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하는 이모씨 Aug 23. 2023

6-7. 1페이지로 돌아갈 때

평가를 앞둔 지금.

평가를 받기 앞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금 쓰던 걸 깔끔히 마무리하고서야 다른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들 하지만

그건 그럴 것 같은 거지 실제로 그렇지도 않다.

가능한 한 빨리 지금 스토리에서 빠져나와서 다음 스토리로 넘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1. 이제부터는 칭찬보다 매가 더 가깝다.

이제부터 상처받을 일이 영광스러운 순간보다 더 쉽게 찾아올 수 있다.

지금 내 손에 든 것이 이 스토리하나가 전부라면 결국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만다.

그건 생각보다 그렇게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2. 이제부터는 하루하루가 더 길고 지루해진다.

생각보다 평가의 답은 그리 빨리 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나쁜 결과일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확실한 답이 오기 전까지는 절대 희망을 버리지않는다. 그 간의 경험들은 다 까먹고 기적을 바라게 된다. 그럼 정말 시간이 미친 듯이 느리게 흘러간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하루하루가 지루하다.

이럴 때 한눈을 팔아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시간이 정상적으로 흘러간다.


3. 덜 절실하기위해.

이거 하나면 이 스토리하나에 향후 (적어도 6개월) 내 인생이 걸려있다.

나쁜 소식은 지난 시간도 지워내지만 향후 몇 개월 나를 나락으로 떨어트려 허송세월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이 스토리가 덜 절실해야 한다.

덜 심각해야 한다. 이것보다 더 정이 가는 다른 스토리와 얼른 친해져야 한다.


4. 덜 절박하기 위해

절박해지면 어리석은 판단을 하기도 쉽다.

섣불리 이 스토리를 버려 버릴 수도 있고 부당한 계약에 금세 무릎 꿇어버릴 수도 있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스토리를 대하는 태도에도 여유가 생긴다.

박해지면 조급해지고 조급해지면 실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5. 정말 이 스토리를 잘 고쳐서 살려내고 싶다면

이제 평가의 과정에서 이 스토리는 여러 의견들을 듣게 된다.

그 의견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적용할 것과 버릴 것을 구별해 가려면 내가 건강해야 한다.

내가 무너져 내리면 이 판단이 흐려진다.

이 말 저 말에 크게 흔들리기 쉬어 결국 스토리는 산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모든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다음 카드가 있어야만 한다.

지금이 바로 이제 다시 1페이지로 가야 할 때다.

이전 07화 6-6. 원래는 이제 필요한 건 평가다. 그런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