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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Jul 18. 2022

주변 모든 것들이 그림 소재가 된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린지는 4년이 되어 간다.

일 년에 150점 남짓 그렸으니 평균 2~3일에 한 작품씩은 그린 것 같다.


틈나는 대로 그림을 그리려고

가방에는 항상 샤프, 피그먼트 라이너, 지우개, 스케치북, 물감, 붓 등 그림도구가

담겨 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소재가 고갈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함이 있다.

그래서 보통은 여러 어반 스케치나 여행 드로잉 밴드나 오픈 채팅 등 동호회에서

주 1회 올려주는 미션 사진 중 마음에 드는 풍경을 골라 그리기도 한다.

그래도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내 마음에 들어오는 공간을 그리면 확실히

동호회에서 올려준 사진과 작품의 차이가 있다.


그림 소재를 찾다 보니 평소에도 주변을 자주 탐색하는 습관이 생기게 된다.

산책 중 마음에 와닿는 장소를 만나면 자리에 앉아 스케치를 한다.

운전 중 그리고 싶은 풍경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 둔다.

주변 곳곳에서 괜찮다 싶은 장면, 풍경, 일상을 사진으로 찍어 둔다.


논산 강경 농가


노란색 담벼락이 둘러쌓은 농촌 가옥,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천문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은행,

우리 아파트 단지에 있는 빨간 우체통과 벤치....

지나치기 쉬운 것들이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그림 소재가 된다.


그러다 보니 내 사진첩은 인물 사진보다 풍경, 공간 사진이 대부분이다.


나무나 농가 같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연습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나무 그리기를 연습할 때는 한참 동안 동네 구석구석 나무를 바라보며

줄기와 잎의 방향을 관찰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그려본다.

농가 그리기를 연습할 때는 시골마을을 찾아가

양철, 플레이트 지붕의 구조와 설치 방식을 꼼꼼히 관찰하고

여러 형태의 지붕을 그려 본다.

한옥을 연습할 때도 지역 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을 찾아가서

고택의 구조와 형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스케치를 여러 번 하면서 내 것으로 만든다.


그렇게 그림 그리기가 일상생활이 되다 보니

여행을 갈 때도 하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곳보다는 그림 소재가 많은 곳으로

정한다.


4년 동안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지겹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

아마 평생을 함께할 내 취미를 하나 찾은 것 같다.


오늘은 어떤 소재를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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