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딘닷 May 10. 2018

[대만 섬 시리즈-란위(1)] 이라라리 부락

염원의 상륙, 쥬라기 공원을 연상시키는 대자연과의 조우

2017년 4월 2일.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란위섬에의 상륙.
감개무량.

2월말 거의 3시간 대기 끝에 비행기가 결항되는 쓰라린 아픔을 겪으며 화창했던 여행 계획에 먹구름을 끼게 했던 장본인, 란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엔 안전(?)하게 비행기가 아닌 배를 택한 전략이 적중했던 것일까...
덕분에 컨딩에서 뮤직 페스티벌도 가고 일석이조~

어젯밤엔 새벽까지 EDM 비트 소리가 들렸으나 다들 피곤했는지 나름 잘들 잔듯~
아침 이른 배를 예약했기 때문에 또 부랴부랴 일어나서 컨딩 항구로 출발~!
새벽 시간이었지만 민박집 주인에게 미리 차를 알아봐둔 덕분에 아주 스무스하게 도착!

항구에 도착하고 보니 여기 어딘가 낯이 익다 했더니만,
'16년 2월 구정 연휴 기간에 대만섬 한 바퀴 돌 때 묵었던 다이빙+민박집 있었던 곳이었다는...
그 때 근처 헝춘 시내 숙소가 모두 만실이어서 자정 가까이 돼서 친구 소개로 겨우 잠자리를 구할 수 있었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스토리가 궁금하신 분은 여기)

컨딩 페리 터미널

이 페리를 타고 란위섬까지 가나 봅니다...

엄청 일찍 나온 것 같았는데 이미 중천을 향해 수직상승중인 태양...

다행히 우리 만능 현지 가이드(?) 가람님께서 티켓을 예매해주신 덕에 왕복 걱정 제로!
게다가 이번에야말로 기상이 이리도 좋으니 절대 결항될 일은 없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습죠!

란위야~ 우리가 간다!!
지도의 날치떼만큼이나 신난 우리들~ㅎㅎ

배가 항구를 떠나 항해 시작~
물 참 푸르네요~ +ㅁ+

다들 이른 아침부터 피곤했나 봅니다..
히로미양 참 편하게 자네요 ㅎㅎ

헉... 근데 조금 나갔다 싶었는데 파도가 장난 아닙니다...

페리가 거의 롤러코스터 수준으로 흔들리고...

주변에는 배멀미 하는 사람 투성이...
여기저기서 헛구역질하는 소리와 이미 토한 분들의 토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카오스 상태의 배...@@
저도 원래 배멀미 하는 타입은 아닌데 소리와 냄새로 저도 속이 메슥 거립니다...
대부분은 그냥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지 잠을 청합니다.. (일부는 배멀미로 탈진해서...ㅠ)
저는 아예 마스크랑 이어폰 껴서 이 모든 것들을 차단해 봅니다.

그 와중에 히로미 양도 아주 철벽 방어하고 잘 자네요...ㅎㅎㅎ

그렇게 무려 2시간을 견뎌내니 화창한 란위섬이 저희를 맞아줍니다!
아... 그렇게도 오고 싶었던 이 곳에 결국 발을 들이게 됐네요 ㅠ 감동의 쓰나미...

녹도와는 다르게 란위섬은 정말 저희를 집어삼킬 것 같이 우뚝 솟은 산등성이가 압권...
무슨 거대한 킹콩 한 마리가 버티고 있는 듯한 느낌...

저희가 예약한 민박집 '巴漾 바양'에서 저희를 픽업해 주러 온 열혈 청년 OO.. (이름 까먹음 ㅠ 한자 이름이라 입력이 잘 안 됨...)
대만 주변 섬 항구에 도착하면 어딜 가나 이렇게 민박 픽업 나온 사람 또는 호객하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와우... 이 녀석들은 뭐람...
항구에 왠 염소;;
여기 자연의 섬이 맞긴 한가 봅니다..
흑염소 엄마의 젖을 빠는 흰염소 새끼라... 묘한 조합이네요 ㅎ

딱 봐도 뭔가 녹도와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섬 크기로 따져도 녹도보다는 란위가 몇 배는 더 크다죠..
다만 란위는 중앙이 그야말로 험준한 산이기도 하고 본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옛부터 원주민이 주로 살았고 발전도 더 더딥니다...
그건 차차 설명 드리기로 하죠~

항구 근처 봉긋하게 솟아오른 작은 섬 위에 지어진 등대..

산의 융기 스케일이 어마어마 하네요...
재밌는 건 그 아래 '란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기독교의 섬'이라고 적혀 있네요... 
잉?! 왠 기독..?! 제가 제대로 본 게 맞는지...@@

란위 같은 곳에서도 렌트카가 있더군요...
업체에서 하는 것 같지는 않고 개인이 운영하는 거 같은데...
그걸 또 우리 가람님이 귀신같이 찾아내서 예약...
사장님이 차 갖고 올 때까지 부두에서 대기중...

차 대령...
정식 렌트카 회사는 아닌 거 같고 그냥 개인적으로 대여해주는 것 같은 느낌?!


섬이라 차가 귀해서인지 꽤나 오래된 토요타 한 대가...

유후~ 여행 시작에 들 뜬 상태로 셋이서 첫 단체 셀카~
바닷가 근처라 그런지 바람이 장난 아니네요 ㅠ

일단 짐도 풀 겸 열형청년 땡땡이(그냥 이렇게 부르기로 ㅎㅎ)의 오토바이 인도를 받아 민박집으로~
아 참, 참고로 저도 이번 여행을 위해 정식(!) 대만 운전면허증을 따 왔더랬죠~ㅎㅎㅎ

이게 바로 저희 민박집...
뒷편 산의 스케일이 정말 어마무시합니다... ㄷㄷㄷ
그냥 바로 민박집을 삼켜버릴 것 같은 기세로 우뚝 솟아있습니다...
진짜 잠시나마 이거 영화 <쥬라기공원>에 나온 섬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_=;; 
(계속 봐도 살짝 무섭...)

맨 위층은 증축중인 건지 잘 모르겠는데 아직 미완성인 모양...
음 근데 어딘가 폐가스러운 느낌도 나서 건물 외관만 보고는 약간 실망스러웠음 ㅎ

그래도 정말 마음에 든 부분은 민박 앞이 탁 트인 바닷가라는 거...

기념사진 한 방 박아주고~
어유~ 시원해~ 배경이 인물까지 살려주는 그런 샷..

뭐랄까... 생긴 건 저래도 저 물결 페인트칠이라든가 건물 앞 돌맹이로 만들어놓은 하트 등 나름 신경 쓴 흔적들...
이런 게 어딘가 허술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대만의 매력이 아닐까!!

병풍 같은 산과 태평양을 파노라마로 담아 보았어요~

허기가 져서 짐만 놓고 바로 이동~!
보시다시피 란위는 섬 중앙이 험준한 산으로 되어 있어 돌아보기는 참 편합니다.
녹도와 비슷하지만 녹도는 그래도 중간을 가로지르는 도로들이 있지만 란위는 산이 너무도 험한지라 그것마저도 거의 없다고 봐야겠네요... (심지어 산은 현지 주민 가이드가 없으면 길을 잃기가 쉬워서 조심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 이야기는 뒤에서 차차...)

민박에서는 여러 투어와 이동수단 심지어 먹을 것 주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데요,
<투어>
- 란위 환도 투어 (8시~15시): 란위 전반에 대해 섬 돌면서 해설 투어
- 천지 등반 (8시~12시): 산 꼭데기의 천지까지 하이킹
- 원주민 카누 체험 (9시~16시)
- 지하 가옥 투어 (오전반 9시~10시반, 오후반 14시~15시반): 원주민 전통 가옥 내부 체험
- 스노클링 (시간은 순서대로이니 아래 표 참고)
- 야간생태체험
- 날치 체험
- 선상 낚시
- 다이빙

<이동수단>
- 오토바이 (일당 500)
- 자전거 (일당 250)
- 자가용 (일당 2000)
- 승합차 (일당 2500)

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돌아보기로 하고 먼저 북쪽에 있는 '이라라리' 부락으로 궈궈~
참고로 란위에는 화교들이 오기 전부터 원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7개에의 부족에서 현재는 5개로 통합되었다고 하네요. 이들은 아래 지도에서처럼 5개의 부락으로 나뉘어 아직까지도 살고 있습니다.

이 작은 섬에서도 섬 전체를 통치하던 부족이 없이 각 부락마다 자치적으로 (물론 가끔 싸웠겠지만) 공생하는 게 좀 신기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여행기 공유하며 차차 해드릴게요.

항구에서 봤던 염소들이 길가에 이렇게 나다니네요...
한 눈 팔고 운전했다간 가축 칠 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사실 본섬에서 떨어져 있는 작은 섬들이 여럿 있지만 란위가 특별한 이유는 다른 섬들은 대륙 본토와 본섬 사이에 위치해 있다면 란위는 태평양 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기 때문에 발전이 가장 더디고 자연의 상태가 비교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도로도 좁고 포장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우와.. 이건 터널을 인공으로 뚫은 게 아니라 그냥 바위가 포개져서 이런 자연 터널이 생긴듯...

해안가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오른쪽으로는 웅장한 바위산, 왼쪽으로는 바람과 파도에 깎여 만들어진 기암괴석들이 보여서 지루하지 않더라구요~

뭔가 자연과 하나가 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 즈음...

이라라리 부락 도착.. 물 색깔 보소...+_+

하교길인지 초등학생들이 보였는데 원주민식 두건을 두르고 있네요..
생긴 것도 동남아 스러운 게 화교들이랑은 달라 보였습니다.

아... 참 평온하고 좋네요~

이라라리 부락 표지판 앞에서 한 컷...

계속 바람이 불어서 꽤 쌀쌀해서 꽤나 끼어 입었는데 햇빛이 뜨니 덥더라구요...

좋은 식당이 없을까 마을 여기저기를 걷다가 경치가 후덜덜한 곳이 있어서 들어가 보려고 했더니
단체 손님만 받는 건지 아님 식당이 아닌 건지 입장 거부 당함 ㅠ

건물 안에 있던 원주민을 모티브로한 미술 작품들...

부락 표지판도 그렇고 이라라리 부락의 색깔은 빨강, 파랑, 하양인듯..
오두막 모양과 색깔이 이뻐서 찍어봤네요~

여기저기 알록달록 칠해 놓았는데 원색임에도 불구하고 푸른 바닷물 색깔과 묘하게 잘 어우러지네요...

란위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원주민 배...
저 배에 그려진 수레바퀴와 같은 문양은 '눈'을 상징한다고 하며 뱃일 하러 나가는 사람들을 수호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란위 주변 해역에서는 녹도와 마찬가지로 날치가 많이 잡히는데 이곳 사람들의 주식 중 하나도 물고기인만큼 어업이 중요했다고 합니다.

살짝 인디언 카누 같기도 하고 바이킹 배의 작은 버젼 같이 생긴듯도 한데 
앞 뒤 뱃머리 부분이 높이 솟아 있는 게 특징

방금 잠시 설명드렸던 '눈'

먹을만한 식당은 대체 어디있는걸까...
확실히 본섬과의 거리도 있어서인지 관광화 되었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습니다. 식당 등 편의시설도 눈에 잘 안 띄고...
거의 대부분 부락민들의 생활공간으로서의 마을이라는 느낌...

라고 생각하는 찰나, 지나가다가 발견한 기념품 가게...

아기자기한 공예품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제 눈을 사라잡은 게 바로 이 팔찌...
빨강, 하양, 까망, 파랑 등 원색적인 색상의 작은 구슬들을 꿰어 양 끝을 단추같은 걸로 마무리. 저걸 갈고리 같은 끈에 채우면 팔찌가 되는 거죠...

모든 팔찌의 패턴이 다 달랐는데 각각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고 합니다..

마침 빨강/까망 체크 남방을 입어서 깔맞춤하기 좋은 디자인의 팔찌에 꽂힘..
이것저것 차보면서 비교...

욕심쟁이 우후훗ㅎㅎㅎ

이건 섬에서 나는 식물의 열매로 만든 장식품들...

이건... 좀 거미 같이 생겨서 징그럽기도 한데 해양생물이었었나...가물가물...

아니면 그냥 식물인가?!

관심을 보이는 장신구마다 하나하나 정성스레 설명해주셨던 주인 아주머니...

란위 원주민 카누 목조공예품... 
뭔가 가운데 있는 사람인지 미쉘린인지 미이라인지... 노도 없고.. 어딘가 살짝 엉성 ㅎㅎㅎ

이것도 무슨 의미가 있었던 거 같은데...까먹음 ㅠ

란위를 대표하는 심볼이 되어버린 수호신의 눈!

고르고 고르다 결정한 팔찌들
저는 빨강 / 히로미 양은 파랑
가람님은 관심 없어서 안 사심 ㅎㅎ

그렇게 계속 식당 찾기에 나서봅니다...
이건 민박집...

그 옆 건물에 식당이 하나 있어 이건 뭐 선택의 여지도 없이 그냥 바로 들어옴...
식당 입구에 날치를 말린 장식품이 있는데... 이거 무슨 새 같기도 하고.... (앗, 정말 새인가? 또르르...)

모빌처럼 바람이 불면 빙글빙글 돌아가더라구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삼키려는 형상인데..
작은 녀석도 지지 않고 조그마한 입을 벌려보네요... 혹시 피라냐?!ㅎㅎ

식당 여기저기 있는 공예품들..

식당 집 아들래미 같은데 혼자서 밥 먹고 있는 걸 물끄러미 쳐다보니까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알아서 재밌는 표정을 막 지어주더라구요 ㅎㅎㅎ 
뭔가 떼 묻지 않은 순수함 그런 게 느껴졌네요..

첫 주문으로 나온 멧돼지 볶음... 한국의 돼지고기볶음이랑 맛이 나름 비슷~
배도 고프겠다 폭풍 흡입...

다음 메뉴 기다리면서..
밥은 안 먹고 작고 딴 짓하는 녀석 몇 장 더 찍어줌...
모델로서의 소질이 보이네요~

두번째 메뉴는 뭐 다들 아시는 볶음밥, 차오판(炒飯)

뭔가 섬에 오니 해산물이 먹고 싶어서 시킨, 오징어 숙회...(이런 곳에도 숙회가 있다니!!)

대략 배를 채우고 나서는 오후에 예약해둔 다이빙 가게를 찾아서...

지금은 보기 어렵지만 예전 한국 시골에 가면 볼 수 있었던 원두막이 생각나네요..
저런 평상에 앉아 수박 잘라먹고 그러면 정말 꿀맛이었는데...ㅎㅎㅎ

아직 예약시간까지 시간이 좀 비어서 주변을 어슬렁...

이건 란위에서 몇 안 되는 학교..

그림 잘 나오네요...

절묘한 타이밍에 나의 촬영을 방해(?)한 오토바이...

물론 도시 문명에선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도시 자체가 뭔지 모른 채로 이런 대자연에서 맘껏 뛰놀며 자라는 어린이들이 오히려 더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런 웅장한 산과 푸른 바다를 매일 만끽할 수 있다면!

이게 무슨 학교 담당 같은 느낌?! 제주도 돌담 같은 느낌도 나고...

심심해서 이러고 놈...ㅎㅎㅎ

조금 더 가니 또 다른 식당이!!

정말 남국에 온 느낌 뿜뿜 나는 정취...

자, 그럼 란위에 왔으니 이번에도 어김 없이 다이빙 한 번 해봐야겠죠?!
그건 다음 편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대만 일주 (3) - 핑동 (屏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