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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Jul 28. 2018

[대만 이모저모] 대만의 금융 서비스

실생활에서 쓰이는 송금, 신용카드 서비스 실태는 어떠할까

대만에서 살면서 인상적이었던(?) 금융 서비스 실태에 대해 몇 가지 공유하고자 한다.
대만해협을 건넌 중국 대륙에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만든 각종 선진 핀테크 서비스들이 세계를 놀라게 하지만,
대만만 해도 한국과 다를 바 없거나 오히려 더 낙후되어 있다.



1. 송금
한국에는 요즘 '토스', '카카오뱅크' 등을 통해 공인인증서 없이도 송금이 가능해졌다.

출처: 블로터 1boon (좌) / 카카오뱅크 페북 팬페이지(우)

대부분의 송금은 여럿이서 밥 먹으로 갔을 때 한 명이 밥값을 냈을 때 자기 몫을 보낼 때 이루어진다.

대만은 일단 현금으로 내는 경우가 많고 누군가 카드로 내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준다. 
따라서 온라인/모바일 송금에 대한 니즈 자체가 적다. 

내가 외국인이기도 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대만에서는 아직도 한국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은행을 방문하거나 ATM을 통해 송금하는 경우도 꽤나 많다.



일례로 나는 매달 월세를 내기 위해 직접 은행을 찾았는데...
이유는 같은 은행끼리가 아니면 '받는 이' 확인이 안 되기 때문이다..

즉 계좌번호를 알아도 받는 이의 이름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내가 맞는 사람에게 돈을 보내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방주인이 거래하는 은행 창구에 직접 가서 입금을 하는 수고로움이 매달 발생했다.

참고로 타행인출수수료는 5원 (한화 200원)으로 한국보다 싼 편이고,
타행이체수수료는 15원(한화 600원)으로 한국보다 살짝 비싼 편이다.

한 번은 직접 송금할 일이 있었는데 은행 창구까지 직접 갈 상황도 아니라 
'받는 이'가 확인 안 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봤다.

한국보다는 확실히 투박한 국태세화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

로그인을 위해서는 신분증 번호와 4자리 비밀번호, 그리고 고객번호 (일종의 비번)

그렇게 로그인을 완료하면, 여느 모바일뱅킹 서비스와 같이, 조회, 이체, 신용카드 등의 메뉴(아래 좌측 이미지)가 있다.
그 중 이체를 의미하는 轉帳을 선택해 이체를 시도해 보았다.

먼저 이체와 관련된 정보를 넣어야 한다.
(아래 중간 이미지)
- 이체 일자: 당연히도 이체를 실시하는 날짜
- 자주 사용하는 계좌: 등록 해두면 아래의 이체계좌를 매번 설정하지 않아도 됨
- 출금 계좌: 당행 계좌 중 출금할 본인 계좌
- 입금 계좌: 상대방의 은행을 선택 (단, 여기서 또 불편한 점이 상대방의 은행뿐만 아니라 계좌를 개설한 지점코드까지 알아야 한다는 것...)

(아래 우측 이미지)
- 입금 계좌: 이체 받을 상대방 계좌번호 
- 금액: 이체할 금액
- 메모
- 인증방식: 한국처럼 공인인증서 없이 본인이 설정한 비번으로도 이체가 가능

그러면 이체 실행 직전에 간단한 내역 확인 후 '확인'을 누른 후 인증을 거치면,
우측 이미지처럼 이체 성공여부와 함께 결과 상세 내역이 표시된다.

결론적으로,
- 공인인증서가 없는 점은 편리
- 이체 실행을 위해선 상대방의 은행, 계좌번호에 더해 지점코드까지 알아야 한다는 점은 불편
- 결정적으로 이체 실행 후 실제 해당 사람이 받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음 (그래서 자주 이체하는 계좌는 이름이랑 매칭을 시켜서 본인이 별도 관리해야 함)

이 때도 거의 70만원에 가까운 돈을 보내고 제대로 돈이 갔는지 입금 당사자에게 물어볼 때까진 참 조마조마했더라는...ㅠ
 

2. 신용카드

한국과의 또 다른 차이점인데, 대만에도 신용카드가 많이 보급되어 사실 왠만한 가게에서는 쓰는데 문제가 없다.
단, 타이베이(그리고 일부 대도시)에 한해서...

한국은 소액결제도 왠만한 가게에선 가능한 반면, 
대만은 대부분 신용카드를 받는 곳은 결제금액이 적어도 한화 1만원은 넘는 가게들로 대부분 중고급 브랜드 음식 체인점이나 패션, 잡화류 등 고액 상품 가게들이다.
길거리 가게나 야시장 같은 곳에서는 거의 100% 현금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번거로운 게 바로 잔돈...
다만, 재작년부터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에서는 라인 페이 결제가 가능해서 잔돈 없는 게 너무 편해졌다.

또 최근 들어 라인 페이를 도입하는 큰 쇼핑몰이나 백화점이 늘면서 신용카드에서 모바일뱅킹으로 넘어가는 추세이긴 하나, 애초 신용카드 사용율이 적어서 큰 임팩트가 있을지는 미지수..

출처: 블로터 1boon (좌) / 카카오뱅크 페북 팬페이지(우)

대만 사람들도 왠만해서는 카드를 하나씩 다 갖고 있으므로, 관건은 라인 페이 결제가 가능한 POS 설치가 얼마나 보급되느냐 일듯~

이런 캐릭터 들으간 귀여운 카드를 유난히 좋아하는 대만사람들...

한국도 핀테크에 있어서 중국에 비해 한 없이 뒤쳐져 있는데 그렇다고 딱히 주변 국가인 대만이나 일본을 봐도 사정이 그리 나은 편은 아니라서... 뭐라곤 못하겠지만 결국 정부 규제와 사람들의 습관이 무섭다고 하겠다.

모바일 결제를 통한 세제 혜택 같은 게 있기 전까지는 사람들의 신용카드 습관을 바꾸긴 쉽지 않겠다.
뭔가 통계 자료랑 뉴스 같은 걸 덧붙여 심층 분석 같은 걸 해봐도 재밌겠지만 요즘은 주말이 되면 그저 쉬고 싶어 일단은 이 정도로 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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