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XX” 오늘은 그녀와의 두번째 소개팅이다. 어느 날 친구의 소개로 나는 너무 놓치고 싶지 않은 그녀를 만났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겪어온 여러 번의 소개팅에서 나는 매력적이지 못한 첫인상으로 매번 상대의 애프터를 얻는데 실패했는데, 지난번 소개팅에서 아슬아슬하게 그녀에게 내 인생 처음으로 애프터를 받아냈다. 그런데 그녀와의 두번째 만남은 거의 어거지로 받아낸 애프터나 다름없었다. 지난번 만남에서 그녀는 내게 많은 지적이랄까 조언을 해주었다. 당신은 이러이러한 것이 소개팅에서의 매너고, 나쁜 사람같지는 않은데 당신의 이런점은 별로고, 이런 질문에 그렇게 얘기하면 이렇게 오해를 할 수도 있고. 등등 여러가지… 그래서 난 내가 그녀의 조언을 제대로 접수했다는 것을 증명할 테니 딱 한번만 더 만나보자고 부탁을 했고, 그녀가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김XX이라고 합니다. "
“네. 안녕하세요, 근데 좀 당황스럽네요. 왜 다른 사람인 것처럼 연기를 하시는거죠? 그쪽은 제가 지난번 소개팅에서 만났던 이XX씨잖아요? "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오늘 소개팅에 나온 저는 모종의 업그레이드를 거쳐서 이XX씨와는 차원이 다른 매력적인 인간이 된 김XX이라는 설정입니다. "
“아… 그, 그래요? "
나의 컨셉 자기소개에 그녀가 피식하며 웃었다. 나에 대한 새로운 첫인상을 심어줄 두번째 만남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엔 제발 망치지 말자. 이XX, 아니, 김X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