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유일한 미술관 스케일 한 번 보고 가실게요~!
스페인에는 산티아고 순례자 길이 있고, 서울에는 둘레길이 있고, 제주도에는 올레길이 있듯,
타이중에는 '예술의 거리'가 있다고 지멋대로 명명해 봅니다.
타이중 시내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예술의 거리'
지난 연재에서는 남쪽을 다뤄봤는데요.
'예술의 거리'의 정중아에 위치한 것이 바로 '국립대만미술관'입니다~
규모만 봐도 만만찮은데다 원래 그렇게 미술관, 박물관 체질은 아닌지라
스킵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항상 무슨 판단을 할 때는 반은 직감, 반은 데이터에 기반해서 결정하는 습관이 있는지라
(왜냐면 감만 믿었다가 좋은 기회를 놓치거나 괜한 데 시간을 허비한 경우가 있는지라;;)
퀵하게 구글링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 왠 걸.
대만에 있는 유일한 국가 차원의, 즉 국립 미술관!
타이페이에서 봤던 미술관은 그러고 보니 죄다 시립이었던 듯... -ㅇ-
그래서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진격!!
크기가 뭔가 국립스럽네요~ㅎㅎ
좋은 건 입장료가 공짜였다는 사실!!
입구에 들어가면 탁 트인 로비가 있고 거기에 밀짚으로 만든 자그마한 미로가 있어서 한 번 들어가 봤네요 ㅎㅎ
전시는 1층에서 시작해서 2, 3층으로 올라갔는데,
1A, 1B... 이렇게 번호가 붙어 있어서 차례대로 따라서 관람하면 된다는~
시시때때로 다른 기획전을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섬의 가능성(The Possibility of an Island)'라는 주제의 전시가 있었습니다.
왠 나무 한 그루가 덩그러니...
천장 사방에 달린 막대기 같은 장치들에 줄이 달렸는데 그게 돌아가면서 나무의 가지들을 움직이고
그로 인해 낙엽이 떨어지는 다소 독특하면서도 난해한 작품...@_@
작품들이 엄청 많았지만 분위기가 어떤지 보라고 몇 컷만 찍었네요.
설명은 사족일 뿐이니 그냥 직접 느껴보세요~
한 가지 흥미로웠던 연대표.
대만이란 섬을 한 때 지배했던 국가들..
당연히 이 섬에 살았던 원주민을 시작으로,
스페인 - 포르투갈 - 네덜란드 - 청나라 - 영국 - 미국 -프랑스 - 일본 - 대만공화국 - 중화민국 - 중화인민공화국
(근데 왜 마지막에 중국 국기가 있는지;; 이거 마치 현재 통치국가가 중국인 것 같은 뉘앙스마저 풍기는 대만에서 보면 다소 아리송한 배치네요;;)
중요한 건, 대만은 그만큼 다양한 문화를 거친 섬이라는 것.
대만에 오신 분들 중, 일본도 아닌 중국도 아닌 묘한 느낌을 받으신 분들이 많을텐데요.
같은 중화요리인데 중국 본토 음식보다 대만 음식이 덜 느끼하고 입맛에 맞다고 느끼셨다면 아마 그 영향이 바로 이런 역사적 이유에 있는 듯 합니다.
바로 여러 나라 문화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죠.
음식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상당히 열려 있고 친절한 이유도 여기에서 연유하는 부분이 있겠구요.
대만 가게에서도 대만 노래에 못지 않게 한국 노래가 많이 들리는 이유도 외국 것을 받아들이는 데 열려 있는 대만인들의 개방성을 보여줍니다.
이런 대만의 역사/문화적 배경을 알면 왜 대만인들은 한국인들과는 달리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와 많이 상이한지도 알 수 있는데 이건 별도 포스팅으로 좀 더 자세히 논해 볼게요~
이건 360도 스크린이 설치 되어 있는 홀.
스크린에는 물속에서 무언가가 헤엄치고 거기서 나오는 공기방울과 물속으로 투영되는 빛 등이 어우러진 영상이 나옵니다.
바닥에는 편하게 누워서 감상할 수 있도록 커다란 스티로폼 공 소파가 있더라구요~
누워서 보고 있자니 마치 물 안에 들어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계속 서서 돌아다녀 지친 다리에게도 잠시 휴식의 시간을~
1층 전시관
1층 로비 근처 기획전시의 시작 포인트
한자 칼리그라피를 벽에 이렇게...
거대한 스케일에 흑백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이건 낙서인지 한자인지??@@
전 혼자 관람해서 찍어줄 사람이 없어 아쉬웠는데,
정말 괜찮은 사진 건지기 좋은 곳이었던듯!!
이건 동성애자들이 자신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기획전이었던 것 같네요.
각 그림을 그린 동성애자들에 대한 프로필도 아래에 있어서 어떤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작품을 그렸는지 자세히 알 수도 있게끔 되어 있었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예술가와 소통을 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1층 관람을 마치고 2층으로~
거대한 만두 같은 설치물 두 덩이...
그냥 한 번 주~욱 둘러보시죠~
여긴 관내 식당 겸 까페~
3층에도 전시가 있었는데 촬영 금지라 사진은 남아 있지 않네요~
미술관 내부에는 이렇게 잘 정비된 도서관도 있어서 시민들이 와서 공부나 독서도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더라구요~
미술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시간 내서 들러보시길 추천하는 국립대만미술관이었습니다~~
특히 더운 날에는 돈 안 들이고 시원한 에어콘 바람 쐬며 몸과 마음이 다 쉬어갈 수 있는 풍부한 문화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