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환기시켜 주는 것들
매일의 루틴을 지켜가며 그걸 기록하는 사람들의 영상을 보며 괜히 펜과 인덱스를 구매해 성실한 기록을 다짐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 운동하기, 감사일기 쓰기, 좋은 건축물 하루에 하나씩 기록하기, 책 읽기, 드로잉 이 다섯 가지 체크리스트 중 하루에 두가지 만이라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계획형 인간이지만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어서 조금만 느슨해지면 계획의 완수범위를 가뿐히 넘어 불규칙한 생활로 넘어가게 됩니다. 보통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미팅, 마감같은 데드라인을 두고 그 사이 시간을 최대한 일하는 데 쓰는 편이기 때문에 일상을 일과 구분 지을 소소한 루틴들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루틴을 잃은채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두었다가 결국 반성과 함께 돌려놓는 것을 반복하면서 또 한 해를 보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섯 가지 중 하나 체크하기도 힘든 날도 있지만 전보다 분명 나아진 것은, 완벽하게 못 해낸 것에 실망하기보다는 내일 ‘다시‘하면 된다는 의지를 다지며 조금씩이라도 지속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루틴과는 조금 다르지만 오늘 실패하더라도 다시 해보자는 의지를 만들어 주는 몇 가지 행동들이 있습니다. 계획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일로 만난 사람과 감정적이 될 때, 소모적인 걱정이 계속될 때 등등. 그 생각들로부터 환기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 들입니다.
01/ 호흡에 집중하기
코로 숨이 드나드는 것에 집중합니다. 눈을 감으면 명상하는 것과 같습니다. 명상을 매일의 습관으로 만드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한 번씩 모드를 바꾸고 싶을 때면 이 방법을 씁니다.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법을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다른 자극으로 집중이 달아나더라도 다시 그 집중을 코 끝으로 가져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생각은 코 끝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서 인생을 대하는 태도 같다고도 여기고 있어서 여러 복잡한 상황에서 중심을 찾고 싶을 때 하게 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02/ 장소 벗어나기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그 환경을 바꿔보라는 이야기를 언젠가 듣고는 뭔가 막히는 상황일 때면 산책을 하려고 합니다. 엉킨 실타래를 풀려고 하다가 더 꼬여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일 때 잠시 그걸 내려놓고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다 보면 운 좋게 기분 좋은 풍경을 만날 수도 있고 지나가는 고양이에게 시선을 뺏기기도 하면서 과열된 두뇌가 식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와 선명하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하는 해소법 중 하나입니다.
03/ 커피 내리기
포트에 뜨거운 물을 끓이며 원두를 갈고 차분이 물을 부으며 커피를 내리는 시간은 언제나 좋습니다. 물이 끓는 동안 퍼져나가는 원두향을 즐기고 내려진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음의 준비가 되는 기분입니다. 아쉬운 마음에 커피를 마시면서 쉬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끼는 시간 중 하나입니다.
스스로 학습시켜서인지 생각이 고일 때면 심호흡을 하며 그 생각의 고리를 잠시 끊습니다. 그리고 관성적으로 진행되는 생각과 행동을 떨어져서 바라보는 연습을 합니다. 내 중심을 지켜내고 싶어서 애써하는 노력입니다. 그렇게 내 호흡에 집중하면서 올해는 목표를 위해 세운 것들을 좀 더 촘촘히 실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