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재생되는 동안
우린 각자의 앞에 있는 상대를 보며
시선을 고정하고 같은 속도로 돌고 돈다.
시작은 적당히 즐거웠지만
이내 지루하고 어지러워진다.
음악은 정지 하고
회전이 멈춘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한 번이라도 속도를 올려 달렸다면
내가 바라봤던 그 사람에게
닿을 수 있었을 텐데 ...
한 번이라도 뒤를 돌아봤다면
나를 바라봐준 그 사람과
마주할 수 있었을텐데 ...
쉬는 시간은 여기까지.
다시 음악이 재생된다.
나는 마치 마법에 걸린 듯
방금 했던 생각을 까맣게 잊게 되고
시선을 고정하고
속도를 유지한다.
회전목마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