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에는 What IF 라는 시리즈가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MCU 히어로 영화들의 스토리에서 핵심이 되는 요소들에 뭔가 나사풀린거 같은 말도 안되는 색다른 변수를 가미하여 스토리가 전혀 다르게 진행되는걸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주는 흥미로운 애니메이션이다. 그중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이런 식이다. 만약 아이언맨이 탄생하지 않았더라면? 재능은 있지만 자기밖에 모르고 무책임한 마인드를 가진 스타크인더스트리 무기제조사의 CEO. 토니스타크가 훗날 타노스로부터 자신을 희생해 인류를 구원한 히어로 아이어맨으로서 각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준 사건. “테러리스트의 납치” 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 What IF 에피소드의 세계관에서 결국 아이언맨은 탄생하지 않게 된다. 이기적인 무기제조업자. 토니스타크만이 화면에 모습을 비추고있을 뿐이었다.
토니스타크의 생명을 위협한 그 납치사건은 그가 영웅이 되기 위해 일어났어야 하는 일이다. 왜냐면 그 일이 일어나고 나서야 토니스타크는 자신이 만든 무기가 세상에 암거래를 통해 유통되고 있고, 테러리스트들의 악행의 도구로서 이용되고 있다는 현실을 자신의 두 눈으로 목격하고 그제서야 자신이 해온 일들에 대하여 후회를 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납치사건은 결과적으로 토니에게 재난이 아니라 그가 히어로가 될 기회로서 기능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토니는 히어로 아이언맨이 되고나서 자신의 건강한 가슴에 기계인 아크리액터를 박아넣고 수 차례의 위협적인 상황을 겪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에게 잘알려진 히어로 아이언맨이 된 토니스타크의 삶이 이 What IF 에피소드에 나온 그의 삶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숭고하고 값지다는걸 알고있다.
아는 사람만 관심있어할 시리즈 이야기로 글이 장황하게 길어졌는데, 이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아프고 힘든 후회의 경험은 사람에게 교훈을 남기고 발전시킨다. 불행도 재산이라는 말이 있듯 당신의 후회 또한 당신의 구성성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외면하지 말고 그 후회가 만들어준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는게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