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입은 엄마가
앞에서 울고 있어
그때에도 그 순간에도
유리 밖 아이들에게
무성으로 뻐끔거렸지
시인되는 대신
엄마가 되었고
왜 시인들은 폐병에 걸리는지
모르겠지만 모르겠지만 정말
결국엔 나도
빨간 신음을 뱉었어
시인되고 싶었고 싶지 않았고
죽고 싶었지만 싶지 않았지
사실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어
시로 말하는 내가
시인으로써 죽을 수도 없는 내가
거품으로 끝날 운명인 내가
엄마가 그랬어
엄마 꿈에 누군가 상복을 주었을 때
그이를 꽃으로 내리쳤다고
소금을 뿌리고
소리 내어 울었다고
나는 말했지
내가 살려면
시인은 되지 말아야 한다고
나는 살았고
시인이 되지 못한 채 살았고
노래하는 법을 잃은 채
세상에 갇혔지
엄마가 울고 있어
이때에도 이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아이들을 보고
그러나 나는 붕어 아닌, 시인.이고 싶어
유리 밖으로 무성의 노래를 하지. 뻐끔뻐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