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카레를 란위섬에서 먹게 될 줄이야!
산행으로 허기진 배...
이젠 어디서 채우나... 선택지가 많지 않은 가운데, 민박 가는 길 오른쪽에 눈에 띄는 한 집이 있어서 차를 세워 보았네요.
차를 세우고 가게 쪽으로 향하다 방파제 뒷편 풍경이 궁금해 올라갔더니 이런 멋진 풍경이!
란위 해변은 모래사장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이렇게 자갈밭 해변...
그리고 어김 없이 도열해 있는 원주민 카누들... 이쯤되면 해변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겠네요...
란위의 정오 해변은 평화롭기 그지 없습니다.
방파제에도 그려져 있는 원주민 삽화...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에메랄드 빛 바닷물...
햇빛이 뜨니 날도 더워졌는데 정말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기분마저 듭니다.
방파제에 걸터 앉아 먼 바다를 보고 있는 히로미 쨩 몇 장 찍어주고...
저도 좀 찍어달라 해서 포즈를 취해봤는데...
하필 햇빛이 구름에 가려 바닷빛이 제가 찍어준 사진만 못하네요...ㅠ
역시 뭘 해도 타이밍이 중요!
저희가 찾은 맛집스러워 보이는 식당이 바로 여기!
색깔도 란위스러운 빨강, 하양, 파랑에 분위기도 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것이 바로 맛집이라는 증거!
옥상이 바다가 보여 좋긴 한데 해가 중천인 시간대인지라 너무 더워서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_~
그래서 1층 주방 옆 카운터 쪽에 자리를...
다른 모르는 손님들과 마주 앉아 좀 뻘쭘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름 명당~
(참고로 조개껍질들로 만든 모빌은 상당히 오래 돼 빛이 바랜듯도 한데 저것도 나름 파는 거네요...ㅎㅎㅎ)
메뉴는 아주 간단... 카레덮밥이랑 날치 정식...
처음 가는 식당에서의 저의 지론은 현지 특산물 또는 그 집 간판 메뉴를 시킨다..였는데
이 집 간판메뉴는 카레... 특산물은 날치여서 내내 망설이다가 그래도 란위하면 날치지 하면서 날치 정식을 시켰습니다.
먼저 나온 가람님의 닭다리 카레덮밥...
근데 한 잎 얻어 먹고 나니 그냥 입 속에서 사르르 녹네요..+_+ 아...뭔가 후회의 쓰나미가...
그리고 나온 날치구이 정식...뭔가 비쥬얼이 빡셉니다...ㅠ
흑흑... 그냥 나도 카레밥 시킬 걸... 이건 그냥 기념으로 사진 찍고 맛만 봤어도 됐을듯 ㅎㅎㅎ
와 근데 날치가 마치 뜨거운 기름 바다 위에서 뛰쳐나가려고 애 쓰는 듯한 포즈로 역동적이게(?) 잘 튀겨졌네요 ㅎㅎㅎ
표정도 리얼함...
앞에는 대만 본섬에서 여행 오신 부부 한 쌍이 앉아계셨는데, 저희가 어디에서 왔는지 맞춰보라고...
근데 재밌는 게, 기본적으로 저희 셋이 중국어로 대화하지만 종종 일본어로도 대화를 해서 그런지
처음엔 저와 히로미쨩은 일본사람, 가람님은 한국사람이라고 했다가
제가 한국말 하니까 그럼 너도 한국인?! 그랬다가 다시 일본어 하니까 "아 대체 어딧 사람이여~~"ㅎㅎㅎ
여튼 저희의 오묘한 조합에 상당히 관심을 보이시던 아저씨.
식사를 마치고 가게 안 쪽을 둘러보니 음료랑 빙수 같은 디저트도 팔더라구요~
원주민 패션, 생활방식을 하나의 그림에 잘 녹아냈네요~
각종 현지 공예품들..
고목 파편을 써서 만든 날치... 기념품 제작을 위해 따로 자연을 훼손했다는 느낌보다는 자연의 조각들을 재활용해서 만들어 오히려 더 특색 있어 보였습니다.
대량생산과 수작업의 중간에 있는 듯한 그림 엽서들.. 색감에 정감이 묻어나네요~
과메기처럼 날치도 잡아서 저렇게 바닷바람에 말려 저장해서 먹기도 하나 보네요.
ㅎㅎㅎ 생선에 입맛 다시는 냥이...
이게 곧 있었을 원주민 축제... 저희는 아쉽게도 살짝 일찍 와서 직접 보진 못했는데 굉장히 흥미진진할 거 같네요~ +_+
입가심으로 산 슬러시~
사실 메뉴는 특별할 게 없었지만 맛과 멋만큼은 각별했던 맛집! 오시면 저 닭다리 카레덮밥은 꼭 드셔보시길!!
(나중에도 나오겠지만 여기 한 번 더 옴 ㅎㅎㅎ)
주변 분위기도 너무 제 맘에 들더라구요~
한가로운 해변, 도로를 사이에 둔 가게... 그 무슨 만화영화에 나올 법한 설정...ㅎㅎㅎ
(전 이상하게 슬램덩크 배경으로 나온 에노시마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란위섬은 핵폐기물 문제도 그렇고 기존 보수 국민당 정권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고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어서 그런지 민진당 당기가 저렇게 꼽혀 있더라구요.
국민당 당기는 아시다시피 대만 국기에 있는 청천백일기이고, (그래서 재밌게도 대만 국기는 한 정당의 문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민진당 당기는 대만 본섬(즉 중국 대륙으로부터의 자주 독립을 상징)과 환경을 중시한다는 의미에서 녹색을 바탕으로 하고 있죠. (실제로 현재 차이잉원 정권은 탈핵 정책을 펼쳤는데 이것도 여러 면에서 한국과 비슷하게 많은 논쟁을 낳고 있습니다.)
도로 변에는 이렇게 폐가들이 덩그러니 보이더라구요.
도로 변이라 나름 땅값도 이 섬 안에선 좀 비쌀 거 같은데 딱히 개발은 활성화되지 않을 걸 보면서 아직도 섬이 관광화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 밥도 먹었겠다, 날도 따땃하니 좋겠다...
저도 이 강아지처럼 널부러져서 낮잠이라도 자고 싶네요~ 일단 민박집에 가서 씻고 재정비하고 생각해 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