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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라고 말하고 싶다, 류마티스!

by 이생

<굿바이 류마티스> 책을 사서 읽으려고 하니 품절이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e-book으로 구입했다. 책을 들고 다니지 못할 때 틈틈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휴대폰을 보면 눈이 피로해서 종이책이 좋지만,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다면 눈이 피로한 것쯤이야.

봉침을 맞으러 가는 버스 안에서 읽었는데 내 질병에 관한 이야기여서 그런지 공감도 되고 잘 읽혀졌다. 류마티스와 갑상선 질환의 관련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류마티스 질환 전후로 갑상선 질환을 앓을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난 9년 전 갑상선암을 진단받았는데, 담당 선생님은 내가 하시모코 갑상선염이 심해서 암으로 발전한 경우인 것 같다고 하셨다.


예전에 하시모토 갑상선염도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니 출산 후에 류마티스 질환을 앓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첫째를 낳았을 때 무릎이 너무 아팠던 기억이 난다. 당시 한의원에 갔더니 한의사 선생님이 출산 직후라 몸이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여서 함부로 침을 놓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한약을 지어 먹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잊어버렸다.


그 이후, 둘째를 낳고 3년쯤 지났을 때였을까? 손바닥이 너무 시리고, 발바닥이 너무 아팠다. 손바닥이 너무 시려서 집안에서도 가죽 장갑을 껴야 했다. 그리고 발바닥 통증이 심해서 남편이 발바닥을 마사지해 주면 시원해지곤 했다. 셋째 언니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정형외과에 가서 손 찜질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갔더니 한의사 선생님이 류마티스인 것 같다고 해서 대학병원 류마티스 내과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의사선생님은 류마티스가 아니라고 했다. 다행이다 싶었고, 그때도 우연히 통증이 사라졌다. 생각해 보니 아마도 나의 류마티스는 그때도 약간의 징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한 편이었고, 장염도 걸린 적이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담임 선생님이 너무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아이들에 대한 차별이 너무 심했으며, 그 어렸던 우리들에게 폭력을 일삼았다. 따귀는 기본이었으며, 아이들 이마를 밀어서 뒤로 나가떨어지게 하곤 하셨다. 교실은 늘 공포스러운 공간이었고, 나는 선생님의 담배 심부름까지 다녀야 했다. 그런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였을까? 학교를 가려고 하면 배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팠다.


결국 부모님은 나를 데리고 큰 병원에 가셨고, 나는 신경성 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아 한 달 정도 병원에 주기적으로 가서 수액을 맞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 이후로도 몇 달 동안 약을 복용했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 보니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스트레스에 민감했던 것 같다. 그 이후 내 장은 굉장히 예민한 상태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일은 오히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장은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예민한 성격 때문일까? 결국 나는 류마티스 환자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류마티스 질환자 중에는 예술가들이 많다고 하는데 예술가가 되지 않더라도 류마티스 환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격은 쉽게 바꿀 수 없다지만, 마음공부를 통해서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해 왔는데 아직도 내가 할 마음공부는 멀었나 보다. 책을 읽다 보니, 수면에 대한 부분도 있었는데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늦게 자는 습관이 류마티스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한다. 평소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아주 늦게 자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예전보다 조금 일찍 자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신경을 써야겠다.


예전부터 꿈을 자주 꾸는 편인데, 꿈 또한 낮 동안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낮 동안 지나치게 생각에 빠지지 않고, 명상을 자주 함으로써 편안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다 보면 수면의 질도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갈 길이 멀다. ‘나는 완치할 수 있을까? 아니 관해의 상태에 들어설 수 있을까?’ 갑자기 마음속에 부정적인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오늘 봉침을 맞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터넷에서 왕쑥뜸을 할 수 있는 재료를 구입했다. 몸의 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오는 질환이 많기 때문에 배 위에 뜸을 가끔 떠보려고 한다. 그리고 쑥뜸의 향과 열기가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습한 곳에는 곰팡이가 생긴다. 맨발걷기를 하는 황톳길만 봐도 비가 한참 와서 물이 고인 곳에는 곰팡이가 생겼다. 그런데 며칠째 햇빛이 강렬하니 곰팡이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우리도 햇빛을 자주 봐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의 습한 기운이 돌면 질환이 잘 생길 것 같아서 몸을 따뜻하게 보완해 줄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집에 있는 반신욕기를 많이 이용했는데 전자파에 대한 우려 때문에 요즘은 하지 않고 있다. 몸에 정전기가 너무 많이 생겨 버렸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가 몸에 이롭게 작용하기를 바란다. 부디 나에게 좌절만 주지 않기를, 용기 내서 힘을 낼 수 있기를, 차도가 생겨서 희망을 품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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