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식 통닭구이 첫경험!
토니가 운전석에 앉고 나는 조수석에 앉았다.
뒷좌석이 떠들썩 해서 돌아보니 린다왈 큰 송충이가 짐과 함께 차 안으로 들어왔다고...@@
어찌 처리할 방법이 없어 일단 잡아서 봉지 안에 넣어두는 걸로 마무리...
캠핑 후 타이베이로 돌아가는 길은 진작부터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 쏟아지기 전에 텐트 정리하고 떠났으니 망정이지 그 산에서 이렇게 비가 올 생각하면 좀 섬뜩하기도 하다...
여튼 우리는 신주에 점심을 예약해 놓은 집으로 향했는데 폭우가 와서 그런지 길이 생각보다 막혔다...
영어식 표현으로 하면 그야말로 '비가 고양이와 개가 내리듯' 하는 장대비였다.
평소의 비가 구경 8mm짜리 권총 총탄 같다면 이 날 비는 구경 55mm짜리 기관총 총탄 같았다...
비가 하도 내려서 가게 바로 앞에서 차를 세워줬는데도 가게 앞으로 들어가니 이미 하반신은 거의 다 젖어 있었으니 말이다 ㅠ
급기야 비가 너무 쏟아지자 직원들은 천막에 물이 차서 찢어질 것을 걱정했는지 천막도 접어 철수시켰다.
이 집은 처음 와봤는데 나름 대만에서 유명한 통닭구이 프랜차이즈라는 듯 하다.
'이란' 지방에서 처음 시작한 집인데 인상 깊은 점은 직원들이 저렇게 닭 머리 모자를 쓰고 일한다는 점이다...
뭔가 대만스러운 귀여움이 물씬 묻어나는듯 하다.. (근데 직원들 표정은 하나도 안 귀엽 ㅎㅎㅎ 그냥 일하기 귀찮은 직원들에게 억지로 귀여운 모자 씌워놓은 거 같아 그게 더 귀엽다... 뭔가 투정부리는 애들한테 귀여운 모자 씌워놓은 것처럼 ㅎㅎ)
유명세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밖에서 대기중...
음식을 맛보러 온 건지 비를 피하러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장대비와 인파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필 화장실은 또 건물 밖에 있다고 해서 이런 빗발에도 니키는 화장실을 간다고 저 조그만 우산을 쓰고 밖으로 향했다...
내부는 엄청 넓었다... 그리고 별 것 없는 동네치고는 식당 인테리어도 좀 으리으리했다.
이건 통닭 굽는 가마...
야채도 직접 골라 주문할 수 있다.
엄청 커서 그런지 자리는 널널했다...
여기저기 드문드문 포착되는 닭모자 쓴 직원들이 인상적이다.
다들 착석 완료~
이제까지 발견하지 못했는데 린다의 가방은 귀요미 뿜뿜...
이게 가방인 건지 아니면 테디 베어의 머리를 매달고 다니는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의 귀여움이다...
이 나이에도 이런 걸 메고 다닐 수 있는 건 대단한 자신감 아니면 남의 취향을 존중하는 대만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 둘 중 하나일 거다.
애피타이저로 직접 떠서 먹는 죽순탕... 바깥이 쌀쌀했는데 이걸 마시니 몸이 따뜻해졌다.
드디어 나온 오늘의 메인 메뉴, 통닭구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닭의 모든 것을 통째로 구워준다.
참고로 저 옆에 나오는 액체는 닭을 구우면서 나오는 육즙 내지 기름인데 바싹 구워진 닭고기에 찍어 먹으면 나름 그 상성이 좋다.
누군가는 저 장갑을 끼워서 닭을 발라줘야 다들 편하게 닭을 먹을 수 있는데...
한 번도 해 본 적 없기도 하고 새로운 거 경험하는 걸 좋아하는 내가 마다할 이유가 없어 자원했다 ㅎㅎ
애들은 나의 노동력 착취를 멋지다는 말로 포장하며 한껏 뒤에서 바람을 넣었다 ㅎㅎ
진지모드로 닭살 바르는 중...
이게 생각보다 엄청 뜨겁더라... 그래서 비닐장갑 외에도 목장갑까지 줬던 모양...
나는 초 집중 모드로 닭살 바르고, 애들은 군침 흘리며 그걸 지켜본다...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니 은근 긴장되더라..ㅎㅎ
나를 열심히 찍어준 린다를 위해 귀요미 포즈 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ㅎㅎㅎ
닭발로 한 대 때려주고 싶은 표정 잘도 짓는다 ㅎㅎ
아마 많이 배고파서 약간 실성한 것 같기도 하다... 닭 발톱으로 촬영가를 위협해본다...
통닭구이 외에도 몇 가지 반찬들을 시켰는데..
이건 계란 탁 파 송송 정도 되겠다.
데친 나물에 돼지고기..
대만에서 나름 인기 있는 연꽃 줄기 데친 거..
처음엔 생소했는데 계속 먹다보니 은근 중독되는 맛과 식감이다..
이것도 무슨 줄기를 잘라 데친 거...
유토우라는 타로와 두부... 맛있음~
고기와의 영양 밸런스를 위해 채소도 듬뿍 시킴 ㅎㅎ
한 마리를 바르고 나니 7명이 먹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양이 얼추 나온듯 (물론 다른 반찬들과 함께 먹었을 경우)
끝까지 맛있는 요리로 심심할 틈이 없음~~
나가는 길에 발견한 전광판에는 한국어로도 소개가 되고 있었다...다만 번역이 좀 엉망인 게 웃겼다...
대추가 '날짜'로 번역되고 있는 이런 황당한 시츄..
무슨 맛집 관련 프로에서 김신영이랑 몇몇 연예인이 다녀갔다는 소개도 있었던 듯 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장대비는 멈춰있었고 우리는 차에 오르기 전에 옆 세븐 일레븐에서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차에 남겨졌던 송충이를 방생한 후에 우리는 타이베이로 향했다.
계속 운전하느라 피곤한 토니를 대신해 린다가 운전대를 잡았다.
린다는 승합차/SUV 운전도 아주 능숙하게 했는데 종종 여러 명이 여행 갈 때도 언제나 맞언니처럼 이런 일을 잘 해내는 야무진 친구다.
타이베이 근처에 와서는 토니와 어느 길로 가는 게 맞는지 실갱이를 벌였는데 정겹게 찌그닥째그닥 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뒤에서 도촬하려다가 린다한테 백미러로 딱 걸림 ㅎㅎㅎ
뒷좌석의 나와 니키는 저러다가 꾸벅꾸벅 졸기...ㅎㅎㅎ
어느덧 우린 다시 타이베이로 돌아왔고, 1박2일의 짧지만 알찬 대만에서의 첫 캠핑도 그렇게 무사히 마무리됐다.
대만은 한국의 1/3밖에 안되지만 작은 섬 치고는 꽤나 드라마틱한 자연 경관을 갖고 있고 사람들도 친절해서 그런지 어딜 가서 무얼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게 대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