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이클 위에 있다

삶이 제자리걸음처럼 느껴질 때

by 김소영

아무리 페달을 밟아도 제자리인 거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시간으로 환산하면 뒤로 간 것이나 진배없는 그런 기분. 다이어트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고, 일을 할 때도 자주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우리는 삶의 어려운 자리에서 우뚝 서있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이제 일상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계속 헛발질만 하고 있는 느낌인 것이다. 한동안 코로나에 가로막혀 나아감 없이 구르던 발은 이제 영영 걸을 줄 모르게 된 것처럼 주저앉아 있다. 그래서일까, 전부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에 오래 멈춰 있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우리는 자전거가 아닌 사이클 위에 있었던 것이나 진배없다. 힘차게 굴러도 제자리인 것 같은 페달은 사실 나의 근육을 단련시키고, 넘어져도 일어날 힘을 길러주고 있었던 것이다. 제자리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인내의 시간 동안 결코 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인생에서 또 삶에서 뺄 것을 빼고, 마음 근육과 같이 더할 것은 더하는 다이어트를 해온 것이다.

때때로, 넘어 지지도 않았고(큰일이 없었고), 실족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리 불행한 지에 대해 생각하곤 했었다. 자전거와 달리, 넘어질 일도 다칠 일도 크게 없는 사이클처럼, 달리고 있지만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기분에 휩싸였던 것이다. 어리석게도 가벼워진 나의 몸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지리멸렬하게 멈춰 있던 시간이 지나고, 실제로 달리기 시작했을 때, 많이 잃고 한결 가뿐해진 걸음걸이를 느끼고 서야 어리석었음을 알았다.

많이 잃고, 버리고, 또 스스로에게 상처 주고 나서야 비로소 값진 경험을 얻었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는 일종의 트레이닝의 시간이었다. 이제 가벼워진 몸으로 걸어 나갈 일만 남은 것이다.


녹이 슨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다. 머리가 멍하고, 의욕이 없다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한번 굴려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멈춰 서있어 녹슨 것이 아니라, 오래 굴려서 조금 지친 것뿐이라는 것을. 결국 우리는 쳇바퀴 같은 삶 위에 서 있지만, 그것이 사이클이 될지 혹은 정말 쳇바퀴가 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더불어 우리가 나아가는 삶의 방향을 존재하게 하지 않을 것인지 혹은 어디로든 나아갈 수 있게 할 것인지도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 선택은 본인의 몫이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일상을 살아온 우리들 모두가 내 인생을 구르는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자, 이제 주인공들은 모두 걸어보자. 당신의 페달은 계속 굴러져 왔다. 넘어지지도, 실족하지도 않았다. 단련의 시간 동안 그 시간이 멈춰 있었다 착각한 것뿐이다. 더 단단해진 마음과 더 유연해진 사고로 여유롭게 걸어보자. 우리의 경험치가 +100 상승되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내 삶의 중심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갈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