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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Apr 30. 2016

가오슝으로 고고슝~!

춘절 대만섬 일주 여행기 - 가오슝 편

안녕하세요.


올해 춘절은 시작과 함께 대만 남부에 큰 지진이 나서 피해가 적지 않았는데요, 지진도 꺾지 못한 두 한국 남자들의 춘절 대만섬 일주 여행기 중 '대만의 부산'이라고 할 수 있는 가오슝 여행기를 일부 공유하고자 합니다. 비교적 한국인들의 발길은 덜한 곳이지만 제 여행기를 읽어보시고 앞으로 더 많은 한국 분들이 타이페이를 넘어 가오슝을 즐기게 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고속도로를 남쪽으로 열심히 달려서 대만의 제2의 도시(한국의 부산 같은 느낌) 가오슝에 도...착하기 전에 左營(쭤잉)이라는 곳이 북쪽에 있어서 먼저 들러보았습니다~!

쭤잉은 대만 고속철 HSR의 남쪽 마지막 역이 있는 곳으로 (가오슝 역이 아님) 여기서 가오슝 시내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곳에는 커다란 호수(연지담)와 그 주변으로 시장거리, 사찰들이 즐비해 있는데 만약 쭤잉 역에서 내리시면 바로 시내 들어가지 말고 여기 한 바퀴 돌아볼 것을 추천!


이 날이 춘절 당일이었는데 인산인해.

주차장에서는 빈자리 쟁탈전이 벌어졌는데 막무가내로 사람이 먼저 빈 주차공간에 와서 자리맡기를 하는 걸 보고..후덜덜...

특히 '빈랑'이라는 동남아용 토바코 같은 걸 징걸거리는 아저씨들이 꽤 보였는데...입안이 정말 너무 징그러웠음. ㅠㅠ



여튼 차를 세워 놓고 산책 시작.. 

1976년에 세워진 가오슝 공자묘 대성전.. 겉으로 보면 멋진데 막상 세부적인 면들은 뭔가 급조한 티가 났었음.. (페인트칠 등등) 

공자묘를 등지고 나오면 아래와 같은 전경이 펼쳐짐.


연지담을 왼쪽에 끼고 돌다 보면 시장 거리가 나옴..인산인해..



가오슝 도심에서 조금밖에 안 벗어난 시골(?)이라고 쳐도 사람들의 패션이랄까 전반적인 분위기가 20~30년 전으로 돌아갔거나 대륙의 느낌을 풍겼던... (진짜 딱 대륙!)

그래서 가오슝 여행 본격 시작도 전에 좀 불안해짐... 

호수 주변 곳곳에는 이런 사찰, 탑 등이 있었는데 엄청 화려함~!

대단한 건 그냥 조형물 같은 데 다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마찬가지로 페인트칠이라든지 장식이 살짝 조잡한 감이 없지 않으나 스케일과 풍경은 압권!


I am in Kaohsiung! 포즈도 잡아보고...



용도 한 마리 보이고... ㅎㅎㅎㅎ



이건 용호탑이라고 해서 탑 앞에다가 용이랑 호랑이를 배치..

뭔가 위엄 있다기 보다는 귀엽다 ㅎㅎㅎ



주둥이로 입장 똥구멍(?)으로 퇴장하는 다소 앙증맞은 방식 ㅎㅎㅎㅎㅎㅎㅎㅎ

현지 민간속담에 따르면 용의 입으로 들어가서 호랑이 입으로 나오면 액운을 피한다고 하니 순서대로 잘 들어가보시길~!


탑을 오르는 계단은 매우 가파렀으나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면 충분히 운동 할 가치가 있다고 봄 ㅎㅎ


호수가 워낙 넓어 천천히 돌면 1~2시간 걸립니다 ㅎㅎ

수상스키하는 곳도 있어서 (뭐 굳이 물 상태를 봤을 때 권하진 않겠지만 수상스포츠 좋아하시면) 좋은 경치보며 수상스키도 가능~!



그리고 우리는 얼른 대륙느낌이 드는 이곳을 뜹니다..ㅎㅎㅎ

가오슝 도심에 들어서면 보이는 '사랑의 강' 愛河

부산을 가로지르는 그 시내 느낌임..(센텀시티 근처에 있는..이름을 몰라 죄송 ㅠ)




근데 너무 열심히 돌아다녔던지 피곤했던지라 차 좀 세워놓고 눈 좀 부침 ㅠ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치진(旗津)이라는 해안에 위치한 섬으로 이동하기 위해 선착장 고고씽~

(사실 섬이라기보단 긴 반도같은 느낌.. 이게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 가오슝을 천혜의 항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은근히 길어서 근처 다리 가서 둘러보며 사진 한 장 박고...




대만 (특히 남부)에서는 오토바이가 주 이동수단이기 때문에

이렇게 재밌게도 차가 아닌 오토바이 입구가 이렇게 따로 있다는 ㅎㅎ

(차는 따로 삥 둘러서 가야함)


치진 섬으로 출발~!




배에서 바라 본 가오슝 시가지~




치진에 도착하면 바로 이런 아케이드 거리와 연결되는데 이 거리를 쭉 걸어가다 보면...




이렇게 멋진 해변이 나옵니다!

거리 공연하는 사람, 석양을 배경으로 산책하는 사람들로 북적~



정말 평화로운 분위기..

게다가 대만의 주요도시들은 다 서해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바다를 끼고 석양을 바라보기 안성맞춤이라는 사실!




바로 요런 느낌!




게다가 옆에 저렇게 산이 있어서 언덕 올라가서 석양을 볼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각도에서 석양을 음미할 수 있다는 말씀!




그래서 산을 타고 터널을 지나 다른 석양 뷰포인트로 ㅎㅎ




터널을 빠져나오면 이런 느낌 ㅎ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산 위에 위치한 옛 요새에 도착! 

해가 구름속으로 들어가 버려 좀 아쉽긴 했지만 또 파노라마가 압권이었습니다 ㅎㅎ




청과 일의 전쟁 당시 훼손되었다는 요새의 남문





치진 섬을 해가 지기 전에 오면 석양도 볼 수 있고 또 어둠이 내려오면 바뀌는 야경이 또 일품입니다!

시간이 허락하면 꼭 이 시간대에 와서 가오슝의 낮과 밤의 다른 두 모습을 꼭 보고 가시길!

아름다운 항구, 가오슝~~~~




산 여기저기에 나 있는 골목길들을 잘 찾으면 旗後燈台라는 등대가 있는데 오르는 길~

진짜 이 계단에 앉아 야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게임 오버 ㅎㅎ 



구린 스마트폰 말고 좋은 카메라 가져오면 대박 사진 건질 곳들이 여기저기...ㅎㅎ



다시 산을 내려와 시가지 쪽 산책 코스 걷다가 한 컷 ㅎㅎ 가로등이 운치 있어 보여서 ㅎㅎ




그렇게 산을 끼고 산책 코스를 한 바퀴 돌고 다시 빠져나가려니 터널에 불이 켜진 게 또 다른 맛이 있네요 ㅎㅎ

이 산책 코스는 정말 강추합니다. (대만을 돌면서 자주 느낄 수 있는 산과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묘미!!)



다들 가족과 하는 춘절인지라 찾아가는 도시들마다 사람도 없어 쓸쓸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지방 도시들은 귀향객들 및 우리처럼 여행하는 사람들로 매우 북적!

게다가 몇몇 귀향한 대만 친구들과도 조우할 수 있어 더더욱 굿!

이 날은 그 대만 친구 중 한 명과 저녁 약속이 있어 부랴부랴 다시 선착장으로~!



근데 두둥! 줄이 장난 아님.. 예상 못 한 바는 아녔으나 줄 길이가 이 정도일 줄은...

거짓말 안 하고 줄이 몇 블록을 구비구비 꺽어 한 2~3km는 늘어섰던듯 ㅠㅠ
이 때가 거의 8시였는데 배고프고 계속 돌아다녀서 지친 상태였는데 한 숨이...

그래도 대만 사람들의 멋진 점은 질서 정연하게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차례를 기다리던 모습!




드디어 배에 탑승!

오토바이 부대들이 배 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시동을 걸고 있네요 ㅎㅎ



일단 친구를 만나러 가기 전 숙소에 와서 잠깐 재정비..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잡았는데 내부 분위기가 아지트 같은 게 참 독특하고 괜찮았다는!






친구와 조우하기로 한 야시장!

어딜 가나 북적북적~


대만의 자랑인 야시장에선 이것저것 맛보는 재미가!


새우 메추리알 마요 후추의 막강 조합~!


친구가 포장마차 아주머니랑 쇼부 쳐서 싸게 사온 관자 볶음~!!! 

매콤한 관자의 쫄깃함이 일품!



역시 여행은 친구들과 하는 게 제맛!!




그리고 나서 괜찮다는 바로 이동했는데, 진짜 내부 분위기도 너무 좋고...



무엇보다 칵테일이 장난 아님 ㅠㅠ

데코레이션이며 맛이며... 무방비 상태로 갔다가 감동까지 한 잔 하고 옴 ㅎㅎㅎㅎ








특히 이건 고량주를 베이스로 만들었다는 칵테일인데 나름 맛이 나쁘지 않았음~

로컬 색채가 반영된 칵테일의 진수!



좋은 음식과 술 소개해준 고마운 대만 친구, 와이와이!




게다가 어마어마하게 크지만 온순한 개도 명물 ㅎㅎㅎ

근데 엄청 시크해서 눈길 한 번 제대로 안 줌 ㅠ

참고로 여기는 다트도 할 수 있는데 장소가 협소해서 잘못하다간 입장하는 사람에게 다트가 날라갈 지도 ㅎㅎㅎ


중간중간 팁을 드릴텐데 여기가 첫 번째가 되겠군요.

Hush drinker라는 바입니다 ㅎㅎ (협찬 그런 거 개뿔 없음. 그냥 독자 분들이 궁금해 할까봐 ㅎㅎ)

근데 좀 가격은 세니까 대만 칵테일의 진수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추천~!


그렇게 새벽 3시까지 마시고 다음 날 아침은 또 다른 대만 친구와의 브런치..였으나

가게가 또 엄청 유명하다고 하여 8시에 만남 ㅠㅠ

너무 피곤했지만 그래도 시간 내서 우릴 만나주겠다는 친구가 고마워 무거운 몸뚱아리를 이끌고 브런치 가게에...


엄청난 양과 담뿍 나오는 채소가 아주 헬띠(ㅎㅎ)해 보였던 아침 식사!

가게 이름은 Lee & Daughters. 현지인들에겐 엄청 유명한 게 맞는 모양인지 아니나 다를까 곧 사람들이 줄을 서더군요 ㅎㅎ





사실 저는 뭐 그리 브런치 취향은 아닌지라 음식보다는 대만 친구들과 나누는 이런 저런 얘기들이 즐거웠다는!

대만 남자애들의 군생활 이야기, 대만 사람들의 생각 방식 등등 (남자들 군대 얘기..가 생각보다 재밌었습니다ㅎㅎㅎ) 

특히 한 친구는 金門이라는 섬(중국 복건성에서 바라보이는 섬으로 유일한 대만 고량주 브랜드가 생산되는 곳) 출신이었는데

이 섬 사람들은 바람이 들어간 공을 가진 운동은 금지 (공 두 개를 갖고 대륙의 고향으로 건너가는 사람들이 예전에는 왕왕 있었기 때문) 됐었다든가

양안 긴장 관계가 극에 달했던 시점에는 우리나라 실미도 처럼 스파이들을 훈련시켜 '대륙에 있는 영화관에 가서 영화표 끊어오기'등의 미션을 줬다든가..

눈꺼풀은 천근만근이었는데도 이야기 꽃으로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ㅎㅎ



그러고 나서 마저 다 보지 못한 가오슝의 어트랙션으로 차를 돌려~

壽山LOVE情人觀景台라는 전망대로~

가면 뭐 항상 그렇듯 사찰 하나 정도 있어주고!




가오슝은 정말 파노라마 스팟이 무궁무진 하다는... 어제는 치진 쪽에서 오늘은 도심 쪽에서 바라보는 가오슝 시가지와 항구



이게 또 유명한 사진 스팟.

밤에 봐도 멋질 듯 합니다. 2박 이상 하시는 분들은 하루는 치진에서 다른 날은 여기서 보셔도 좋을듯~

(다만 차가 없으면 조금 걸으셔야 한다는 ㅠ)



그렇게 전망대가 있는 쪽 반대편으로 오면 이렇게 또 바다가 보임.

연휴를 맞아 사이클 하는 동호회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네요.

대만은 섬이 그리 크지 않아 (경상도 만하다고 함) 이렇게 섬을 한 바퀴 도는 싸이클러들을 꽤 볼 수 있습니다.


한가롭게 낚시하는 아저씨


근처에는 1864년 건축됐다는 영국영사관이 있습니다.

타이완 현존 서양건출물 사적1호라고 하네요 ㅎㅎ

재밌는 건 가오슝(高雄)의 옛 이름이 打狗였다고 하는데 제 중국어 실력이 형편 없지 않다면

이건 '개를 때리다'로 직역할 수 있는데 ... 참 도시 이름 치고는 좀 ....

(아마도 대만 방언의 발음을 한자로 옮기다 보니 이리 된 거 같은데 왜 굳이 한자를 이런 걸로 골랐는지... 개 패 ...)



언제나 여행을 즐겁게 해주신 케빈님 작품...ㅎㅎㅎ





원래는 영국과 청나라 담판 재현 모형인데... 음료를 파는 컨셉으로 재구성 ㅎㅎㅎ

"이게 저희가 만든 신상품인데.. 맛이 기가 막힙니다... 한 번 드셔 보시지요.."

"어디 한 번 맛 좀..."

ㅎㅎㅎㅎ 죄송.


마찬가지로 영사관 뒤로는 절벽과 반얀트리 사이로 운치 있는 등산코스가!



위에 있는 관저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최고~!

(근데 이쯤 되면 하도 많이 봐서 좀 덤덤하긴 함 ㅎㅎ)



그렇게 빡세지만 알찼던 가오슝 투어를 마치고 얼렁 다음 행선지인 컨띵으로 이동해야 해서

점심은 맥도날드 테이크아웃으로 결정!

춘절이라 그런지 세트 안에 이렇게 '홍빠오紅包"가 들어있었음 

(중화권 사람들은 이렇게 붉은 봉투 안에 돈을 넣어 세뱃돈 개념으로 주고 받음)

안타깝게도 안에 돈은 없었음..


에필로그로 이 맥도날드에서 주문하려고 줄 서서 기다리는데 위에서 뭐가 뚝 떨어져서

깜놀해서 봤더니 더 깜놀..바로 바퀴벌레!!!!

위 환풍기에서 떨어진 모양인데 이게 내 머리 위로 낙하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ㅡㅡ;

게다가 더 웃긴 건 나 지금 밥 먹으려고 여기 왔는데 점원이 그 바퀴벌레를 발견하고 발로 무참히 짓밟아서 처리하더라는...ㅡㅡ^

나 참.. 손님의 입맛은 안중에도 없지?


여튼 이런 게 또 대만만의 정서(?)이자 위트 아니겠습니까!!


#대만 #여행 #타이완 #가오슝 #高雄 #kaohsiung #관광 #춘절 #치진  #旗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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