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울하긴 하다.
제목을 적고, 다시 읽어봐도 너무 비현실적인 말이다.
일주일 만에 1억이 늘어났다고?
정말 웃긴 것은 아직까지 버스비도 아까워 도서관을 걸어 다니는 내가
실제로 일주일 만에 1억을, 정확히는 1억 4천을 벌었다는 말이다.
25년 10월 수익 1억이 났다고 글을 올렸다.
26년 1월 7일 수익 2억이 넘었다고 글을 올렸다.
26년 1월 15일 수익이 3억을 넘었다.
브런치에 25년 5월부터 글을 써왔더라.
그리고 브런치 첫 글부터 계속해서 적어온 나의 투자 방법과 철학.
그것을 그대로 지키고 있을 뿐인데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빨리 늘어나고 있다.
이런 숫자에 익숙해지면 현실감각을 잃어버리기 딱 좋다.
그래서 다시 1억이란 숫자의 무게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나의 마지막 월급은 200만 원을 겨우 넘기는 금액이었다.
월급의 반을 저축하면 매달 100만 원을 저축할 수 있었다.
1년을 저축하면 1200만 원이고, 8년 4개월을 모아야 1억을 모을 수 있다.
8년 4개월 간 하루 10시간을 출퇴근과 일에 쏟아부으며 아끼고 모아야 겨우 모으는 돈이 1억이다.
그 큰돈이 겨우 1주일 만에 늘어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와닿지가 않는다.
내 월급이 너무 적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월급이 300, 400이 돼도 저축액이 100만 원에 가까운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돈을 버는 능력과, 돈을 모으는 능력과, 돈을 불리는 능력과, 아끼고 절제하는 능력은 다르니까.
나는 돈을 버는 능력이 많이 부족했다.
공부를 잘하지도 않았고,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몸으로 할 수 있는 일만 해왔다.
다행히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돈을 아끼고, 모으는 방법은 체득했었다.
그럼 돈을 불리는 투자의 능력만 익히면 된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꿈꾸는 일, 좋아하는 일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로 큰돈을 버는 것은 그 필드의 상위 극소수 몇 명만이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돈을 버는 지식과 기술은 따로 있다. 보통 사람들이 꿈꾸는 일과는 다른 일일 것이다.
다행히 나는 투자라는 기술을 익혀왔고, 나름의 깨달음을 얻어 그걸로 글도 쓰고 유튜브도 하며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말도 안 되는 행운의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수익실현, 목표금액과 상관없이 이 숫자의 변화와 내 일상은 크게 상관이 없다,
공황과 우울증은 좋아졌다고 한들 여전히 내 안에 남아있고,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면 심지어 더 슬퍼지기도 한다.
돈이 없던 과거,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행복할 거라 생각했던 시절이 있다.
돈이 많이 없어서 많이 힘들었었다. 반대로 말하면 돈 외에는 모든 걸 다 가진 시기였다.
돈만 없을 뿐이지, 가족과 친구들이 있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시절이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심지어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지더라도.
지금이라도 당장 돌아갈 텐데.
사람이 과거를 보면 우울해지고, 미래를 보면 불안해지고, 현재를 보면 행복해진다고 하는데
지금도 나는 현재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아서 슬프기도 하다.
지금의 이 돈이, 10분의 1이라도 과거의 내게 주어졌다면 좋았을 텐데.
좋은 이야기조차 우중충하게 끝나는 걸 보니
나는 아직 멀었나 보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세상에 돈보다 중요한 가치는 많고,
그 가치 있는 것들을 소홀히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