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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Jan 15. 2017

[대만 멋사냥] 타이페이의 종로3가 디화졔 迪化街

이제는 늙어버린 타이페이의 근대 번화가

대만섬에는 예전부터 원주민이나 대륙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일부 거주하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도시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근대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대만에서는 서울에서 볼 수 있는 경복궁, 창덕궁과 같은 궁전이나 역사가 200년 이상을 넘긴 건축물은 커녕 100년을 넘긴 유적지를 보는 것도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일제 치하에 만들어진 건축물이 그나마 '오래된' 유적이라면 유적일텐데요.
이 마저도 창고가 대부분이라 옛날 그대로 재현하여 방문객을 유치하는 데도 한계가 좀 있어 보입니다.

물론 타이페이가 발전하기 전의 행정 중심지였던 타이난에 가면 츠칸루, 안핑 요새 등이 남아있긴 합니다만 대만 여행하면서 이런 것들이 아쉬운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래서 그나마 타이페이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디화졔 인데요.
시먼(西門) 이 지역이 서울로 치면 종로와 같은 번화가인데 특히 디화졔는 지금도 나름 일제 시대 당시의 건축 양식과 분위기가 남아있습니다.

Dihua Street

Section 1, Dihua St, Dato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3

상세보기

건물에서 세월의 포스가 느껴지지 않나요?

가로등과 표지판에서도 당시의 감성이 살아있네요..

당시에는 지금의 쇼핑몰처럼 크게 느껴졌을 것 같은 근대식 건물들

안에는 대만과 관련된 서적을 파는 서점이...

포스가 뿜어져 나오는 이 고풍스러운 까페 입구...
시간이 많지 않아 들어가 보진 못했는데 왠지 안도 멋질 것 같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트라이 해보고 싶은...

정말 오래된 건물도 헐지 않고 이렇게 계속 쓰고 있더라구요.
(아마 정부가 이 지역을 문화 사적으로 지정해서 재건축이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디화졔 거리 가게는 보통 대만 전통 음식이나 물건을 파는 재래 상점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요.
아래처럼 사당에서 예식 때 쓰는 물품이나 말린 음식 같은 것들.. (아래서 더 자세히...)

마치 영화 세트장에 왔다는 착각 마저 살짝 드네요~

재밌는 건 사당 안쪽을 바라보며 참배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반대편 (거리)를 바라보며 참배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친구한테 물어보니 바다 방향을 향해 드린다고 하네요. 아마도 모시는 신이 바다의 신인 모양..

대만에도 제일은행이 있었네요.
대만도 옛날 한국처럼 은행 수가 엄청 많네요... 아마 이곳도 나중에는 인수합병을 통해 몇 개로 통합되지 않을까 싶은데 인구에 비해 은행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라는 @@
지금은 재래 시장 한 가운데 위치한 초라하고 허름한 건물이 되어 버렸지만 반세기 전에는 분명 가장 번화한 거리에 위치한 마천루가 아니었을까 하고 과거의 영광을 잠시나마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여기부터는 재래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와 있는데요.
대부분 말린 약재, 과일, 해산물을 파는 집들이 많았습니다.

카라스미(말린 숭어알)도 보이네요~

요집도 식당이었는데 뭔가 고풍스러워서 한 번 찍어봤네요. 저녁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안이 너무 텅 비어 있었는데 일욜저녁이어서 그랬을까요?

요즘은 서울도 북촌 한옥마을이니 연희동이니 연남동이니 옛 골목거리들이 다시 떠오르고 있지만 그 전에는 현대화에서 외면 받은 곳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이 때부터 비가 막 내리기 시작했네요...저 문을 지나가면 따다오청(大稻埕)이라고 하는 옛 나룻터로 가게 됩니다. (현재는 딱히 옛 모습이 남아 있진 않습니다만 강변 공원으로 가는 출입구입니다.)

지금의 시먼이나 디화졔도 예전의 영광을 뒤로 하고 지금은 슬럼화되어 안 좋게 말하면 어두운 느낌마저 듭니다.
이유는 건물은 낡아가는데 임대료는 올라가서 상점들이 많이 떠난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하네요.
몇 년 후에는 부흥하고 있는 서울의 골목거리들처럼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길 기원해 봅니다.

디화졔는 천천히 걸어도 20~30분이면 다 보기 때문에 시끌벅적한 시먼에서 벗어나 조용한 거리에서 옛 타이페이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한 번 와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특히 주말에는 각종 대만스러운 거리 공연도 자주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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