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전체가 군기지였던 마주섬, 군 초소에 짐을 풀다?!
착륙 그리고 남섬으로
프로펠러 비행기가 아슬아슬 활주로에 착륙...
다행히도 비가 오지 않았네요...
이것으로 드디어 염원하던 마주섬에 발을 딛게 되었네요 ㅎㅎ
여행 시작을 알리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공항 터미널로...
시골 섬 공항이 무릇 그렇듯,
공항이라고 해봤자 사실 저 건물 덜렁 하나 ㅎㅎ
버스 터미널보다도 더 작다는 ㅎㅎㅎ
공항 안에는 작은 관광안내소가 있더라구요.
보통 저는 대략적인 여행 리서치를 하고 왠만한 정보는 이렇게 현지에서 얻습니다..
한 가지 놀랐던 건... 바로 한국어 팜플렛이 있다는 사실!!! (무려 이런 작은 섬에!!)
2박3일(이지만 마지막 날은 아침에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박2일)의 짧은 일정이라,
첫째날은 남섬을 보고 돌아가는 비행편의 공항인 북섬을 둘째날에 보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급히 섬 정보 스캔 중인 저..
그리고 저를 찍고 있는 케빈님?! ㅎㅎ
그 때 왠 여자가 와서 '앤디' 아니냐고...
얼떨결에 맞다고... 머릿속으론 대체 이 여자가 날 어케 알지? 내가 그렇게 유명 블로거가 된 건가? 이러고 있는 와중에
알고 보니 저희가 둘째날 북섬에 머물기 위해 예약해 둔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다른 손님들 픽업하러 나와 있었는데,
저를 알아보고 말을 건 것 ㅎㅎㅎ
다행히 저희를 남섬 가는 선착장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마주북섬인 베이간(北竿) 공항
공항 앞 전경. 설명하기 어려운 데 그야말로 산과 바다로 둘러 쌓여 있더라는~
한국어로 된 팜플렛도 신기했었는데,
이제는 한 술 더 떠 표지판에도 한글이!!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한국 관광객은 거의 없다고...
간혹 가다가 태국 또는 일본 관광객은 보는데 한국인들은 우리가 처음이라네요...
그래서 물었죠.
나 왈. "그럼 대체 한글 팜플렛과 표지판은 왜 있는거야?"
현지인 왈. "몰라~ 관광객 유치하려고...?!"
"......"
아직 대만 메인섬에 관광객 유치하는 것도 할 일이 많을 터인데....
참 작은 섬에서 행정하시는 분이 의욕이 좀 과하셨던 듯?! ㅎㅎㅎ
여튼 한국인 입장으로는 참 감사!!+_+
차를 타고 한 20분을 가니 드디어 선착장 도착!
운 좋게도 남섬 가는 배가 5분 후에 있어서 냉큼 표를 끊고 탑승!
저 배를 타고 남섬으로~!!
남섬인 난깐(南竿)까지는 20분 정도.
거친 파도를 뚫으며 1~2시간 배멀미를 이겨내며 갔었던 녹도나 란위섬에 비하면 뭐..ㅎㅎ
(그러고 보니 여기 여행기도 아직 못 올리고 있네요 ㅠ)
남섬 출발~~
섬 전체가 군사 기지? - 마주 남섬, 난간
남섬 항구가 보이네요~
마주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짐 때문에 계단 오르기가 뭐하면 옆에 저렇게 램프도 있음
영차영차~
항구 반대편에는 옛날 공장으로 쓰였을 법한 건물이 보이네요...
중국 대륙과의 거리를 생각해보면 군수공장이었을 법도...
남섬 페리 여객 터미널.
영어로는 왜 스펠링이 MAZU가 아니라 MATSU라고 적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괜시리 일제 영향이라고 짐작.. 사실 TSU라는 발음을 쓰는 나라가 일본 정도인지라~
일단 오기 전에 들러야 할 곳들은 찍어놨으니 처음 해야 할 일들은,
1. 북섬 돌아갈 배편 시간 알아두기
2. 오토바이 렌트하기
3. 숙소 구해서 짐 맡기기
사실 북섬 즉 2박째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미리 알아봐 두었는데,
남섬에는 '55거점'이라는 냉전 시절 해안 경비 초소로 사용되던 병영시설을 호스텔로 개조한 곳인데 구글맵에서 숙소를 찾아보다 우연히 발견~
완전 해안 절벽에 위치한 곳이라 '푸른눈물'도 볼 수 있고 마주섬만의 역사적 특색도 있어서 꼭 묵어보고 싶었건만...
성수기라 이미 2주전에 예약이 다 찬 상태...ㅠㅠ
결국 예약취소 나면 알려달라고 했는데 끝까지 연락이 없네요... 그래도 일단 다짜고짜 찾아가 보기로...하고 남섬에 발을 들였네요~
먼저, 북섬 가는 배편 확인하기.
매 정시마다 배가 있네요.
오토바이 렌트하는 아주머니로부터 볼만한 곳에 대한 정보와,
묵을만한 숙소 정보를 좀 들었는데... 숙소로 활용되는 거점 중 (저희가 원래 가고팠던) 55거점은 전화를 안 받고 다른 거점은 가는 길이 공사중이라 잠시 문을 닫았다고 ㅠ
여튼 오토바이부터 인당 한 대씩 빌림.
섬이라 그런지 별도로 면허증 확인 따위는 하지 않더라는 -ㅅ- 훗.
그럼 헬멧 쓰고 바로 출바알~!
터미널 뒤 풍경
커다란 운동장이 있네요~
표지판에 있는 한국어.
나름 깔끔하게 잘 표시해 놓았네요~
참 다시 봐도 신기.
오토바이를 타고 55거점을 향해 고고씽~
참고로 마주섬은 비교적 섬 해안을 따라 둥그렇게 도로가 나 있는 녹도나 란위섬과는 달리 길도 구불구불한데다가 언덕이 많아서 오토바이 운전에 특히 유의하셔야 해요.
게다가 신나게 몰아볼 생각으로 오토바이를 인당 각각 한 대씩 빌렸는데,
생각해보니 복잡한 길을 찾으려면 네비를 켜야 하는데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타려니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더라는 ㅠ
언덕 올라 내려다 본 항구쪽 전경
섬 여기저기에는 갈대밭이 있었는데 엄청 아름답더라는~ +_+
사전 조사를 했던 제가 길잡이로 앞장 서서 부르릉~
길을 가다보면 어렵지 않게 군사지역을 볼 수가 있습니다.
예전엔 섬 전체가 군사기지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한 반 정도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철거 또는 민간에 개방하여 관광자원으로서 활용되고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길을 잘못 들어서 진짜 군사지역에 와서 다시 발길을 돌립니다...ㅠ
길가에 보이는 초소... (정녕 내가 군 기지에 온 것 같은... 다시 입대한 듯한 야릇한 기분 =_=;;)
여기는 훈련장.... 논산훈련소 생각이....
약진 앞으로~~!! (군필자들은 아실듯 ㅎㅎ)
여기서 아마 지휘관들이 통제했으리라 추측됨 ㅎ
군사시설 못지 않게 또 눈에 자주 띄는 것이 이런 무공탑 같은 시설...
군 지역이어서 그런건가 언덕이 많아서 그런건가 길들이 다들 꼬불꼬불...
그렇게 헤메고 돌고 돌다가.. 찾은 해안가 길...
달리고 달려서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55거점!!!!!
55據點 背包客棧&咖啡小酒館
209, Lienchiang County, Nangan Township, 津沙村150號
해안 진지가 멋진 호스텔로! - 55거점
잘 보시면 아래 길이 완전 도로가 아니라 얇다란 길 두 개로 나뉘어 있는데,
이는 콘크리트를 적게 이용한 것도 있지만 탱크 이동을 위해서 쓰이기도 했다고 관광안내서에 적혀있더라구요~ㅎㅎㅎ
재밌는 사실 하나 발견~
대문에는 '충성보(忠誠堡)'라는 이름이. 이름하여 '충성요새'.
호스텔 가는 게 아니라 자대 복귀하는 듯한 야릇한 기분 다시 한 번 엄습! ~_~
아래가 호스텔 (예전 병영 및 진지)
위가 체력단련장 및 경계 초소
2주간 예약이 풀로 찼다고 해서 복작거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거, 주인장 계십니까~~
안에 들어갔더니 아무도 없어서 당황;
그리고 저희를 격하게 대신 맞아주는 개 두 마리...
엄청 짖어대기 시작 @_@
그리고 나서 등장한 호스텔 관리인 Aya.
본래는 타이중 사람인데 마주섬에 정착했다고 하네요~ 나름 영어도 잘 하더라는~
먼저 개를 진정시키고, 바로 본론으로
나 왈. "안녕, 나 이메일로 자리 있냐고 물어본 한국 사람인데 혹시 취소된 건 없니?"
아야 왈. "아~ 너구나~ 근데 흑흑 자리가 없어 ㅠ"
나 왈. "아 나 정말 여기 묵고 싶은데... 어떻게 좀 안 될까?"
아야 왈. "요즘 성수기라... 방법이 없네;; 대신 친구가 새로 민박집을 열 건데 아직 개장을 안 했지만 내가 한 번 특별히 알아봐 줄게~~"
아싸, 콜!!
그렇게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예약 고고~
전통집을 민박으로 개조했는데 아직 준비가 덜 끝나 비공개 상태인데 특별히 첫 손님(!)으로 넣어주겠다고 하네요~ 이런 횡재가!!
그래도 내심 아쉬워 안이라도 한 번 둘러보고 싶다고 하자, 친절히 투어를 시켜주더군요~
지금은 손님들이 다 외출중이라 나름 '프라이빗 투어'를 받았네요 ㅎㅎㅎㅎㅎㅎ
막상 안에 들어가보면 아늑하게 잘 꾸며놨더라구요~
이게 어딜 봐서 군시설?! 이라고 느낄 정도로...
카운터 겸 바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책장
로비 테이블
카운터 오른쪽 개가 지키고 있는 이 통로를 따라가면...
통로 왼편으로 도미토리가 이렇게..
혼성 도미토리 2개에 여성전용 도미토리 1개
소싯적엔 군인들 침상이 있었을 공간이라고 어렵지 않게 추론
통로 끝 편엔 주방이자 식당이었을 법한 공간
왠만한 민박보다도 잘 해 놓은듯~
진지를 이렇게 멋지게 개조할 생각은 대체 누가 한건지~~ 칭찬해!
벽에 붙어 있는 게스트들 엽서와 마주섬 지도/사진들~
그리고 식당 오른편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올라가면,
예전엔 진지 초소로 쓰였을 법한 공간을 개인 침실로 개조해 놓았습니다.
보통 1인당 1박에 700~800 대만달러인데 이 공간은 개별이라 그런지 무려 2000!!
창가 반대편에 더블 베드 하나~ (화장실은 따로 없더라구요..)
그래도 밤에 연인과 이런 뷰를 보면서 카운터에서 한 잔 하면 2000이 그리 아깝지만은 않을듯!
그치만 지금은 아직 덜 어두워서 푸른 눈물은 안 보이네요.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하는 하늘...
서쪽 방향이라 석양 봐도 일품일듯~!!
나와서 애교 만점인 개들과 좀 놀아주고...
이 녀석 애교 100단.... 자기 쓰다듬어 달라고 저렇게 벌러덩~
까칠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츤데레였다는 ㅎㅎㅎ
다음 번에 올 때는 꼭 미리 예약하고 오면 잘 해주겠다는 아야와 한 컷!
블로그에도 홍보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나름 지킨 걸로 ㅎㅎㅎ
친구네 민박집으로 데려다 주기 전에 윗층의 덱도 구경~
밤에 여기서 투숙객들이랑 같이 파티하면 진짜 끝내줄 듯...
위에는 별하늘이... 아래로는 푸른 눈물이... 진짜 환상의 파티 장소~ +_+
저희가 묵을 숙소는 저 마을...
일단 짐도 풀어야 하니 슬슬 이동~~
호스텔 정문 앞 초소에는 고양이가 터줏대감처럼 무서운 눈을 치켜 뜨고 저희를 주시...
알써 임마... 고만 노려보렴.. 무서버...
군사시설을 이렇게 관광 친화적으로 돌릴 줄 아는 마주섬의 센스에 감탄!
뭐 이건 맛베기일 뿐이고 슬슬 더 본격적인 마주 남섬 투어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