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섬 최고봉(?)에서 내려다 본 북섬의 모습
친삐마을에 여장을 풀고 관광에 나서려니 어느덧 시간은 4시를 가리키고 있더라구요.
게다가 구름이 짙게 끼어 비가 오락가락 하는지라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북섬은 다행히(?)도 남섬에 비해 찬찬히 둘러볼만한 주요 관광지가 적어 두 곳을 집중해서 돌아보기로 하고 출발~!!
북섬도 남섬처럼 섬 전체적으로 언덕이 많더라구요~
오토바이 타고 언덕 오르며 찍은 북섬 해안
남섬에서는 각자 한 대씩 오토바이를 빌려 질주 본능(?)을 만끽했었는데,
한 가지 간과 했던 것이 마주섬은 녹도나 란위처럼 길이 간단하지 않아 계속해서 내비를 확인해야 하는데다가 오르막/내리막 길이 많아 핸드폰을 쥐고 운전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
그래서 북섬에서는 한 사람이 운전을, 다른 사람이 뒤에서 내비를 봐주기로~
어쩌다 보니 빠쑝이 두 명의 붉은 악마
바다에 떠 있는 배 한 척이 잔잔한 물결과 옅게 펼쳐진 구름 사이에서 한 없이 평화로워 보이네요~
밤에 '푸른눈물'이 출몰한다는 지역 중 하나인 탕호우(塘后) 해변
북섬 공항인 베이간(北竿)공항과 저희가 곧 가게 될 '전쟁화평기념공원(戰爭和平紀念公園)을 이어주는 천연 모래사장 다리(?)이기도 하죠.
지금은 썰물이어서 바닷물이 많이 안 들어와 있는데 밤이 되어 밀물이 되면 파도가 도로 주변까지 철썩이는데 좀 무섭더라는 =.=
종종 섬 주변을 조깅하고 있는 군인들이 눈에 띄기도...
특별해 보이는 것도 없는 이 사진...
왜 찍었을까요?
왜냐하면 신호등이 없는 마주섬에서 유일하게 신호등이 있는 곳이기 때문!!
마주는 자동차가 그리 많지 않아서 신호등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만,
산 위로 올라가려면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여기에선 1분30초 간격으로 차들이 교대로 상행과 하행한다고 하네요.
신호등 옆에 있는 가옥...
친삐마을에서 본 것과 건축양식이 좀 비슷한듯 다른듯?!
비스듬히 빗겨 얹어 올린 벽돌과 집 앞 항아리가 인상적이네요..
기차길은 없지만 일본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는 교차로(踏切)가 떠오르네요~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게 셀카 한 장~
전쟁화평기념공원
战争和平纪念公园主题馆
209, Lienchiang County, Beigan Township, 北竿戰爭和平紀念園區
산이라고 말하긴 좀 뭐한 언덕 위에 전쟁화평기념관이 위치해 있고 그 위는 북섬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아까 쏟아진 비가 아직 안 말랐는지 바닥이 젖어있네요~
전망대 끝에서 바라본 전경
좀 더 맑은 날 일찍 왔더라면 공원 안 쪽까지 하이킹을 가는 건데 이 날은 날씨도 불안정하고
곧 해도 질 거 같아서 눈으로만 담아갑니다. (사실 입구도 막아놨더라구요...)
곶의 끄트머리에는 '해상공자상(海上孔子像)'이라고 '바다 위에 있는 바위가 마치 공자의 모습과 같다'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의 바위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빼꼼히 툭 튀어나와 있는 바로 저 바위)
파노라마로 담아본 전망대 위 전경
오른쪽 끝에 공항 활주로가 보이네요~
열심히 파노라마로 전경을 담고 계신 케빈님
전망대 덱 아래로 내려가면 박물관 형식의 전쟁화평기념관이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냉전 시절 마주섬에서 쓰였던 각종 무기와 군수물자들이 섬의 전쟁 역사와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실내 견학중인 관람객들
마주섬 내내 든 생각이지만 뭔가 살짝 재입대한 기분도 들고...기분이 묘합니다 =_=; 허허허
뇌관이 터진 포탄이 마치 꽃의 형상을 띄고 있네요...
전쟁이 아름다운 것은 절대 아닐 터인데 말이죠...
이런 꽃은 절대 피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네요.
참고로 대만보다 중국대륙에 더 가까운 대만 소속 섬은 마주섬과 진먼섬 (金門島, 금문도) 두 개가 있는데,
금문도의 경우, 고량주와 함께 유명한 것이 바로 이 포탄 쇠 파편으로 만든 칼이라고 하네요...
시대별로 세계 전쟁사와 마주섬에서 벌어진 전투의 연혁을 비교해 놓았네요.
(주로 냉전 당시 중국인민군과의 전투)
당시 쓰였던 실탄들
마주섬의 전쟁사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는 표지판
역사 시간에 한번쯤 들어봤던 중국의 '국공내전'에서 패한 국민당이 대만섬으로 후퇴하여 지금의 대만이 생긴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테지만 사실 그 이후에도 우리나라의 김신조 사건, 동해 무장공비 침투 사건처럼 양안에서 크고 작은 군사 분쟁이 있었습니다.
특히 지리적 여건 상 이러한 분쟁의 중심이 되었던 게 바로 금문도와 마주섬이었죠..
1970년대초까지만 하더라도 대만의 장개석은 무력을 통해 중국 대륙을 공산당으로부터 해방시키고자 하였으나,
마주섬을 중심으로 한 해전을 치른 후에 대륙을 수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깨닫고 이 꿈을 접기에 이릅니다...
'머리 없는 부대' 전설에 대한 설명...
(영어나 중국어 좀 되시는 분들은 읽어보시길~)
전시관 뒷편에는 작은 오디토리움과 뒷문이...
대략 전시관 관람도 끝났겠다 바람도 쐴 겸 나가서 사진 몇 컷..
키가 저보다 커보이는 갈대..
전시관 외관.. 저 위가 바로 전망대 덱...
언덕 위에서 바라본 활주로와 아까 지나온 탕호우 해변..
그리고 그 뒤로 조금 이따가 올라갈 비산(壁山)이 보이네요~
내려오는 길에도 타임랩스로 동영상을 찍어보았습니다.
오토바이 운전 스킬이 좋지 않으신 분들은 오르고 내릴 때 애 좀 먹으실 수도 있을듯?!ㅎㅎ
내려오는 길에는 아까 독특한 모양의 건물이 있는 곳 뒷편의 마을을 둘러보았습니다.
특별한 건 없고 사당이 하나 있더라구요~ㅎㅎ
다시 탕호우 해변을 지나... 해변 반대편에는 이렇게 갯벌이...
활주로 아래로 난 이 터널을 통과해서 시내로~
북섬에도 친삐마을을 포함하여 부락이 한 서너 군데 있는데 그 중 공항과 편의점이 위치한 가장 큰 부락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남섬에서부터 하루종일 움직이느라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먹어서 마을 구경 겸 식당 스캔중....
이 때 시간이 5-6시경이었는데 뭔가 중식 한상을 먹기엔 좀 애매해서 패스한 첫번째 후보 식당...
(어제 남섬에서 먹었던 메뉴랑 대동소이한 것도 있고...)
마주식 음식을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한번 트라이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龍和閩東風味館
Lienchiang County, Beigan Township, 中正路88號
그렇지만 시간도 애매하고 간편하게 요기하기에는 꼬치 요리가 더 좋을 것 같아서 근처에 마침 꼬치집이 있어서 가보았습니다~
忠漁原味海鮮碳烤
210, Lienchiang County, Beigan Township, 塘岐村281-1號
뭐하는 동네인지는 모르겠지만 컨테이너들이 여기저기 있는 곳이었는데...
이 꼬치집도 무슨 넓은 공터 공사장에 간이로 지어놓은 건물 같다는 느낌이랄까?
해산물을 담아두는 수조도 나룻배 모양으로 독특하네요..
근데 막상 메뉴를 보니 왠만한 꼬치구이는 다 있네요...
저희는 소, 돼지, 닭고기 꼬치랑 청어구이 그리고 칼콤한 맛이 그리워 김치를 시켜 보았습니다.
좌부터 소-돼지-닭 고기 꼬치구이
청어 구이.. 라임 짜서 소금후추에 살짝 찍어 먹으니 먹을만 하네요~
김치... 한국김치 맛과는 좀 다르지만 나름 먹을만한 맛
고기의 느끼함을 씻어주는 역할을 다 했으니 그 정도면 임무 완수!
오토바이를 몰고 있기 때문에 맥주 대신 대만의 칠성사이다 같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애플 소다...
톡 쏘는 맛은 좀 덜하지만 마실만 하더이다~
(컵 대신 저런 사발을 ㅎㅎㅎ)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득템은 바로 엽서!
남섬 페리 터미널에서 갔었던 기념품샵에도 사실 변변한 엽서가 없었는데..
이런 꼬치구이집에서 나름 괜찮은 퀄리티의 사진엽서를 팔고 있어 냉큼 각각 한 세트씩 샀네요.
장 당 30대만달러에 6장 사면 한 장 공짜!ㅎㅎㅎ
식당 밖 개팔자가 상팔자...
삽살개 같이 생겼는데 이것도 무슨 품종이 있는 건가요? @@
비산관경대 (壁山觀景台)
마주섬에서 가장 높다는 산인 비산...
다행히 전망대는 오토바이로 10분 안에 간단히 올라와 볼 수 있네요~
이 일대 가장 높은 산인만큼 경치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것이 특징!
파노라마로 찍으니 아까 저희가 있었던 전쟁화평기념공원이 까마득하게 보이네요~
조금 전만 해도 저쪽에서 이쪽을 찍고 있었는데 어느덧 반대편에 와서 내려다 보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네요~ㅎㅎㅎ
위에서부터
전쟁화평기념공원 - 탕호우해변 - 활주로 - 요기를 했던 마을
활주로 옆 바위 언덕, 진지로 보이는 시설
섬 주변 시야를 확보하기 좋은 위치여서 그런지 전망대 뒷편으로는 군사 시설이 위치
민간-군사 지역의 경계가 참으로 애매해서 그냥 크디큰 군부대에 들어와 있는 것 같네요;;
늠름하게 섬 전체를 내려다 보고 있는 사자상...
이렇게 오토바이 헬멧을 씌워주니 귀엽네요 ㅎㅎㅎㅎ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전망대에서 북섬의 경관을 확인하고
오토바이 기름을 채우러 근처에 있는 섬 유일의 주유소에 들렀는데 저녁7시까지라고...;;;
해는 졌지만 마주섬 투어는 지금부터 시작이지요...
바로 '푸른 눈물'이 흐를 시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