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저녁에 신경과 병동에 입원한 엄마는 환자복을 갈아입자마자 피검사를 하고 엑스레이를 찍었다.
낯선 병실에서 낯선 사람들과 첫 날을 보내고 다음날에는 뇌 mri, pet-ct를 찍었다.
pet-ct 결과는 생각보다 금방 알게 되었다.
요도 쪽에 이상소견이 발견되어 혈액종양내과에 문의를 한 상황이었고, 현재 종양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혈액종양내과 병동으로 옮겨서 조직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이틀간의 병원 생활도 답답해서 간호사에게 수시로 퇴원하겠다고 말하는 엄마를 설득해야 했다.
혈액종양내과 병동은 대기가 많이 길어서 지금 엄마가 퇴원을 하고 다시 입원을 하겠다고 해도 언제 자리가 날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계속 입원하고 있으면서 병동을 옮기는 것이 그나마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었다.
엄마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 이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종양'이라는 단어를 피할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상황을 얘기해야했다.
"엄마, pet-ct 결과 요도쪽에 이상소견이 발견되서 병동을 혈액종양내과로 옮겨야한대. 지금 퇴원하면 엄마가 치료를 받고 싶어도 제 때 치료를 못 받을 수도 있어."
엄마는 퇴원이 너무 간절했고, 나에게 전화한 처음의 상황을 계속 후회했다.
결국엔 큰 사위의 강력한 말 몇 마디에 의견을 꺾으시고 입원을 연장하기로 했다.
엄마는 혈액종양내과 병동으로 옮겨졌다.
"내가 진짜 거의 암인가보다. 바로 여기로 옮겨진 거 보니."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엄마의 몸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건지 너무 두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