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작은시

골목에서

내 집으로 가는 길이 멀고

by 김소영

깊어진 열병은 겨울에 더 깊다

맨 몸으로 겨울을 걸어도

찬 머리가 시원할 만큼

어린아이 뛰놀던 그때처럼

청춘의 두려움은 뜨겁고 간절하다

타는 듯한 목 넘김으로

하루를 살아도

결코 질 수는 없기에


집으로 가는 발이 무겁다

창 밖에 찬 공기를 더 마실 것을

아픈 것은 젊어서 또 마음으로 더 깊기에

열기만 남은 몸뚱이를 누이고

마음 만을 창밖에 걸어둔다

오늘 잠은 다 잤구나,

모든 소중한 것은 집에 있는데

갈 곳 없는 검은 밤

꿈을 서성인다


낮을 향해 가는 밤은

재촉하기를 멈추지 않고

갈 곳 잃은 밤과

가야 할 곳 있는 낮이 남는다


집은 사는 곳인데

들릴 일뿐이 없는 인생의 골목에서

내 집으로 갈 길이 멀고

남은 밤과 낮을 헤매며

지지 않을 것임을 다짐한다

결코, 지지 않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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