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하는 이모씨 Aug 24. 2023

6-8. 어려운 건 당연하다.

만약 어떤 이의 꿈이 음악을 작곡하는 것이라고 했을 때, 그저 "그동안 교향곡도 참 엄청나게 많이 들었지. 게다가 난 피아노도 칠 줄 알잖아... 이번 주말에 한 곡 써보지 뭐" 하는 식으로 접근해 볼 수 있을까?  그러나 많은 수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바로 이런 식의 태도를 가지고 작품을 쓰기 시작한다.
"그동안 영화 참 엄청나게 봤지. 괜찮은 것도 있었고 후진 것도 있었고, 국어는 항상 A학점이었지. 이번 방학 때 한편 써볼까?"
                                                                 [출처] 로버트 맥기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 동의했다. 

왜 이렇게 우습게 알았을까? 후회도 됐다. 한심하기도 했다. 

우리는 피아니스트만큼 피아노를 치고 바이올리니스트만큼 바이올린 연습을 하는 작곡자들만큼 노력하지 않으면서 그들이 만든 노래보다 더 사람들이 감동하는 스토리를 만들려고 하다니... 

날로 먹으려는 도둑놈 심보가 따로 없다. 


우린 도둑이 아니니까, 

지금 바이올린을 이제 막 들었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베토벤처럼 까지는 바라지도 않을 테니 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중에 한 명만큼 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들이겠다고 마음을 먹어야 한다. 

그러면 이 모든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지금 내 글이 엉망인 것이

지금 아무것도 모르겠는 것이

지금 이렇게 한다고 될까 의심스러운 것이 

모두 당연하게 느껴진다. 


우리의 스토리는 그 자체로도 빛나며 제 몫을 해낼 수 있지만 

교향곡의 무수히 많은 요소 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어느새 그 스토리는 영화가 될 수도 있고

드라마가 될 수도 있으며

웹툰이 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줄도 끊어 먹고 

활도 틀어지게 다루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게 때문에 부끄러운게 아니다. 여기가 끝이 아니고 과정일뿐이니까.







이전 08화 6-7. 1페이지로 돌아갈 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