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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Jun 08. 2016

[문화] 대만 단오절 음식 粽子 쫑즈

단오절에 먹는 대만 버젼 약밥!

한국은 음력5월5일 단오절을 따로 쉬지 않는데 대만에서는 춘절 (구정), 중추절 (추석)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명절로 올해에는 6/9(목) ~ 6/12(일)까지 총 4일을 쉽니다.

단오절이 코 앞으로 다가온만큼 여기저기서 단오절을 맞이하는 준비들로 바쁜데요. 물론 단오절에도 여러가지 풍습이 있습니다만, 가장 큰 행사로는 1) #쫑즈 粽子라 불리는 찐주먹밥 짓기와 2) 용주 龍舟 즉 dragon boat 경주 입니다.

둘 모두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 시인이자 충신 굴원이 망국을 슬퍼하며 강에 몸을 던져 죽자 이를 슬퍼한 백성들이 물고기들이 굴원의 시신을 먹지 않도록 강에 밥을 대신 던진 것에서 쫑즈가, 물고기들이 시신에 근접하지 못하도록 북을 치며 배를 타고 강을 나간 것에서 용주가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고 하네요.. (그 외에도 여러가지 유래설이 있네요~)

어쨌든 여기선 제가 직접 경험해 본 쫑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래곤보트도 꼭 한 번 타보고 싶은데...올해에는 한국을 가게 되어...OTL 쥐쥐

회사 동료가 집에서 쫑즈를 여러 개 만들어서 회사에서 이렇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ㅎㅎㅎ 
친지 없는 타지에서 이런 것에 명절의 온기를 느껴봅니다 ㅠ

아주 정성스레 대나무 잎에 싸져 있네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저렇게 포장되니 뭔가 한층 더 맛깔스러워 보입니다!

마침 오후에 출출하여 전자레인지에 땡해서 잎사귀를 걷어내고 시식을 해 봅니다~
(원래는 레인지보단 밥통 같이 찔 수 있는 냄비가 더 좋다고 합니다.)
뭔가 사진은 좀 거시기 하게 나왔는데 쫄깃쫄깃 짭쪼름하니 간식으로 제격입니다.

다만 여기서 재밌는 사실을 몇 가지 알게 되었는데요.

1) 쫑즈는 하루에 하나만 먹어라!
아니.. 이런 먹음직스런 것을 하루에 한 개만 먹으라고?!
알고 보니 찹쌀로 찌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날 수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저도 하나 먹었을 뿐인데 벌써 배가 꾸르륵 거리는 것이... 역시 현지인들 말이 틀린 게 없네요...
(근데 한편으론 이런 소화도 안 되는 음식을 뭐 이리 많이 만들어 먹는지;; 아마 굴원의 시신을 뜯어먹지 못하도록 고기들이 먹고 배탈나 죽으라고 그랬나;;;)
아침엔 이것과 관련된 뉴스도 보았습니다-_-; 쫑즈를 두 개 이상 먹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먹고 나서 속이 어땠는지 등을 인터뷰하더라는...@@ 대만 뉴스가 원래 이렇게 시잘때기 없는 것들을 주제로 잘 보도하곤 합니다.. 언제 이것도 별도 주제로 다뤄 보면 재밌을 듯 하네요.

2) 남쫑북쫑?
남남북녀 같이 쫑즈도 남방 스타일과 북방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한국도 김치, 막걸리 등이 지방마다 맛이 다르고 일본도 오사카풍과 히로시마풍 두 가지의 오코노미야키가 있듯이 말이죠.

먼저 북방계 쫑즈 北部粽은 특징이 찹쌀 및 기타 재료(고기, 밤, 콩 등)를 먼저 볶아 조리한 다음 대나무 잎에 쌓아서 찝니다. 그래서 일부는 북방계 쫑즈는 그냥 볶음밥을 만든 후 잎사귀에 쌓은 '산간 지방의 주먹밥'이라고 비하하기도 합니다.

                                                               북방계 쫑즈 北部粽


반면, 남방계 쫑즈 南部粽은 찹살을 제외한 재료들을 따로 볶은 후  익히지 않은 생 찹쌀밥과 함께 찝니다. 그래서 '정통 쫑즈'라는 자부심(?) 아닌 자부심이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위에는 땅콩 가루를 뿌리고 고수풀 香菜와 곁들여 먹는다고 하네요. 

                                                            남방계 쫑즈 南部粽


한 가지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대만은 70% 정도가 한족, 25%가 객가인, 5% 정도가 대만섬 원주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대만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에 대해선 https://brunch.co.kr/@dindout/7)


위 남북방계 쫑즈가 한족들이 주로 먹는 버젼이라면 (사실 저것들은 대만에서 주로 먹는 스타일이고 대륙에는 지방별로 훨씬 더 다양한 쫑즈들이 있다고 하네요.) 아래 것들은 객가인들과 원주민들이 먹는 쫑즈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좌측이 객가인 버젼, 우측이 원주민 버젼입니다.
뭔가 객가인 버젼은 찹쌀'떡'에 좀 더 가까운 모습인 반면, 원주민 버젼은 밥보다는 고기 롤에 더 가까워 보이네요...

자세한 레시피 및 설명은 여기 http://blog.ytower.com.tw/%E9%A3%9F%E8%AD%9C/%E5%8C%97%E9%83%A8%E7%B2%BD%E3%80%81%E5%8D%97%E9%83%A8%E7%B2%BD%E5%A4%A7%E4%B8%8D%E5%90%8C/
(다만 설명이 중국어 번체인 것은 함정...또르르...@@)


마지막으로 이건 약간 개그 버젼인데 북부랑 남부는 각각 스타일이 있는데 그럼 중부는?? 
이라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다소 웃긴 쫑즈(?)가 등장했네요...
대만 친구에게 물어보니 대만 중부 지방에 깡패들이 많이 사는데 사람들을 묶어서 바다에 매장해 버리는 것을 비꼬아서 부두에 있는 방파제 돌을... 저렇게;;ㅎㅎㅎ

사진 출처: http://www.appledaily.com.tw/realtimenews/article/new/20140530/407305/


모쪼록 한국은 휴일이 아니지만 대만과는 좀 색다른 한국만의 단오절 풍습을 되새기면서 뜻깊은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쫑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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