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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이 Feb 28. 2022

타인을 찾게되는 이유

가벼운 마음으로 가볍게 서로를 찾아 즐기며 놀 사람이 없다.


힘들 때 나에게 의지하려하고 

내가 기꺼이 의지가 되어줬던 친구들이

자기들 살만해지니까 약속이라도 한듯이 깜깜무소식이다.


웃기는건 전부다 알고지낸지 10년은 넘은 인간들이라는건데

언젠가는 나도 그들로 부터 의지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정을 쏟고 투자를 했었던 이 녀석들의 사고패턴은 가만보면 그런거 같다.


친구라는 개념은 그저 게임에서 힐러랑 딜러 구분이 있듯이

힘들 때 만나기 좋은 친구 / 즐길 때 만나기 좋은 친구

이렇게 구분해놓고 용도에 맞게 활용하는 모양새.


아마 이 녀석들에게 난 힘들 때 대충 찾기 편한 힐러였던거 같다.

문제는 이 녀석들이 정작 내 필요에 의해 찾으려고 하면 

나라는 파티에서 힐러고 딜러고, 나에게 그 어떤 것도 되어주지 않는다는거다.


어쩌면 관리대상 축에도 안들어가는건지 모르겠다. 

일년에 한번하는 새해인사도 먼저 해야 겨우 답장 올 지경이면 말다했지.


친구라는 개념에 기대를 놓을 수 있게 해준 소중한 본보기들이다.

내가 잘못된 인간들을 선택해 공을 들인건가 싶기도 하고..


오히려 내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인연이라 생각한 인간들에게서

나를 그들의 넓은 친구의 범주에 포함시키며

연락이 오는게 더 많았던거 같은데 유감스럽게도 

그들과는 코드가 안맞아 내쪽에서 찾지는 않게 된다.


이런 인간들 틈바구니에서 

그나마 괜찮고, 먼저, 자주 연락오는 사람을 꼽자면 

사회에서 고작 한달 얼굴보며 지낸주제에 몇년째 이어가는 인연인 랜선브로 K형.

거진 20년지기인데, 살면서 나랑 가장 많이 부딫히고 싸웠던 L군.

꼽자면 이 2명 정도다.


K형은 잘 통하지만 대전에 살아서 물리적으로 가볍게 만나서 노는게 힘든 컨디션이며

L군은 같은 동네에 살지만,  어쩌다가 가끔씩 보는게 좋은거지 

기본적으로 나랑 너무 다른 인간이라 자주 만나서 어울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내가 심심해서 죽겠는 경우 아니면 방치해두는게 우리 모두에게 이롭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눈길이 가는게 타인들이다.

적당히 괜찮은 타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그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어울린다.


그래도 결국 타인인데, 그 타인들이 언제부턴가 

현재 내게 주어진 베스트 옵션이된거 같다.


뭐 어쩌겠나, 주어진 패에 맞게 플래이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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