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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ah Apr 11. 2024

발톱


 

거울을 본다

발톱은 거울로도 잘 보이지 않는다

눈에서 가장 멀어서 인지

내 눈에만 그 모습을 숨기고

남의 눈에는 흰 속살을 뾰족하게 드러낸다

 

너를 할퀴던 그것은

나도 할퀴어 결국 피를 낸다

잘라내지 못한

나의 일부가

칼날같이 파고들 때

나는 너를 생각한다

너를 생각하는 나를 본다

 

거울은 이번에도

너를 숨긴 나의 얼굴을 비춘다

보이는 것만 비추는 너는 바보인가

보이는 것만 보는 너도 바보이고

 

제 발톱도 볼 수 없는

아득한 눈을 가진 내가

너를 눈에 담아서

나는 또 너를 보내고

발 밑을 본다

 

볼 수 없던 그것이

너를 보낸 후에야

잘라내 달라 아우성을 친다

 

그렇게나 볼 수 없던 그것이

몸뚱이를 하늘로 날리며

나는 태어난 적 없었다 잊고 살라

제 모습을 감춘다

 

상처 줄 운명의 그것은

빨리 죽길 바라는 마음으로

또 제 모습을 감춘다




이 시를 쓰고 벌써 몇 년이 흘렀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기분이지만, 그때는 모르고 지금은 아는 것은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끔 내가 너무 못나고, 그래서 괴로워도 살려는 마음이 살게 한다는 것을 압니다.

연재가 늦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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