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부터 프로포즈를 받다!
펑후에서의 이튿날이 밝았습니다~
어제가 여행 첫날이라 아침 일찍 일어난 것도 있고, 하루 종일 까막눈 상태로 섬을 돌아다니느라 피곤했었는데 호스텔 주인 빠지에랑 알바소녀 2명이랑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결국 늦게 잠이 들었네요 ㅠ
#한일 우정의 역사, 어느새 10년지기
지난 펑후섬 1탄 - 북서편에서 마저 설명 못 했던 에피소드를 잠깐 소개하고 가자면,
나오키군은 대학 교류 때 만난 일본 자매 대학의 친구로 제가 2주간 교류학생들 집에 머물며 지낼 때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제 일본어가 서툴러서 대부분 영어로 대화 했더랬죠. 근데 일본사람들이 원래 영어와 친하지가 않다보니 교류를 하는데 한계가 느껴져 귀국하자마자 일본어를 마스터..
나오키군은 나오키군대로 한국에 심취하게 되어 여러 번 한국도 방문하고 어학연수, 유학 등을 밟으며 한국어의 달인이 되었죠...
그렇게 저희는 한국어, 일본어로 소통하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영어는 이제 바이바이 ㅎㅎㅎ)
다만 재밌게도 이 녀석과 제가 중국어에 관심을 갖게 되어 현재는 각각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저희끼리 얘기할 땐 한국어/일본어를 반반씩 섞어서 하고 현지인과 대화할 땐 중국어를 쓰다 보니 사람들이 저희가 대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도무지 아리송해 하더군요 ㅎㅎㅎ
그래서 만날 때마다 어느 쪽이 일본에서 왔고 한국에서 왔는지 설명해줘야 했고 여행 후반부에는 그냥 귀찮아서 따로 묻지 않으면 그냥 한 나라에서 왔다고 둘러댐 ㅎㅎㅎ
이번 여행에서도 나오키군이 중국어를 할 줄 알아서 현지 친구들이랑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어 너무 좋았네요. 여튼 현지 언어를 배우면 여러모로 교류할 때 좋은 건 확실한 듯 합니다~!!
#따끈따끈 갓구운 빵처럼 따뜻했던 대만인들의 친절한 아침
오늘은 섬 남쪽의 섬들을 투어하기로 해서 7시40분까지 남해여객중심 선착장으로 가야했습니다.
근데 어제 친구가 된 호스텔 사람들이 기어이 맛나는 대만식 아침식사 가게를 데려가 주겠다며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약간 시간이 쪼들리긴 했지만 호의를 무시할 수 없어 같이 출바알~!!
도착한 곳은 알고보니 저희가 어제 브런치(?)로 먹은 딴삥 가게 바로 옆집... 알고 보니 여기가 이 동네 사람들에게 유명한 집이었습니다. 7시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사람들이 북적북적~ 8시에 도착하면 줄 서서 먹어야 한다고 하네요...
자리를 잡고 유명하다고 하는 메뉴들 시켜 달라고 하니 요렇게 시켰네요.
이 집 명물 빵 (좌) / 로보까오(蘿蔔糕)라고 하는 무 케익(중) / 햄, 옥수수 딴삥 (우)
한국 사람들에게 맛있다고 할 정도의 음식은 아니나 대만에서 맛있다고 하는 아침식사가 이 정도다!를 체험하는 느낌으로는 와볼만 한 곳인듯~
기념 사진 박고~!! 호스텔 알바소녀 둘은 타이페이 대학에서 공부 중인데, 방학을 이용해 펑후 호스텔에서 숙식 해결하며 일을 돕고 있다고 하네요~
7시반이 되니 이미 행렬이...ㄷㄷㄷ
그리고 부랴부랴 선착장을 갔는데 알고보니 7시 40분 집합이 아니라 출발(!)이었다는...ㄷㄷㄷ
하마터면 배 놓칠 뻔 했네요 ㅠㅠ
어제 티켓을 샀던 아주머니가 수 차례 전화했는데 하필 그 때 또 화장실에 있느라 전화도 안 받고...ㅎㅎㅎ 화장실 나와서 아주머니 마주쳤더니 계속 우리를 찾아헤메며 속을 태웠는지 빨리 오라며 손짓하던 게 생각나네요~
그렇게 저희는 배를 탔습니다~
승선인원이 족히 200명은 되어 보이는 중형 쾌속선~
그렇게 1시간 반 가까이 배를 타고 奇美(치메이)섬에 도착했습니다~
어제 오토바이를 타본 관계로 오늘은 더위도 피하고 편하게 여행할 겸 섬 투어 패키지 살 때 투어버스도 포함~
이게 저희가 탄 2층 버스~
단체 관광 때처럼 섬을 한 바퀴 돌며 주요 명소에 내려주면 10~20분동안 풍경 보고 사진 찍고 다시 타는 식입니다~
처음 간 곳은 깨끗한 바다위에 만들어진 두 개의 하트 모양 돌담으로 유명한 雙心石滬(쌍심석호).
지역 특징을 잘 살린 요 쌍심장 벤치를 밟고 올라가면 잘 보입니다~
저게 바로 쌍심장~ 하트 두 개가 아래위로 연결된 모습~
보시면 알겠지만 먼 바다를 향해 열려 있고 그 각도가 육지를 향할 수록 점점 좁아지는데요.
이건 현지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일종의 전통 어장 같은 것으로 돌로 담을 쌓은 형식.
파노라마~
다행스럽게도 날씨는 매우 쾌청!
지난 편에도 소개했지만 펑후섬은 산이 없어 바닷바람이 그대로 육지까지 오다보니 큰 나무가 없이 섬 전체가 평야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와 나오키군의 독사진~
쌍심장 동상 앞에서 (저 혼자 오버한) 앙증 사진 하나 박고...
난간에도 뭐라고 메세지를 새겨놨네요~
버스에서 내려서 구경 중인 여행객들
배도 출출하고 해서 저 전복 구이를 먹어봤는데 살짝 비싸긴 합니다만 (제가 먹은 건 큰 사이즈라 100...ㅠ) 쫄깃쫄깃하니 맛있더군요~
그리고 현지 특산이라는 흑설탕 석화차~ 레몬 넣어서 새콤달콤~
용호상박이 아닌 용사상박? 大獅風景區
왠진 모르겠지만 小台灣(소대만)이라고 대만섬 미니어쳐 같이 툭 튀어나온 바위는 스킵하고 사자를 닮은 바위가 있다는 대사풍경구(따스펑징츄)에 도착!
민가 담벼락을 귀엽게 꾸며놓았더군요~
현지 특산물인 짱아찌와 말린 생선~
한국의 말린 멸치의 벌크업 버젼 같아 보였는데 파리들이 날려서 그냥 안 먹어보고 패스~
이게 이 곳 하이라이트~ 저 가운데 부분이 한 마리 용이 내려오는 것 같은 모습이라는데...ㅎㅎㅎ
그리고 이 바위가 바로 여기 이름이 붙게 된 이유. 사자 바위~
뭐랄까 탈춤에 나오는 사자 머리를 많이 닮은 듯 하네요~
관광객은 어딜 가나 다 똑같은 모양입니다... 벽에 낙서하기 ㅎㅎㅎ
그리고 나서 七美人塚라는 곳을 더 들렀는데 딱히 볼 것도 없고 유료여서 들어가보지는 않고 그냥 스킵~
쌍심장이 펑후섬을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이긴 한데 딱히 그리 볼 것이 풍부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섬이었습니다.
다만 치메이는 남쪽 여러 섬들을 방문할 때 들르는 거점이기 때문에 남쪽 섬들을 가려면 필연적으로 오게 될 듯 하니 온 김에 둘러보시면 될듯!
사실 저는 치메이 섬 보다 왕안 섬이 더 맘에 들었습니다.
배를 타고 가다가 이 투어 패키지에는 지난 포스팅에 소개드렸던 란똥(藍洞)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좌절하던 찰나(여기 가보고 싶으신 분들은 지난 포스팅 참고), 왕안 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금방 그 고뇌(?)를 떨쳐낼 수 있었습니다 ㅎㅎㅎ 뭐 이걸 핑계로 다음에 한 번 또 와보는 걸로~
왕안 섬에 도착!! 무쟈게 덥네요~
일단 도착하면 우리 투어버스 찾는 게 일입니다...
투박하게스리 아무도 어느 버스 타라고 알려주지 않아 서바이벌 형식으로 자기가 알아서 잘 찾아야 합니다~ 아무나 붙잡고 티켓 보여주며 물어봅니다...ㅎㅎ
정오가 다 되었기 때문에 먼저 점심부터 해결하기로~
뭔가 붉은 글씨가 대륙스럽네요...
점심 메뉴는 펑후식 뷔페... 뭐 소박한데 먹을만 합니다. 메뉴도 많아서 먹고 싶은 반찬 위주로 떠봤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펑후 전통 가옥 민속촌 中社古厝群
관광화되지 않고 진짜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었습니다.
일부 가옥들은 주민이 떠났는지 이렇게 폐가가 되어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네요.
가장 특이한 것 중의 하나는 여기도 제주도처럼 바람이 세다 보니 돌담을 지어놨는데 돌의 재료가 바로 다름 아닌 산호초!!!
제주도 한라산 같은 산도 없다 보니 돌이 없어 이렇게 산호를 재료로 담이며 집을 지었다고 하네요.
옛날 펌프식 우물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이 참 아름다워서 한 컷~
지붕의 곡선이 아름답네요~
저 멀리 보이는 바다~
고즈넉한 마을 풍경
그리고 그 고즈넉함에 도전하는 관광객들 ㅎㅎㅎㅎ
저러고 몇 분 앉아있음 타 죽겠더라는 ㅠ ㅎㅎㅎㅎㅎ
여기는 실제로 사람이 사는 가옥이었는데 전통 가옥 보수하는 장인이 사는 공방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좁은 골목~ 그리고 모델로 세워 찍은 나오키군
찍어주고 보니 괜찮아서 저도 찍어달라 했는데 나오키군 촬영 솜씨가 '오키'하지 않아 제 건 패스~ㅎㅎㅎㅎㅎ (스망, 고노야로)
저는 대신 담벼락 데코가 독특한 집 앞에서... 뭔가 저 거대 물고기의 뼈다귀를 보니 '노인과 바다'의 그 노인이 살 것만 같은 집이란 알 수 없는 느낌적 느낌~ㅎㅎㅎ 좀 카리비안 스럽기도 한 듯 하고...
그리고 이 곳 돌에서 채취했다는 보석...
예쁘긴 했는데 아저씨가 안 깎아준다고 해서 안 삼 ㅎㅎㅎㅎ
뭐 나름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품질의 보석이라고 홍보하고 있네요~ㅎㅎㅎ
마을 광장에 있던 화려하기 그지 없는 탑... 태풍 오면 안 부서지려나 모르겠네요..
선인장으로 뒤덮인 언덕, 천대산 天台山
다음은 전망이 탁 트인 천대산 전망대.
펑후섬의 특산물 중 하나가 바로 선인장인데요. 이 전망대 언덕이 선인장으로 뒤덮여 있더라구요.
선인장에서 피는 노란 꽃은 가시로 뒤덮인 선인장과는 다르게 아름답더군요~
그리고 그 앞으로 펼쳐진 바다~
이곳에는 중국 신화에서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이 용변(?)을 봤다는 바위가 있었습니다...;;
전망대 바로 아래로 선인장 밭이 보이고 저 멀리 해안선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네요~
사진도 시원시원~ㅎㅎㅎㅎ
뭔가 제 사진은 좀 덜 시원해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ㅎㅎㅎ
사진 구도가 문제인건가... 아님 제 포즈가 문제인건가...ㅎㅎㅎ
그렇게 남도 투어를 마치고 다시 본섬으로 돌아온 다음에 바로 발길을 옮긴 곳이 있었으니....
#모세가 가른 홍해가 대만에! 摩西分界
펑후 본섬 동쪽 위 끄트머리에는 매일 2차례 일어나는 간조 때마다 섬으로 가는 바닷길이 열리는 곳이 있었습니다. 이름도 마서(중국어로 발음하면 '모시' 즉 모세)분계('세계를 가르다'는 뜻)!
이것도 호스텔 주인 빠지에가 가르쳐 준 덕분에 이리 좋은 곳이 있는 줄 알게 되었다는~~!
그야말로 꿀 팁!
근데 매일마다 간조 시간이 거의 45분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꼭 penghu-nsa.gov.tw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고 가시길~
도착하면 풍력발전기와 평야가 쫙 펼쳐진 게 메말랐을 이스라엘 어딘가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동화와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바닷가 근처로 나왔습니다..
저 멀리 섬을 향한 행렬이 시작되었네요~
아직 밑바닥이 보이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미 수심이 많이 얕아져 지나가도 발목까지 밖에 물이 차오르지 않습니다.
저희도 행렬에 동참~
나중에야 생각 난 것이지만 사람들 다들 건널 때 동참하는 것도 재밌지만, 멀리서 바다가 갈리는 모습을 고속 촬영해봤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_~
서서히 바닥이 모습을 드러내네요~
여기가 언제 바다였냐는 듯...
섬은 바위로 된 언덕인데다가 따로 올라가는 계단이 없어 바위를 타야 합니다.. 미끄러운 슬리퍼를 신고 가셨다면 주의 요망!
언덕 위에서 바라 본 '갈라진 바다'
그리고 정복자들 ㅎㅎㅎ
젊은 대만애들은 여기서 모세가 바다를 가르는 듯한 포즈로 사진도 찍고 했었는데 녀석들이 너무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바람에 포기...ㅎ
호기롭게 포즈 잡아 보이는 나오키군
언덕 위에서 바라본 바다와 풍력발전기들..
썰물이 시작되고 약 1시간 후의 모습... 저 길이 다 자갈이어서... 다리 지압에는 좋으나 신발 안 신으면 엄청 아픕니다 ㅠㅠ 저도 처음 몇 분은 지압하려고 맨발로 걷다가 거리가 너무 긴지라 결국은 신발 챤스...
나오키군은 내기에서 져서 돌아가는 길은 전부 맨발로 걷기로 했으나 반도 못 가서 포기 ㅠ
바다가 모습을 감추니 아래에는 이런 전복 같은 모양의 바위들이 듬성듬성
그리고 나서 저희는 본섬 남서쪽 끝에 있는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이 근동에 해변도 많이 있어서 해변 구경도 할겸~
도착한 전망대는 무슨 분수대 같기도 하고 버섯 같기도 한 전망대~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기에 일품이네요~
저 멀리 해가 뉘역뉘역~
툭 튀어나온 반도 위에 있는 전망대라 사방이 바다네요~
요 앞에는 무슨 동굴이 있다고 적혀 있는데 아래에 있는지 도통 찾을 수가 없더군요 ?_?
뭐 요정도? 이것 말고는 딱히 별다른 건 없었다는~ 그냥 차 갖고 계시면 드라이브 겸 가보는 정도?
하지만 이 전망대 가는 길에 있는 해변은 탁 트여서 해상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주변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 같은 것도 있어서 주말이면 왠지 사람들로 북적거릴 것 같은 느낌의 해변이었네요~
뭔가 일본의 에노시마 해변이랑도 조금 닮아 있는 듯한 인상... 나오키군도 끄덕끄덕~
노을에 비친 서쪽 해변이 사람들의 실루엣과 어우러져 아름답네효!+_+
#대만 내 최고령 천후궁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헉헉)
바로 어제 문을 닫아 들르지 못했던 천후궁.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천후궁이라고 하니 안 가볼 수가 없겠죠~
대만에는 사당이 널렸지만 뭔가 펑후 천후궁은 규모가 그리 크거나 으리으리하지는 않았지만 딱 봐도 그 중후함이 느껴졌습니다.
정문
처마 밑 목재에서도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나요?
입구 양 옆을 장식하고 있는 호랑이(좌)와 용(우). 뭔가 용호쌍박 같은 느낌이네요 ㅎㅎㅎ
내부의 소품 하나하나에서도 세월의 흔적이...
그.런.데..
생뚱맞게도 안에 이런 현대식 운세 기계(!)가... 그것도 엄청 앙증 맞은 걸루다가...ㅎㅎㅎㅎㅎㅎ
너무 엉뚱하면서도 대만스러운 게 웃음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한 번 뽑아보기로 했습니다~ 단돈 10 NTD!
대박! 그야말로 大吉. 가장 길한 운세가 뽑혔네요~
대만에서 얼마나 더 머물지는 모르겠지만 있는 동안 좋은 일만 가득할 거라는 계시라 생각하니 기분 업!
나오키군도 뽑았는데 마찬가지로 大吉.
(흠... 이거 혹시 다 大吉인 거 아닐지 하는 찝찝함 ㅎㅎㅎㅎ)
어두운 천후궁 내부와 푸른 하늘의 대조가 아름답네요~
차로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이름 모를 아리따운 꽃~!
무슨 츄파츕스 막대사탕 같이 생겼네요~!!
#프로포즈를 부르는 석양, 펑후와 사랑에 빠지다
그리고 대만에서도 서쪽 끝(중국 대륙 바로 옆에 있는 금문도 제외)에 위치한 펑후섬이기에 석양이 아름다울 거 같아 빠지에가 알려준 최강 석양 관망 포인트인 관음정해양공원(觀音亭海洋公園)으로 고고씽~
해가 이미 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부랴부랴 차를 몰고 갔는데 주차 공간이 없어 배회하다가 겨우 주차 후 전력 질주로 공원에 도착!!
그리고 저는 그저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냥 감상하시죠 ㅠㅠ
이런 차 갖고 배우자 또는 남여친이랑 같이 오면 게임 끝일듯..
최고의 데이트 장소!
아무데서나 사진 찍어도 그냥 그림이고 작품이고 쟈켓사진입니다...
여길 나오키군과 온 게 잠시나마 아쉬웠...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이 공원 명물인 레인보우 브릿지.
각도가 조금 가파르긴 하지만 둥그렇게 아치형으로 지어진 무지개빛 다리가 노을과 어우러져 너무 멋지더군요~
더 맘에 드는 건 차가 지나다니지 못하고 사람만 지나다닐 수 있는 다리라는 것! 그래서 더 운치 있엇네요~
해가 더 져도 여운은 가시질 않습니다.
저 멀리 시내 야경도 보이네요~
무지개가 바다에 떴습니다~!!
4~6월에는 여기서 불꽃축제가 이어집니다~ 펑후에 오고 싶으신 분들은 이 기간에 오는 걸 강추 드립니다. 날씨도 너무 덥지 않아서 딱일듯~!
개인적으로 저는 관음정해양공원으로 너무너무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이런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프로포즈를 하면 너무나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ㅎㅎ
#빈티지 풍 식당에서 펑후 가정식 백반
그리고 허기진 배를 채우러 펑후식 백반집에~
여기도 물론 빠지에가 블로그 검색해서 알려준 곳입니다.
음식도 펑후 스타일인데다가 식당 겉과 안 모두 너무 예쁘게 꾸며 놓아서 맘에 들었습니다~
안은 복고풍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네요~
제가 묵었던 호스텔이랑 분위기가 비슷하다 싶었더니 알고보니 호스텔 주인 빠지에 친구가 하는 식당이었더군요~ (생각해보니 이 집 추천해주며 자기 이름 대면 잘 해줄 거라 했는데 그 생각을 못함;;)
아마 빠지에가 호스텔 열 때 인테리어 같은 걸 도와준 듯~
이런 것들은 다 어디서 모았는지...@@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신경 쓴 게 맘에 들었습니다.
메뉴판.
대략 그림에 나와 있는 것들이 대표 메뉴일듯 하여 종업원에게 펑후에서 유명한 메뉴로 추천 받아 보았습니다~
고기 볶음과 꽁치 조림. 모두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메뉴였던 듯 하네요.
소박한 밥상~ㅎㅎ
이건 일본어로는 '고야'라고 하는데 좀 씁쓸한 맛이 나는 채소입니다.
맥주도 한 병 시켰는데 맥주도 마치 막걸리처럼 저렇게 사발에 따라 마시네요.ㅎㅎㅎ
맛이 엄청 훌륭했다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분위기가 너무 멋져서 나름 만족스러웠던 저녁 식사였습니다.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청정지역인 펑후섬에서 별을 보고 싶어서 좀 조용한 곳으로 와봤습니다.
사진에는 담지 못했는데 별들이 정말 많더군요~!! +_+
펑후에서의 마지막 밤이 이렇게 끝...
인 줄 알았습니다...
씻고 자려고 하는데 호스텔 알바소녀들이 빠지에 생일이라고 같이 축하하지 않겠냐고 하여...
간단한 생일 파티를 마치고 무거운 눈꺼풀을 견디며 시작한 이야기...
그 와중에도 이야기꽃은 피고야 말더군요 ㅎㅎㅎㅎ
게다가 저희의 어버버 중국어를 경청해서 들어주니 신나가지고 주저리주저리..
그렇게 즐겁게 생일케익도 나눠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잠을 청했습니다~!
끝~!
인줄 알았는데 이게 또 대박 사건 ㅠ
#에필로그. 야밤 괴여인의 습격
자고 있는데 새벽 2시에 어떤 여자가 고래고래 밖에서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_=;; 새벽 2시입니다.
저의 짧은 중국어로도 여자가 매우 화가 나 있고 욕설을 뱉고 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부부싸움이 났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20-30분 이어지고 대박인 것이 이게 옆집 일이 아니라 알고보니 여성 분이 저희 건물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더군요..
순간 얼음 ~_~ 이미 잠도 다 깼네요 ㅠㅠ
그리고 머리에 온갖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여자는 도대체 뭐에 화가 났으며 왜 개념 없이 이 야밤에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대는지..
그 순간, 소리가 점점 건물 안으로 들어오더니 쿵쿵쿵 소리와 함께 여자가 저희 방문 앞까지!!!!!! XㅁX
그러면서 "어딨어~ 빨리 나와~!!"
ㅅㅣㄱㅓㅂ...
순간 저희가 뭐 잘못한 게 있나,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던 찰나
그냥 쥐죽은 듯이 있었더니 다시 내려가더군요..그리고 다시 잠잠... 상황이 종료된듯 했습니다.
이상한 건, 이런 정신 나간 여자가 행패를 부리는 동안 주인인 빠지에는 도대체 어디서 뭘 하길래 그냥 상황이 이렇게 방치된 걸까...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거실 소파에서 잠에 빠져있는 빠지에를 보자마자 물었습니다. 어제 뭔 일 있었는지 아냐.
그랬더니 자기 전처가 와서 소란을 피웠는데 미안하다고...;; (뭥미)
근데 넌 어디 갔었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괜히 있어봐야 싸움만 길어진다고 도망-_-;을 쳤다고 하네요.
결혼한 지 3개월만에 이혼을 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여튼 너무나 좋았는데 막판에 이런 일이 생겨서 ㅠㅠ
암튼 인상적인(?) 해프닝이었습니다. 다행히 별 일 없이 끝나 다행이긴 한데...왜 그 전처 분은 야밤에 이 소란을 피운 건지... 여튼 사람 일은 참 아리송한 것 투성이인 듯~!
자, 저희는 발길을 재촉해 다음 일정을 위해 공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