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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명다양성재단 May 08. 2017

코뿔소 전쟁, 그 끝은 어디인가

지구별 다람쥐 소식 #17

 인간이 지구의 주인행세를 시작한 이후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은 생물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는 이미 예전에 멸종되어 없어진 지도 모르는 생물도 있고, 안타까운 멸종의 과정이 잘 기록된 종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멸종의 위기라는 비극의 한 가운데에 놓여 원치 않은 ‘유명세’에 시달리는 동물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코뿔소입니다. 코뿔소는 뿔의 효능에 대한 근거 없는 미신으로 인하여 엄청난 규모로 밀렵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약 10년 동안 최소 6000마리가 목숨을 잃었는데 매년 밀렵으로 사망하는 수는 2009년 이래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금 현재에도 하루에 약 3마리 꼴로 죽어나가고 있을 정도로 밀렵의 기승은 누그러질 태세가 보이질 않고 있죠. 밀렵의 현장인 아프리카 초원지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무력 충돌이 벌어지는데, 헬리콥터와 기관총을 동원한 군대 수준의 밀렵꾼들과 야생동물 감시인 간의 총격으로 수백 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밀렵과의 이러한 전쟁은 이제 새로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동안 밀렵꾼들이 코뿔소를 노리며 활개 치던 곳은 아프리카의 사바나 초원지대였지만, 이제는 세계 각국의 도시에까지 그 손아귀를 뻗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유럽의 박물관에서 코뿔소 박제를 노린 절도 사건이 독일, 영국, 포르투갈, 벨기에, 스웨덴, 체코 등지에서 20건 이상 발생하였습니다. 죽은 지 한참 된 코뿔소라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고가로 밀매되기에 도둑들은 다른 보물들은 놔두고 뿔만 가져갈 정도였다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3월 7일에는 프랑스의 투아리 동물원에 있던 4살짜리 흰 코뿔소 수컷이 동물원 경내에서 밀렵을 당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밀렵꾼들은 코뿔소 머리에 총을 세 발 발사하고 전기톱으로 뿔을 잘라가는 잔인함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9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제17회 당사국 총회에서는 코뿔소 밀렵을 줄이기 위한 뿔 거래를 합법화 하자는 제안마저 제기되었으나 무엇이 밀렵을 막는데 효과적인지는 여전히 혼돈상태입니다. 문제는 수요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는데, 수요의 대부분은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이라고 합니다. 혹시 한국도 여기에 기여하는 바는 없는지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이 전 지구적 비극이 하루 속히 종료될 수 있도록 우리들의 관심과 노력이 시급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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