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눈 축제가 있다면, 대만엔 모래 축제가 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대만의 어느 여름 날.
대만에 있는 동안 가볼만한 곳, 해볼마한 것은 다 해보자는 신념을 가진 저에게 있어,
타이페이 근처에 있는 축제에 못 가본다는 것은 두고두고 캥기는 일이 아닐 수 없죠.
2년 전 여름, 대만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알려줬던 '푸롱 모래 축제'...
까먹고 있었던 이 이름을 우연히 마주섬 가는 여행 잡지에서 발견한 것이 2주전..
기간을 보니 7/9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
바로 근처 대만 친구들한테 그 주말에 시간이 비었는지 확인했고,
다행히 동네 친구인 제프(심지어 차까지 갖고 있음!!)를 꼬셔서 출바알~!
위치는 알고 보니 회사 워크샵으로 갔었던 푸롱 리조트 바로 앞 모래사장이었던 것!!
Fulong Beach
Fulong Beach, Gongliao District, New Taipei City, 대만 228
타이페이에서 차로는 약 1시간, 기차를 타고 가면 갈아타고 뭐 하고 하면 2시간 정도의 거리~
제프도 오랜만에 만난 지라 차에서 그동안 밀렸었던 수다를 폭풍 같이 떨면서 오니 눈 깜짝할 새에 도착해 있었다능~
차이라면 평소엔 영어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래도 대만에 2년 정도 있었다고
중국어 실력이 쬐메 늘어서 중국어로 대화한 건 자랑 ㅎ
축제 기간이어서 그런지 주차공간이 없었는데 주민들이 집 공터를 주차장으로 제공해 주더군요~
(다만 하루 빌리는 데 150~200 대만달러)
차를 세워두고 축제가 열리는 해변까지 걸어가보려 하는 중...
역 앞 가게에서 자전거나 전동 자전거를 렌트할 수 있어서
걷는 게 부담스러운 분들은 하나 빌려서 타고 돌아다니면 조금 더 수월~
(근데 모래사장엔 어차피 못 가지고 돌아가니 해변보다는 주변 경치까지 구경하려면 빌려보시길~)
현수막이 알려주는 방향을 따라가 볼까요?
아.. 근데 정말 녹아버릴 듯이 덥네요...
게다가 어제 내린 비에다 바닷가 습기 때문인지 정말...그야말로 찜통 더위...
한 3분 걸었는데 그냥 에어콘 나오는 차로 다시 들어가고 싶네요 ㅠ
무쟈게 덥지만 그래도 하늘은 쾌청해서 좋네요~
전문 사진 작가인 제프... 모델 사진을 많이 찍어서 그런지 모델 포즈를 좀 아네요..
뒷태 굿~ㅎㅎㅎㅎ
현수막 아래에선 동남아 분들(아마도 히잡을 쓴 걸로 봐선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쪽에서 오신 분들인듯..)이 담소를.
왠지 모르겠지만 동남아 분들이 많이 놀러오셨더라구요~
(다만 이 찌는 더위에 굉장히 더워 보이는 의상ㅠ)
여긴 제가 작년에 워크샵 할 때 묵었던 리조트~
시설 좋으니 가족끼리 놀러 오시는 분들이라면 여기서 편하게 묵는 것도 괜춘헐듯~?!
오래된 대만 가옥을 지나~
한 40~50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옛 YMCA 호스텔을 지나~
죠~ 멀리 행사장이 보이네요~
펄럭이는 해골 깃발이 무슨 원피스에 나올 법하여 익살스럽게 보였다능 ㅎ
리조트 앞 공원을 가로질러
리조트 왼쪽으로 난 모래사장 정문을 향해 걸어가 봅니다~
여기가 바로 정문~
'푸롱 해수욕장'
입장료는 어른 100 대만달러~
입수는 오후5시 / 행사장 입장은 오후 6시반까지네요~
워크샵 때는 다리가 폐쇄되어 못 건넜었는데 해수욕 시즌이라 다시 개방~
요건 바람과 파도의 상황을 보고 입수가 가능한지 알려주는 깃발.
오늘은 라이프가드 감독 하에 제한적 입수가 가능한 날이었네요~
자, 그럼 다리를 건너 볼까요?
다리 오른쪽으로 보이는 풍경~
다리 왼쪽으로 보이는 풍경
유유히 카누를 타는 사람들도 보이고~
걸은 지 몇 십분 안 돼 지친 기색이 역력한 저와 제프...
윈드서핑을 하는 사람들도 있네요~
푸롱 해변의 신기한 점은 저렇게 모래사장이 육지와 바다 중간에 있다는 사실!
육지 안 쪽은 강의 하류라는 사실!!
강 - 해변 - 바다 - 하늘이 이렇게 한 컷에 찍힐 수도 있네요 ㅎㅎㅎ
자연 풍경 샌드위치!!
사진은 엄청 상쾌해 보이는데...
실제론 엄청 푹푹 눅눅 ㅠㅠ
저 멀리 모래 축제 행사장...
상상했던 것 보단 아담하더라구요~
무려 9년 전에 삿포로 눈 축제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눈으로 여러 조형물을 만들었던 걸 본 적이 있는데,
푸롱 모래 축제는 그것의 모래 버젼이라고 보면 되겠더라구요~
대만스러운 모래 조형물이 뒷산과 조그맣게 보이는 사당 지붕과 잘 어우러지네요~
한 켠에는 파라솔 부대...
이렇게 더운 날씨엔 사실 해수욕이 제격이죠~!
자, 그럼 행사장 한 바퀴 투어 시작!
이번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배급사에서 마케팅의 거미줄을 여기까지 펼쳤네요...
2017년으로 푸롱 모래 축제가 10년(!)을 맞이했나 봅니다.
금자탑이 아닌 사(모래)자탑!
캬~ 덥구나~
진격의 거인 냄새가 나는 작품...
얼핏 보면 예류 같은 느낌도 나네요 ㅎㅎ
재밌는 건 대부분의 작품들이 동양적인 것보다는 서양적인 게 많았다는 사실...
그래도 대만 축제인데 서양 작품 도배인 건 좀 아쉽더라구요~ㅠ
저 뒤로 저희가 건너온 다리와 리조트가 보이네요~
천사와 악마~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포스 있는 킹콩...
푸롱 모래 축제에는 (삿포로 눈 축제처럼) 세계 각국에서 예술가들이 와서
출품 형태로 작품을 만들고 1,2,3등을 뽑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이 모래성은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매년 이렇게 가장 웅장한 조형물을 행사장 중앙에 비치한다고 하네요~
(이건 출품작은 아닌지 등수와는 상관 없이 주최 측에서 설치하는 것인듯~)
요런 거, 재치있고 좋네요..
다스베이더와 R2D2
바다 반대편에 있는 강~
진짜 느낌은 무슨 사막...
이 날은 바람이 그래도 괜찮았는데 해풍이라도 세게 불면 모래 먼지가 불고 해무가 껴서 더 빡세다능...
오늘 갔다오니 뉴스에 나오더라구요... 모래 바람 때문에 관람객들이 고생했다고 ㅎㅎ
(그나마 저희는 좀 럭키한 편이었던듯!?)
흔히 보기 어려웠던 동양풍 작품
그리고 몇몇 출품작 중에는 한국인이 만든 것도 있었는데,
이건 세종대왕...
품고 있는 여성은 대체 뉘신지;;;ㅎㅎㅎ
수영복을 따로 안 챙겨왔지만 그래도 아쉬워서 바다에 발 한 번 담가보려고...
근데 사람 느므 많더라능 ㅠㅠ
게다가 날이 더워서인지 물도 따땃.....ㅎㅎㅎㅎ
저 친구 정말로 백퍼 모래찜질 ㅎㅎㅎ
슬리퍼 신고 와서 물에 들어온 저와 달리
운동화 신어서 지켜 보는 모델 포스 제프군 ㅎㅎ
아, 근데 너무 더워서 모래 축제만 보고 후딱 나왔네요 ㅎㅎ
푸롱은 또 도시락(便當 일본 '벤또'를 대만에선 그대로 발음만 바꿔 '뼨땅'이라고 부름)이 유명해서 역 앞 가게에서 도시락 2개 사와서 후딱 후퇴~
이런 동네에도 테슬라가!!
가게 안도 너무 더워 그늘지고 바람 살랑살랑 부는 골목에서
제프와 둘이 도시락을 깝니다 ㅎㅎ
비쥬얼은 좀 투박해도 달달한 쌀밥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ㅎㅎ
푸롱 모래 축제는 보통 5~7월 두 달간 하니 좀 덜 더운 5월에 가는 것도 좋을 듯 하고,
보다 한여름에 가시는 분들은 물놀이 준비도 하셔서 모래 축제 구경하고 옆 해변에서 여유 있게 수영도 하고 일광욕도 하면서 보내는 걸 추천~!!
*행사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