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대만선~ 재즈행 열차에~ 흔들리는 술잔 너머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타이페이...
이 맘 때는 인트로가 허구헌날 비 내리는 호남선인듯...ㅠ
참고로 타이페이는 분지라 비 오는 날이 다른 지방에 비해서도 많은 편이고, 비가 안 오더라도 구름이 끼거나 습한 날이 많은 그야말로 날씨적인 측면에선 저주(?) 받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신 산과 강으로 둘러쌓인 나름 천혜의 경관을 가진 곳이라고 하면 좀 위안이 되려나요!?ㅎㅎ
여튼 6월은 대만에서도 梅雨('메이유'라고 읽고 '매실비'라는 뜻)라고 하여 한국의 장마와 같은 시즌에 돌입합니다.
콜록 또 인트로가 길어지려 하네요.
바로 오늘의 술집 탐방 들어가죠~!
이번에 들른 A train leads the way to jazz라는 바는 제가 대만 친구들한테 몇 번은 이름을 들었던 곳임에도 불구,
차일피일 미루나 이번에야 말로 맘 먹고 찾은 곳...
나름 이게 머릿 속 한 켠에서 사라지지 않았던 이유는,
첫째, 이름이 무쟈게 김.
둘째, 이름에 '트레인'과 '재즈'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단어 조합
셋째, 쌩뚱맞게 일본 가수 에그자일의 'choo choo train'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추억의 추추트레인~
마지막 이유는, 비 내리는 대만. 재즈행 열차 탔으니
그야말로, 비 내리는 대만선~ 재즈행 열차에~! -_-;
(요즘 드립이 풍년이네요 ㅎㅎㅎ)
위치는 MRT로 가기 다소 애매한 요기..
아마 제가 이전에 소개했던 마라훠궈집 라오쓰촨과 같이 세트로 묶어서 가기 좋다능...
A Train Leads The Way To Jazz
대만 Taipei City, Zhongshan District, Section 2, Bade Road, 233號2樓
근처에 가면 아랫층이 다소 요란한 절(?)이고 옆에 조그맣게 위로 향하는 계단이 보입니다.
일단 들어서면 한 때 재즈계를 풍미했던 루이 암스트롱, 존 콜트레인 같은 재즈의 거장들이 보입니다.
왠지 이 계단을 오르면 20세기 초반으로 타임슬립을 할 것 같은 느낌!!
자, 한 번 들어가 볼까용~ 후다닥!
재즈로 가는 기차에 올라 타 봅시다~!
이 문을 열면....
A Train..왠지 콜트레인에서 온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의 이름..
거기에 뒷부분은 멋드러지게 색소폰으로 처리했네요~ 라잌라잌!
흠, 딱 들어서서 든 생각은,
이름엔 '재즈'가 들어가지만 딱히 라이브 재즈를 하는 바는 아니라는 거...는 함정...@@또르르...
그래도 나름 분위기 좋은 바
레트로 스러운 붉은 벽돌에 새겨진 재즈의 전설들..
나름 각 잡혀 있는 바에서 풍기는 포스처럼, 메뉴에는 왠만한 주류는 다 있더라구요~
칵테일부터, 샷, 맥주 등등...
저는 원래 처음 가보는 집들은 그 집 스페셜이나 시그니쳐 메뉴를 시키기 때문에,
이번에도 A Train Special Cocktail 중에 몇 잔 골라보기로 했습니다~
망고 브라보 (Mango Bravo)
대만에서 유명한 애플망고와 사탕수수를 써서 만든 칵테일~
첫 맛은 달달한데 은근히 뒤에 한 방이 있는...
곁들인 로즈마리는 장식뿐 아니라 향도 발군이어서 버릇처럼 계속 코 주변에 갖다 대게 되더라구요~_~ ㅎㅎㅎ
A Train Mojito
모히또에서 타이페이 한 잔 해야죠~ㅎㅎㅎ
참고로 사탕수수도 장식품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저걸 씹으면 단물이 쭉 나오는데 질겅질겅 씹다가 뱉으시면 돼요~
대만에선 종종 훠궈같은 매운 음식 먹을 때 입을 식히기 위해 사탕수수를 씹기도 하죠~
야시장에서 흔히 저 사탕수수를 으깨서 주스로 팔기도 하구요~
심심해서 세워 본 로즈마리 병정들 ㅎㅎㅎ
어렸을 적 봤던 디즈니 만화가 불현듯 떠오르네요.
마법사 미키마우스가 요령을 피워 청소하려고 빗자루에게 마법을 걸었다가 자기 꾀에 넘어가 된통 당하는...
(여러분들은 기억나시나요? 아님 제가 너무 늙...ㅠ)
마지막으로 시킨 B-Line Martini~
깔끔한 맛이 장점이면서도 약간 밍밍한듯한..
드라이한 마티니 한 방!
어두워서 그런지 뿌옇게 나왔네요.. (저 옆 자리 아주머니(?) 포즈 어쩔....ㅎㅎ)
깊어가는 밤... 무르익는 분위기...
조용한 곳에서 재즈 들으면서 한 잔 하시고픈 분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