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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류 Jun 19. 2024

김환기 <이조 항아리>,1958

김환기 1913-1974

    

김환기 <이조 항아리> 1958
Our fortune is like a winter tree. Although it doesn’t look like the leaves are out and the flowers bloom, we dream and know to will be like that.
_Johann Wolfgang von Goethe      

우리의 운명은 겨울철 과일나무와 같다. 그 나뭇가지에 다시 푸른 잎이 나고 꽃이 필 것 같지 않아도, 우리는 그것을 꿈꾸고 그렇게 될 것을 알고 있다.
_요한 볼프강 폰 괴테_ 독일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     



김환기의 <이조 항아리>는 혼자가 아니다. 나 혼자만의 ‘my’가 아닌 우리들의 ‘our’이다. 혼자 길을 걸어가는 것이 얼마나 많은 두려움이 그림자처럼 따라오는지 나는 10대의 시간에 경험하였다. 그 경험은 나의 운명 ‘my fortune’에 현재를 이룬 이파리들 ‘leaves’가 돋아났고, 꽃피는 ‘flowers bloom’ 때를 맞이하였다. 김환기의 <이조 항아리> 화폭을 가득 메운 푸른색을 바라보니, 푸르른 나의 현재를 바라보는 것 같다. 보통의 학생들과 다르게 조금은 특별했던 학교 밖 10대 시간과 역경, 그 속에서의 배운 것이 많다. 음악, 영화, 오페라, 그림 등 예술을 더욱 가까이하기 위해 다양한 언어를 배워왔다. 다른 언어에 비해 비교적 오래, 깊이 있게 배운 영어를 사랑하며 직업으로 이어진 여정을 모아, 엮어 만들 나의 책들 그리고 영어를 행복하게 배우는 법을 영어 교육 강연자로 나누며,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 동기 부여자로 사는 삶을 열어가고 있다. 환기블루는 책을 준비하는 과정의 현재다. 파란 하늘, 푸른 바다. 청명한 수식어의 푸른색은 희망의 색이다. 김환기의 ‘환기블루’를 사랑하였고, 나의 현재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를 사랑한다.     


나의 운명은 겨울철 나무와도 같았다. 나의 나뭇가지에 푸른 잎이 나고 꽃이 필 것을 나는 꿈꾸었고 그렇게 될 것임을 믿었으며, 묵묵히 나의 길을 왔다. ‘환기 블루’의 파란색과 항아리의 유연한 곡선이 따스한 햇볕 속에 응원하며 나를 안아준다. 많은 생각이 나를 괴롭게 했던 내 첫 번아웃(Burnout)을 마칠 수 있게 해주었던 산책, 명상 그리고 운동. 주저앉은 나를 일으켜 주던 엄마의 통화, 묵묵히 지켜봐 주시는 아버지의 시선. 김환기의 이조 항아리 화폭에서의 앞에 있는 도자기는 나이며, 뒤에 보이는 도자기는 부모님 같다. 언제나 나를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두 분이 있어 오늘도 힘내며 세상으로 나가본다. 힘을 주는 말, 말없이 옆에 있어 주는 온기, 그저 존재만으로 응원을 주는 존재는 아이에게 있어 부모, 부모에게 있어서 자식이다.


<이조 항아리>의 한 쌍의 항아리는 나와 부모, 나와 아이 나아가 나와 배우자, 나와 언니이며 남동생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이뤄 나가는 저마다의 이야기들과 울타리를 지켜 나가고자 하는 큰 노력이 가치 있는 가족의 단어를 만들어 낸다. 나는 오늘도 그 가치를 가치 있게 지켜 나갔는가. 가까운 존재, 나를 이해하는 존재, 나를 이해해야만 하는 존재라는 이유로 홀대하지는 않았는지. 나에게 물어보는 푸른 새벽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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