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사는 프리랜서의 일상 이야기

by 조이

도쿄에서 일하는 5년차 직장인이었습니다. 이제는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지내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일한 곳


저는 지금 프리랜서로 세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일본 빈집 리폼 & 운영 서포트입니다.


일본 전역의 빈집을 해외 고객들에게 중개하는 회사에서 계속 일하고 있어요. 집을 구매한 고객들이 그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리폼을 돕고, 에어비앤비로 런칭하는 경우에는 라이선스 취득부터 운영까지 함께 서포트합니다. 현지 인테리어 회사, 클리닝 회사와 협업하는 일이 많아요. 지금 맡고 있는 일 중 가장 비중이 큰 클라이언트입니다.


두 번째는 콘텐츠 마케팅 업무, 주로 글쓰기예요.


언젠가는 글쓰기를 제일 큰 수입원으로 만들고 싶어서 지난여름부터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어 SEO 마케팅을 돕는 글을 쓰고 있고, 주제는 여행·금융·해외 정착 등 다양해요.


참, 예전에 레터에서 살짝 소개한 적 있는데 지난 10월엔 도쿄 맛집 책도 무사히 출판했어요. <요즘 도쿄 맛집>이라는 제목이에요. 제 이름으로 내진 않았지만, 5년간의 일본 생활 동안 모은 맛집들을 사진과 글로 천천히 꺼내 담은 조각 모음 같은 책입니다.


세 번째는 노션 강연이에요.


대학이나 도서관에서 노션 강연 의뢰를 받아 단발성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본에 있어서 아직 오프라인 강연을 못 해 본 게 조금 아쉬워요.


세 가지 모두 원격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 집에는 높낮이 조절 책상과 편한 의자를 마련해 두었고,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에는 신주쿠 중앙공원에 있는 스타벅스에 자주 나가요. 넓게 펼쳐진 공원 뷰 덕분에 마음이 조금 풀리거든요. 여러 공간을 오가며 조용히 일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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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곳


지난 11월 초, 가족 여행으로 발리에 다녀왔어요.


부모님 회사의 포상 휴가로 떠난 패키지여행이었는데, 정말 즐거웠어요. 코로나 이후 처음 가는 가족 해외여행이기도 했고,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던 발리이기도 했거든요.


눈이 마주치면 방긋 웃어주는 현지 사람들, 어디를 둘러봐도 펼쳐지는 풍경과 대자연. 대학생 때 처음 치앙마이에 갔다가 빠져들었던 감각이 문득 떠올랐어요. 아마 내년에 다시 가서 최소 한 달은 머물다 오지 않을까 싶어요.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으면서도, 집에만 들어가면 괜히 투덜대는 큰딸이 되어버리고 돌아서면 후회하는 제 모습도 여전히 있더라고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왜 이렇게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더 낯 뜨겁게 느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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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도 왜 불안할까?


7월 말에 이사하고, 8월에는 대부분 한국에 머물렀어요. 9월과 10월에는 루틴이 잡히면서 마음이 많이 잔잔해졌고요.


사실 저는 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는 삶’을 꿈꿔왔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삶을 지금도 살고 있더라고요. 오전에는 일하고, 오후에는 요가를 공부하고, 저녁에는 운동 하거나 요리를 하며 조용한 일상을 만들었어요. 그런데도 마음 한쪽에서는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이 계속 떠올랐어요.


해외에서, 그것도 프리랜서로 지내며 또 다른 나라로 이동하려 한다는 사실 자체가 늘 불안정하게 느껴졌고, 내 일을 하고 싶어 퇴사했는데 프리랜서로 다시 ‘받는 일’에 익숙해지는 것이 주객전도가 되어 버린 건 아닌지도 자꾸 되묻게 되더라고요.


어쩌면 마음이 늘 미래에 가 있기 때문인지, 조급함과 불안이 쉽게 찾아왔어요. 지금, 이 순간만 바라보면 이미 더 바랄 것이 없는데도 말이에요.


날마다 가능한 한 행복하게 사는 것,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만 마음을 두는 것.

이 두 가지가 지금의 제가 해야 하는 전부일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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