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위 가는 김에 들러 본 대만의 칸쿤, 컨딩에서의 스프링 뮤직 페스티벌
녹도 원정을 떠난 지 1달이 지난 '17년 청명절 연휴 여행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당시로부터 정확히 2년 전, 대만에 온 지 얼마 안 됐던 '15년 봄... 현지 친구로부터 컨딩에서 열리는 스프링 페스티벌에 가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 때는 시험 준비를 하던 것도 있고 워낙에 갑작스레 받은 연락이어서 컨딩까지 갈 엄두를 내지 못했었습니다.
컨딩이 어디냐구요?
한국으로 따지면 땅끝마을 해남 정도가 되는 대만섬의 최남단에 있는 휴양지입니다.
컨딩 간다고 하면 대만 애들이 '辣妹(라메이 - 직역하면 '매운 여동생' 즉 핫한 여자들)' 보러 가냐고 그러는 거 보면 비키니 입은 이쁜 여자들이 많을 거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하는 그 곳...
그럼 춘나는 대체 뭐냐?
미국 젊은이들이 봄철에 칸쿤으로 SPRING BREAK를 떠난다면 대만 젊은이들은 컨딩으로 가는데요. '춘나(春吶)'는 春天吶喊의 줄임말로 SPRING SCREAM 정도가 되겠습니다. 뭐 의미는 SPRING BREAK와 대동소이.. 1995년에 시작된 국제 음악 축제가 2007년부터 컨딩에서 열리기 시작하였고 그게 자리 잡아 지금의 모습을 띄게 되었다고 하네요.
4월초라고 해도 컨딩 정도면 한국의 6월을 연상시킬 정도로 덥기 때문에 낮엔 물놀이 하고 밤엔 음악을 즐기기 안성맞춤이죠..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이런 사진들이.. ㄷㄷㄷ
정말 이런 곳일지 항상 궁금했었습니다.
게다가 녹도 원정 당시, 란위섬 상륙이 불발되었기 때문에 재도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찰나, 녹도 때 함께 했던 가람님과 대만에 주재원으로 나와있는 일본 친구 히로미 양이 청명절 연휴(4일) 때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해서...
올커니!!
란위섬 가는 배가 타이동뿐만 아니라 컨딩에서도 있는 점에 착안,
첫째날 - 컨딩 춘나 페스티벌 참가
둘째날~넷째날 - 란위섬 여행 및 귀가
일정으로꼬셔서 단번에 여행 동지 확보하고 춘나 뮤직 페스티벌 티켓도 예매 궈궈...
이제 와서 안 거지만 공식 춘나 이벤트는 호텔 리조트에서 하는 것 같은데 이 기간동안에는 컨딩 각지에서 뮤직 페스티벌이 있어 저희가 예매한 거는 EDM...
4/1 1일권만 끊었습니다~
전날 일본에서 대만 놀러온 친구들과 거의 아침까지 술을 마시느라 한숨도 못 자고 바로 타이베이 기차역으로 갔던 기억...
역에 도착해서 일행 찾느라고 한참을 헤멘 뒤 출발 몇 분을 앞두고서야 겨우 집합!
(타이베이역이 처음 오는 사람들한테는 은근 복잡합니다 ㅠ)
이번에는 돈 아끼려고 그랬었나 KTX에 해당하는 HSR이 아니라 무궁화호 정도되는 自強(즈챵)호 예매...
전자 타고 가면 2시간 걸리는데 이거 타면 무려 5시간이 걸리네요...;;;
뭐 그래도 언제나 여행길은 즐거운 법...
게다가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에 가면서 수면 보충할 요양으로 탑승~~
일행이 셋이기에 두 분끼리 타고 저는 따로...
중간 정도 가니 다들 모자 뒤집어 쓰고ㅎㅎㅎ
히로미 양은 아주 완벽하게 목 베게까지 준비해왔네요...
저는 생각해보니 이 맘때쯤 핸드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끝나서 인터넷 마음껏 못 써서 일행들한테 테더링 동냥 받아서 인터넷 썼던 게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ㅎㅎㅎ
여튼 인터넷도 시원하게 못 쓰는 5시간이란 짧지만은 않더군요 ㅎㅎㅎ
그렇게 가오슝에 도착~~
가오슝 기차역에 도착한 후에는 역 앞에서 호객하는 승합차로 카풀...
컨딩까지 가려는 사람들은 다들 가오슝에서 가야 하기 때문에 역에 가면 금방 다른 일행들 모아 꽤나 싸게 갈 수 있음~
인당 200위안씩 냈던 걸로 기억...
4월초면 사실 더워질 때인데 이번에도 날 꾸리꾸리하고 살짝 쌀쌀하기까지...ㅠ
이게 가까운 줄 알았는데 또 차 타고 2시간....ㅠ 오늘 편도로만 무려 7시간 이동중...
드디어 도착...
저희가 예약한 숙소는 행사장에서 나름 가까운 곳으로 평소엔 캠핑장으로 쓰는 곳...
저 들판에서 왠지 뛰놀고 싶어지네요...
우리 숙소는 대체 어디에...
입구를 못 찾아 빙빙 도는 중...
엄밀히 말하면 춘나는 아니고 컨딩에서 하는 봄맞이 EDM 페스티벌...
저희가 잡은 숙소... 나름 깔끔하네요~
일단 점심도 기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간단히 떼워서 허기가 졌기 때문에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바로 점심 먹으로 궈궈~
이 때가 오후 3시쯤...
물론 번화가까지는 도보 이동...
타일로 만들어놓은 주유소 표지판이 이색적이어서 찍어봤습니다~
갑툭튀 바위산...
이건 컨딩국립공원 입구...
드디어 가게, 숙박소가 몰려 있는 번화가로~
축제 기간답게 호객을 위한 핫(?)하게 입으신 언니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네요...+_+
좀 이따가 우측에 보이는 바카디 모히또 저기 갈 예정...
가람님이 예전에 가족분들과 컨딩 놀러왔을 때 마셔봤는데 세젤맛 모히또였다고 강추하셔서...ㅎㅎ
어디서 점심을 먹을까 서성 거리는 중...
킹콩 클럽... 클럽 외장 치고는 무시무시하네요...ㅎㅎㅎ
남국으로 왔으니 뭔가 트로피컬한 게 땡겨서 이 태국식당으로 낙점!
난데 없는 사와디 카~~~
나름 깔끔한 내부~
빠질 수 없는 태국 요리...파파야 샐러드 '쏨땀'
더워서 입맛 없을 때 식욕을 복돋아주는..
이건 파인애플 주스였었던 걸로 기억 ㅎ
팟타이~ 시장이 반찬이라고 뭐든 다 맛있게 흡입...
게살이 들어간 뿌팟퐁 카레...
음식 싹 비우고 한층 해피해진 일행들
무슨 행사중인 모양?!
심심해서 다트로 풍선 맞추기 게임 한 판씩...
그래도 왕년에 다트바 좀 다녔었는데 아깝게 한 개차로 선물 못 탐..ㅠㅠ
어느덧 뉘역뉘역 지는 태양... 이 때가 한 4~5시...
이런 삶이야말로 정말 Hi-Life...
저 오동통한 문어 다리 구이...한 입 베어물고 싶어지는데 당시에는 배불러서 안 사고 그냥 지나쳤던 듯...
그게 못내 아쉬웠던 지 사진으로 담았나 보네요 ㅎㅎㅎ
결국 다시 온 바카디 모히또 집...
저 봉을 돌려서 민트잎 찧는데 이게 뭔가 모히또 안 마시면 안 될 것같은 느낌 팍팍 줌...
특히 저 봉 돌리는 이 바텐더 분 손목 스냅이...ㅎㄷㄷ
거기에 정성스레 자른 (실제로 그렇게 잘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게 보였음) 라임 조각에 바카디로 적셔주고...
이걸 또 저 매직봉으로 다시 잘 으깨주고...
리듬에 맞춰 쉐킷쉐킷~
가지런히 출격을 기다리는 럼주들...
모히또 세 잔 완성~
자~ 모히또에서 컨딩 한 잔씩?!ㅎㅎㅎ
그리고 길가에서 만난 사람만한 거대견...
진짜 크기가 후덜덜....@@
그렇게 모히또 한 잔씩 들고 바다로~~
여기에 햇볕이 쫙 내리쬐었으면 최고인데... 구름 한 가득에 바람 엄청 불어서...좀 춥더라구요 ㅠ
여튼 첫날에 이제서야 느끼는 여유~!!!
오늘 밤이 기대됩니다용~
척박한 모래사장에도 나팔꽃 같은 게 다 피어 있네요.
신기해서 한 컷~
맑은 날 보면 안 그랬을텐데 우중충한 날 보니 뭔가 우리를 집어삼킬 거 같았던 파도...
그렇게 귀가해서 계속 쉬다가 한 9시쯤 돼서 음악이 쿵쾅되길래 나가 봤습니다~
여느 클럽과 비슷하게 아직은 충분히(?) 늦은 시각이 아니어서인지 한산한 행사장...
그래서 그냥 저희들끼리 기념 사진 촬영...
그리고 추워서 가람님께 계속 빌려 입고 있는 남방...
분위기 띄울 모양으로 가져온 페라리...
우측에 보이는 스테이지가 디제잉하는 메인 행사장이고
좌측이 테이블석...
으음... 아무래도 메인 페스티벌 말고 헛다리 짚은 거 같은 불길한 예감....
여튼 왔으니 즐겁게 한 컷..
서양 여자가 와서 몸 푸는 건지 관객도 없는데 막 디제잉하기 시작...ㅎㅎㅎ
겁나 열심히 하시더라구요...ㅎㅎㅎ
저희도 같이 몰입중...
뮤직 페스티벌에 빠질 수 없는....
술... (애플 사이다...)
한 30분 정도 있으니 사람들이 좀 모였네요..
근데 디제이가 여자여서 그런가 죄다 남성분들...ㅎㅎㅎ;;;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고 있는데 아직 10시도 안 돼서 두 시간동안 여기서 이러고 있기 뭐해서
숙소도 가까우니 몸도 녹일 겸 일단 한 번 후퇴하기로..
이런 페스티벌에 약 하는 애들 없는지 약물단속반이랑 경찰 대거 출두해주심...
예전에 타이베이 클럽에서도 막 한창 흥겨운데 불 다 키고 경찰 단속반 들이닥친 적 있고 노래방에서도 한 번 그랬고... 여튼 대만에서는 약물 관련 사건 사고가 잦아서인지 단속도 잦고 은근 빡센 편인듯..
방에 가도 마실 술과 안주가 없어 다시 번화가로...
이제는 야시장 같은 분위기~
적당히 몇 개 골라봅니다..
차 위에서 구워주는(?) 닭꼬치...
밤이 되니 사람이 더 많아진듯...
근데 잠바 입은 사람이 말해주는 현재 컨딩의 기온... 매우 쌀쌀...ㅠ
오징어 구이도 하나 사고~
이게 진짜 대박 맛있었음...
대합 껍데기에 대합 속살 다진 거랑 각종 채소, 계란 반죽 구이...
노릇노릇... 진짜 한 서너개 먹고 팠으나 하나로 만족...ㅠ
맛있을 줄 알았는데 짭쪼름하지 않고 달달했던 통 옥수수 튀김...
그렇게 숙소로 돌아와 한 잔 하면서 수다를 한 2시간 동안 떨다가...
자정 즈음해서 다시 행사장으로~
오오~ 이제 제법 사람들이 많아졌네요~
근데 뭔가 제가 예상했던 광란의 분위기 보다는 좀 너무 차분...?!
사진에서 봤던 '라메이'들은 다 어디에...
게다가 저 디제이 분은 뭔가 사운드가 맘에 안 들었는지 장비에 뭔가 문제가 있었는지
몰입도 제로...ㅠㅠ
날씨도 춥고 사람들 (특히 라메이...)도 별로 많지 않아 기대 이하였던 컨딩 뮤직 페스티벌...
행사 첫 날이어서 였을까... 아니면 날이 추워서 그랬을까... 아니면 "공식" 춘나 이벤트가 아니어서 였을까...
어딘가 모르게 찝찝함이 남았던 그 날 밤...
담번에 올 일이 있다면 좀 더 핫하게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