부에 위치한 헨더슨(Henderson) 섬으로 이동하는지, 지도 시각화 중심으로 데이터를 표현한 콘텐츠이다.

앞서 지도, 장소 & 공간 부문의 Gold 수상작(「Here’s How America Uses Its Land」)과 유사한 형태로, 하나의 웹 페이지에서 스크롤링에 따라서 달라지는 데이터 시각화의 패턴과 인사이트 메시지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한다. 특징적인 점은 스크롤링에 따라서 달라지는 지도 시각화를 마우스 드래그 앤 드롭을 통해 이동시키면서 탐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Here’s How America Uses Its Land」에서 시각화는 고정된 상태로, 사용자가 마우스를 이용해 인터랙션 할 수 있는 요소가 없다.) 뿐만 아니라 반응형 웹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모바일,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에서 콘텐츠를 보는데 어려움이 없다.


지도 시각화 유형을 데이터 및 인사이트에 맞춰서 다양하게 활용한 것도 또 하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단계 구분도(choropleth map), Symbol map(Bubble map, 데이터의 크기를 원의 사이즈로 표현), Flow map(데이터의 흐름을 표현) 등을 활용했으며, 각 시각화마다 애니메이션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역동적으로 보인다.

(좌) 단계구분도(Choropleth map) / (우) Symbol map(혹은 Bubble map)
시간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데이터의 변화를 애니메이션 효과를 활용해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National Geographic의 명성에 맞게 지도 시각화 사이사이에 삽입된 퀄리티 높은 영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콘텐츠에 대한 몰입과 이해를 더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4. 나도 지도 시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당연하지!


시각화 & 정보 디자인 부문 Gold 수상작, Shan He, 「Kepler.gl」


「Kepler.gl은 웹에서 인터랙티브 지도 시각화를 만들 수 있는 도구이다. 데모 페이지에 접속한 뒤 개인이 보유한 데이터(csv, json, geojson)를 업로드 한 뒤 지도 시각화를 만들 수 있다. 지도 시각화 제작을 위한 위치 데이터가 없다면, 웹 사이트 내에서 샘플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도구를 사용해 볼 수 있다.

'Kepler.gl'에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지도 시각화 유형의 예

데이터 변수를 선택하고, 지도의 레이어(layer, 쉽게 말해 지도 배경), 데이터의 크기를 표현할 시각화 요소의 컬러, 사이즈 등을 조절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나만의 지도 시각화를 만들 수 있다. 지도 시각화는 시각화 분야 중에서도 전문적인 배경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라, 일반적으로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시각화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분야 중 하나이다. 따라서 이런 측면에서, 누구나 웹에서 지도 시각화 제작을 경험하고 시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kepler.gl의 튜토리얼 - 인터랙티브 지도 시각화로 데이터 필터링, zoom in/out, 하이라이팅 기능을 엿볼 수 있다.

인터랙티브 지도 시각화로 지도 확대, 축소 및 이동 기능을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고, 데이터가 표현된 지점에 마우스 오버를 했을 때 툴팁으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 필터 기능을 활용해 시계열에 따른 데이터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을 수도 있다.

2017년 8월 29일 전국 낙뢰관측 정보 지도 시각화 제작 화면

'누구나 지도 시각화 제작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그래도 어렵다'라는 것이다. Kepler.gl를 사용해서 지도 시각화를 만들어보고자 공공데이터 포털에서 낙뢰 관측 정보 데이터(https://www.data.go.kr/dataset/3076743/fileData.do)를 다운로드 한 뒤 시각화를 만들어보았다. 원하는 형태의 지도를 만들기 위해 한참을 헤매야 했는데, 처음 사용하기에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


(빠른 이해와 활용을 위해, 간단히 Kepler.gl를 살펴보자. Kepler.gl의 화면은 크게 두 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좌측 패널에서는 지도 위에 표현할 데이터를 선택하고 인터랙션 요소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우측 지도 영역은 좌측 패널에서 설정한 값이 표현된다. 좌측 패널은 Layers, Filters, Interactions, Base Map으로 구분된다. Layers에서는 지도에 표현할 데이터 변수를 선택하고, 데이터 표현 방법으로 어떤 형태와 색을 활용할 거인지 설정할 수 있다. Filters에서는 데이터를 특정 변수 기준으로 필터링할 수 있는데, 시계열 데이터 변수를 활용할 경우, 시간 흐름에 따른 데이터의 변화를 애니메이션 효과를 이용해 표현할 수 있다. Interactions은 툴팁에 넣을 정보를 선택하고, 브러시의 크기를 조정할 수 있다. 마지막 Base Map에서는 지도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4가지 지도 스타일(Dark, Light, Muted Light, Muted Night)이 제공된다. 기본 제공 스타일 외의 맵 박스(Mapbox)의 지도 스타일을 연동해서 활용할 수도 있다.)



5. 군중 응원 소리로 다시 그려보는 그날의 축구 경기!


레저, 게임 & 스포츠 부문 Gold 수상작, Signal Noise, Reimagine the Game


Signal Noise의 Reimagine the Game은 축구 경기 중  군중 응원 소리를 데이터로 활용한 인터랙티브 시각화 콘텐츠이다. 최근 들어 음성, 음향 데이터를 분석한 시각화 콘텐츠를 사례를 자주 접하고 있다. 어떤 데이터가 있고, 어떻게 분석하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분야이지만, 시각화 콘텐츠를 통해 '아, 이런 데이터도 있구나!'라는 느낌과 콘텐츠가 전하는 데이터 인사이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경기장 군중의 소리 데이터 타임라인과 함께 볼 수 있다. 특정 시점을 클릭하면 해당 시점의 데이터를 보여준다.

Reimagine the Game의 메인 시각화는 3D 형태의 축구 경기장 모습을 띤다. 관중석의 시각적 패턴이 데이터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는 축구 경기가 열린 당일 경기 시간 동안 달라지는 군중의 음성 크기를 표현한 것이다. 콘텐츠 웹 페이지에 접속하면 군중 음성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데이터의 변화를 시각과 청각을 통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랙티브 콘텐츠답게 마우스를 이용해 인터랙션 하면서 데이터를 탐색할 수 있다. 마우스 드래그 앤 드롭으로 경기장의 방향을 바꿔볼 수도 있고, 경기 시간 중 특정 시점을 클릭해 해당 시점의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시간의 타임라인에 따라 데이터를 보여주는 메인 시각화 외에도 세부 주제별로 데이터를 시각화한 것도 인상적이다. 동일한 데이터라고 할지라도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찾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경기 중 하이라이트 장면(Match Highlight)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보여주는 핵심 순간 비교하기(Compare Key Moments)이다.

경기 중 하이라이팅 장면에서의 팬들의 소리를 시각화 하였다. 골이 터져도 팀별 팬의 소리에 차이가 있다.

골이 터지는 순간만 모아서 데이터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스몰 멀티플즈 방식의 인터랙티브 시각화 차트로 이 역시 마우스 인터랙션을 통해 데이터 탐색이 가능하다. 동일 기준의 데이터를 비교하며 인사이트를 쉽게 도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경기 중 선수의 하이라이트 장면, 팬들의 행동을 기준으로 세부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다.

경기 시간 중 팬들의 트윗 현황과 소셜 반응을 시각화로 보여준다.

또 다른 세부 주제로 제작한 소셜 반응(Social Ripple) 부분도 인상적이다. 경기장(오프라인)에서의 군중 반응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의 팬들 반응을 함께 비교해보기 위해 소셜 채널(트위터) 데이터를 활용했다. 온·오프라인에서의 팬들의 반응을 데이터 기반으로 종합적인 파악이 가능하다.



6. 발 빠른 정보 공유도,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로!


Breaking News 부문 Gold 수상작, South China Morning Post, 「How the Thai Cave Rescue Mission Unfolded」


Breaking News 부문은 최근 뉴스를 발 빠르게 전달하는데 시각화를 활용한 콘텐츠들이 후보작으로 올랐다. 그 가운데 Gold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South China Morning Post의 「How the Thai Cave Rescue Mission Unfolded」이다. 지난 6월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서 실종되었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구조되는 사건의 일련의 과정을 일러스트 기반의 인포그래픽, 간단한 시각화 차트를 활용해 스토리텔링 한 기사이다.

시각화 자체보다는 부문 타이틀인 'Breaking News'처럼 시기적절하게 제작된 콘텐츠로 발 빠른 정보 전달을 효과적으로 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 기사의 최초 발행일은 7월 9일이고, 업데이트된 일자는 7월 12일이다. 이 사고의 타임라인으로 볼 때 실종된 인원의 전원 구조 시점이 7월 10일임을 감안하면, 얼마나 빠르게 대응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는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 시의성이 짙은 주제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렵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하는 시간, 또 이를 시각화 콘텐츠로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따라서 언론은 발 빠른 정보를 전달하는 게 우선순위일 테지만, 데이터 시각화 기반의 기사를 제작한다고 하면, 상당 부문 현재 진행 중인 이슈보다는 이미 발생한 결과로써 데이터가 존재하는 이슈를 주제로 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선거'를 주제로 하더라도 데이터 시각화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든다고 하면 '과거 선거 결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반면,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경향에서 벗어나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진행될 이슈에 대한 시각화 기사(콘텐츠) 발행 사례가 늘고 있다. 한 가지 사례로 지난 러시아 월드컵 기간 중 발행된 FiveThirtyEight의 「2018 World Cup Predictions」 기사를 들 수 있다.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에 제작 및 발행된 기사로 해당 시점에는 ‘예측 데이터’를 활용하였고, 월드컵 기간 중에는 경기 결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해 시각화를 바탕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7. 난민 캠프의 실상을, 지도 시각화로 한눈에!


인도주의(Humanitarian) 부문 Gold 수상작, Reuters, 「Life in the Camps」


영국 로이터(Reauters)의 「Life in the Camps」는 방글라데시 로힝야(Rohingya)족의 난민 캠프를 관찰한 기사이다. 이 콘텐츠는 올해 데이터 저널리즘 어워드(Data Journalism Awards 2018)에서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 부문 우승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시각화 분야의 대회에서 2관왕을 한 셈이다. 기사는 지도 시각화를 바탕으로 난민캠프의 비위생적인 환경, 질병 문제, 협소한 생활공간, 산사태로 인한 위험요소 등을 주제로 스토리텔링 한다.

하나의 웹 페이지 내에서 스크롤링에 따라 시각화의 패턴과 인사이트 문구가 달라지는 형태를 활용했다. 스크롤링에 따라서 좌측 지도 시각화의 패턴과, 우측 인사이트 문구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도 시각화는 여러 유형 중에서도 dot density map을 활용하였고, 경우에 따라서 지도 위에 레이블을 표시하여 부가 설명을 더했다. 메인이 되는 지도 시각화 외에는 간단한 인터랙티브 막대 차트를 활용하였다. 전반적으로 화려한 시각화 혹은 인터랙션이 있는 콘텐츠는 아니나, 난민캠프의 실상을 항목별로 살펴보는 콘텐츠의 짜임 있는 구성과 데이터 시각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에 강점을 보인다.


>  Reuters, 「Life in the Camps」 리뷰 자세히 보기



8. 그 많은 노숙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정치 & 국제 부문 Gold 수상작, Nadieh Bremer, 「Bussed Out: How America Moves Its Homeless」


정치 & 국제 부문의 Gold 수상작, 가디언(Guardian)의 기사 「Bussed Out : How America Moves Its Homeless」는 미국 노숙자들에게 제공되는 편도 버스 티켓 데이터에 대한 전국적 조사 결과를 스토리텔링 한 콘텐츠이다.

전체 콘텐츠는 데이터 시각화뿐만 아니라 영상, 사진, 글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스토리텔링에 강점을 보인다. 데이터 시각화가 활용된 부분은 스크롤링에 따라 데이터의 시각적 패턴과 인사이트 문구를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형태를 활용했다. 앞서 다른 부문의 Gold 수상작 가운데 스토리텔링에 강점을 보인 사례에서 주로 활용한 형태이다.


시각화의 관점에서 이 콘텐츠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단연 '화려한 비주얼의 시각화'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측면으로 볼 때, 다른 부문 Gold 수상작 가운데에서도 가장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렇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를 차트에 활용된 애니메이션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시각화 차트를 '움짤'로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노숙자들의 이동경로를 지도 위에 자동으로 그려지도록 한다거나, 시간에 따라서 데이터가 변화하는 것을 자동 플레이 방식으로 보여준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데이터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사에 활용된 여러 종류의 시각화 차트가 일관되어 보이도록 컬러나 요소를 활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시각화 차트 유형이 달라져도 노숙자의 이동에 관한 데이터를 표현함에 있어서는 하늘색을 일관성 있게 활용하였다. 또 이동경로는 라인으로 표현, 목적지와 관련된 시각화 차트의 경우 원(circle) 요소를 활용하였다.


콘텐츠에 포함된 '화려한 비주얼의 시각화'를 하나씩 살펴보자.

지도 시각화에서 노숙자의 이동경로가 자동으로 그려진다. 애니메이션 효과를 활용했다.

지도 시각화와 막대 차트가 연동되어 시간에 따른 데이터의 변화를 애니메이션 효과로 표현했다. 마우스 스크롤 위치를 하단으로 더 내리면 애니메이션 효과는 중지되고, 최종 결과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번에 보여주되 지도 시각화의 경우 Flow map(데이터의 이동 경로를 표현)에서 Bubble Map(데이터의 크기를 지도 위 원(circle 혹은 bubble의 크기로 표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독자의 인터랙션을 세심하게 고려하고 설계한 것이 눈에 띈다.

시각화 유형 Arc을 활용하여 노숙자의 종착지 별 현황을 표현하였다. 이 역시 애니메이션 효과를 활용하였는데, 노숙자의 '이동'을 표현함에 있어서 적절한 시각화 유형의 선택과 애니메이션 효과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스크롤링에 따라서 데이터의 범위를 조정하여 마치 시각화를 확대/축소해 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마우스 스크롤링에 따라서 총 3번 차트 애니메이션이 실행되는데, 이와 함께 상단의 인사이트 문구가 변경되어 핵심 인사이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콘텐츠에는 인터랙티브 시각화 외에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시각화도 포함되었다. 이를 통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컬러의 활용이나 요소(원, 라인)로 노숙자의 이동 현황과 경로를 일관된 스타일로 보여준다. 이처럼 차트 간 일관성 있는 요소의 활용은 전체 기사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한편, 데이터 인사이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9. 나무의 나이테가 더해지듯, 지난 시간 동안 미국의 이민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사람, 언어 & 정체성 부문 Gold 수상작, National Geographic, Northeastern University, 「Simulated Dendrochronology of U.S. Immigration 1790-2016」


「Simulated Dendrochronology of U.S. Immigration 1970-2016」은 지난 1830부터 2016까지 미국의 이민 현황을 국가별로 볼 수 있도록 시각화한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무에 나이테가 더해지듯, 지난 역사를 나무의 나이테(메타포)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나이테에 활용된 컬러는 대륙을, 나이테를 채우는 점(dot)은 100명의 이민자를 의미한다.

위 시각화 결과물을 시각화 유형이라고 생각하면 낯설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나무의 나이테'라는 메타포를 활용했기 때문에,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각화 결과물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화려한 애니메이션 혹은 인터랙션이 가능한 인터랙티브 시각화는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직관적인 데이터 인사이트 전달'에 강점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미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각화라고 할 수 있다. 메인 시각화 이외에는 기본 시각화 결과물을 활용해 카토그램(미국 주별 데이터 시각화)이나 시계열에 따른 데이터 변화를 동영상 등으로 제작한 결과물을 함께 공유하니, 이 역시 참고해볼 만하다.

미국 50개 주별 데이터를 시각화 한 카토그램(cartogram)
시계열에 따른 데이터의 변화를 보여주는 동영상
시각화 아트워크/ 매사추세츠 주의 이민 및 자연 발생(1790-2016), 30x30 in.



10. 수천 명의 사람들이 렌즈로 보는 파리의 모습은 어떨까?


기타(Unusual) 부문 Gold 수상작, Moritz Stefaner, 「M U L T I P L I C I T Y」


Moritz Stefaner의「M U L T I P L I C I T Y」는 사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파리 도시의 초상화를 그린 프로젝트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사람들이 찍고 소셜 미디어에 포스팅한 사진 중 2만 5천 장을 선별하고, 이를 지도 형태로 구성한다. 사진을 데이터로 삼아 시각화 결과물을 만든 점이 다른 부문 Gold 수상작과 가장 크게 구별된다.

뉴럴 네트워크 분석을 활용한 사진 분류 작업 결과

분석 결과 시각화는 사진을 뉴럴 네트워크 분석 기법에 따라 분류하고, 비슷한 이미지들을 가까이에 배치하는 형태를 갖는다. 분석 결과를 통해, 도시가 전달하고 싶은 이미지 말고 실제 사람들이 도시에 대해 갖는 느낌을 알 수 있다. 파리에서 '무언가'를 찍는 사람들의 행태를 바탕으로 '사람들에 의한' 도시의 이미지를 다시 보게 된다.

(좌) 파리 에펠탑 / (우)오랑주리 미술관의 모네 그림

예를 들어서 위 이미지 중 오른쪽 사진은 오랑주리 미술관의 유명한 모네 그림을 찍은 사진을 모은 것이다. 사실 이 그림에 대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이를 소셜 네트워크에 공유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이는 사진 촬영이 금지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을 만큼 모네의 그림이 사람들에게 인상적이었다는 것, 사람들은 이 그림 앞에서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했단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이 프로젝트가 인상적인 점은 숫자, 통계 값 하나 없이도 사진 그 자체를 데이터로, 또 데이터 시각화로 활용하여 도시의 인사이트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프로젝트 소개 페이지에 언급된 프로젝트 의도, '도시를 측정(Measure)하는 것이 아닌 묘사(Portray) 하기 위함'과도 연결되는데 데이터 시각화라고 해서 꼭 숫자를 시각적 요소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 경우도 있다는 것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 사진을 데이터로 활용한 시각화 콘텐츠 사례 모아보기




지금까지 긴 글을 통해 2018 Information is Beautiful Awards의 10개 부문별 Gold 수상작을 살펴보았다. '10개 작품 중 '최고'는 무엇일까?'하고 생각해 봤을 때 쉽게 답을 내지 못할 만큼 모두 부문별 최우수 수상작다운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제한적이나마 이들 작품을 통해 2018 시각화 트렌드 혹은 개인적인 인사이트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데이터 스토리텔링에 강점을 보인 시각화 콘텐츠는 스크롤링에 따라 시각화의 시각적 패턴과 인사이트 문구를 달리 표현하는 유사한 형태를 갖는다. (+ 시각화 차트만이 아닌 사진, 동영상 등을 적극 활용해 스토리텔링에 강점을 더한다.)

시각화 콘텐츠 내에서의 독자의 인터랙션은 간결해졌다. 다소 콘텐츠 내에서 자유로운 데이터 탐색의 영역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기기에서의 뷰를 고려한 반응형 웹 디자인과 쉬운 인터랙션을 바탕으로 핵심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한 선택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존의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의 한계라고 여겨지던 부분(제작 속도, 시의적 이에 대한 대응)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와 실제적인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예측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업데이트되는 형태의 콘텐츠를 예로 들 수 있다.

주제 분야의 제한 없이 지도 시각화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그 활용 방법이 다양해졌다. 뿐만 아니라 전문가 영역 보다도 좀 더 넓은 범위의 살마들이 지도 시각화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을 찾아볼 수 있다.

음성, 음향이나 사진과 같이 겉으로만 보면 '데이터 시각화'와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던 부분에 대한 시도와 의미 있는 결과물을 통해 좀 더 다양하고 넓은 범위에서의 데이터 시각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된다.

다가올 2019년의 데이터 시각화는 어떤 방향과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내년에 나올 다양한 시각화 콘텐츠에 대한 기대와 함께 2018 Information is Beautiful Awards의 부문별 최우수(Gold) 수상작 리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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