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사케 계의 베스킨 라빈스!
금요일 저녁은 예산을 좀 더 쓰더라도 안 가 본 곳, 그 중에서도 맛집을 가보자 주의인데,
이 날은 지인이 아는 일식 요리 + 사케 바가 있어서 가 보기로...
등잔 밑이 어둡다고 꽤나 들락거렸던 '똥취(東區)'와'신이취(信義區 )' 사이, 사람의 발길이 비교적 뜸한 곳에 자리 잡은
'화주장(花酒藏)' 영어로는 Aplus라 불리는 곳
花酒藏 餐酒館 Aplus Dining Sake Bar
No. 33號, Section 1, Anhe Road, Da’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6
나름 번듯해 보이는 외관에서는 고풍스러운 맛보다는 모던, 트렌디함이 느껴졌다.
안으로 들어가보면 일식집이나 이자카야라기 보다는 바에 가까웠다.
타이베이에서는 라이브 재즈 바로 유명한 '브라운 슈가(Brown Sugar)'를 연상시키는 분위기..
사실 개인적으로는 일식과 어울리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름 고급스러워 보이려고 했으나 뭔가 깊이가 살짝 아쉬운 듯한 인테리어임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ㅎㅎㅎ
바 건너편 한 귀퉁이에서는 사시미랑 스시를 따로 취급하는 바가 있었다.
곧 메뉴에서도 보겠지만 여러 메뉴를 취급하는데 그 중에서도 스시/사시미가 메인이고 왠만한 조리는 이 뒷편에 있는 주방에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되겠다.
안 쪽 분위기...
금밤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테이블 석은 꽉 찼다..
가격대가 그리 착하지만은 않은데 금밤에 기분 내려고 온 사람들이 꽤나 된다.
뭔가 급조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10년도 넘은 가게였다...ㅎㅎ
'97년 개업 이래 각종 퓨전 일식에서 상을 탔다고 자랑 중 ㅎㅎ
메뉴를 보면 스페인의 '타파스(Tapas)'에 가깝게 스시를 재해석한 메뉴들이 보인다.
가격은 세 piece에 200~300위안으로 살짝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터무니 없지는 않다는 인상...
그 이후부터는 약간 선택 장애가 오기 시작하는데..
카라아게에서, 오리고기 로스, 각종 샐러드...
그리고 이 집의 자랑, 사시미와 스시...
그래도 세트가 아닌 스시별 낱개로도 팔아서 본인이 원하는 것 위주로 시킬 수 있는 점은 좋았다.
'퓨전' 일식집 답게 캘리포니아 롤 스타일의 스시들도 꽤나 눈에 띄었다.
단 나는 캘리롤은 스시로 안 쳐주기 때문에 여긴 제대로 거들떠 보지도 않고 다음 장으로~
내가 대만에서 술 마시러 가면 꼭 시키는 것 중의 하나인 새끼옥수수(玉米)
그외에도 꼬치구이..
나름 재밌었던 메뉴는 게딱지 속을 채운 요리..
예전에 엄마가 조개껍데기에 이렇게 속을 채워 해줬던 요리가 생각났다.
메인 코스... 퓨전 레스토랑 답게 동서양이 혼합된 듯한 느낌~
나베.. 그리고 식사류...
이 집의 자랑은 사실 요리라기 보다는 술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사케에 일가견 있는 사람이 와서 보면 좀 알란가 모르겠지만 나는 공부하면서 마신다기 보단 그냥 시켜놓고 마시면서 즐기는 타입이라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다만 200여 종류의 사케를 맛 볼 수 있으니 여느 이자카야에서 마시는 감바레오또상 같은 다소 식상한 사케가 지겨운 사람들은 한 번 와볼만도 하겠다.
왼쪽이 도쿠리 가격, 오른쪽이 병 가격인데 가격도 그리 못 되지는(?) 않았다.
사케 외에도 위스키 등 양주 라인업도 있었다.
이 사케 바가 좋은 이유 중에 하나가 사케를 고르기 전에 꽤나 많은 사케들을 시음해 볼 수 있다는 것..
사믈리에(사케+소믈리에 합성어로 내가 급조함ㅎ)에게 취향을 말해주면 거기에 맞는 술을 권해준다.
그래서 거짓말 안 하고 한 6~7개 정도의 사케를 시음해 보고 달달하고 목넘김이 좋은 녀석으로 골랐다.
비커에 따라 정량 조절까지 아주 철저하게 하는데 사믈리에님에게 아양(?)을 좀 떨면 모른 척 좀 더 술을 따라주었다 ㅎㅎ
사케 세팅 중...
바 테이블에 앉으면 여느 칵테일 바처럼 다른 사람들이 시킨 술들이 준비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물론 칵테일처럼 요란하거나 한 것은 없다.
시킨 요리들이 속속 등판..
마 슬라이스에 명란 치즈 얹은 것... 개인적으로 좀 좋아하는 메뉴~
모듬 사시미..
참치, 연어, 단새우, 호타테에 우니까지 얹으니 나름 풍성해 보이지만 막상 몇 점 되지는 않았음 ㅠ
카라아게 꼬치..
아까 메뉴에서 신기해 보여 시켰던 게딱지 요리...
음 녀석들이 프레젠에 신경을 안 쓴 건지 내가 사진을 잘 못 찍은 건지...
그래도 나름 먹을만 했다.
여기는 가게 분위기랑 음식맛보다는 사케를 종류별로 다양하게 먹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 볼만한 곳인듯 하다.
시음도 꽤나 마음껏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개를 마셔보고 자기 입맛에 맞는 녀석을 고른 다음에 적당한 안주와 함께 즐기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이렇게 많은 인벤토리를 돌리는 가게가 10년간 안 망하고 있다는 건 나름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