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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시

야시장

by 김소영

장이 열렸다

어둠 사이 번뜩이는 불빛들이 귀를 울렸다

멀찌감치 서 바이킹을 보았다

꺄악 거리는 모양새가 우는 것에 가까웠다

여기서도 탄성을 사려고 돈을 들고 섰다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은 단연,

잉어 잡이였다

찢어진 뜰채를 들고 뜨고 또 떠보아도

아이들 손에 들린 것은 부모가 잡아준 것

바글거리는 기쁨들 사이에

아이의 것은 없었다

줄을 서 산 것들 중에

남은 것이 없는 밤이었다

재미지고 배불렀으며

삼삼오오 각자의 빈지갑을 들고

까르르 흩어졌다

어둠이 남은 시장에는

떠올려지지 못한 기쁨 아니 잉어들만 동동

볼일 끝났으니 재촉하는 발걸음만 동동

장이 닫혔고

유령 같은 얼굴들만 어둠을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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