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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저녁 산책

스페인 미식 여행 - 4 | 까딸라나 음악당, 빌바오베리아

by 탱강사

여행의 시작, 처음 가 본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 페어링도 했더니 기분도 업되고 몽롱하기까지 하다.


Lasarte에서 "런치"를 먹고 나오니 거리는 어스름이 져 있다. 아침에 충동적으로 예매한 까딸라나 음악당의 공연 외에는 다른 계획이 없었던 우리는 각자 원하는 곳으로 흩어진 후 모이기로 했다.



아직 술기운이 남은 체의 좋은 기분으로 바르셀로나 거리를 걷고 또 충동적으로 쇼핑을 하며 다녔다. 그러다, 계속 이렇게 다니다간 악명 높은 바르셀로나의 소매치기에 당할 것 같아 술을 깰 요량으로 백화점 지하에서 신선해 보이는 음료를 사 마셨다.


"아닛?" 이게 뭐지? 100%라는 글귀를 믿고 산 이 천연 야채 주스는 주스라기보다는 야채수프인데, 문제는 생마늘 향이 너무 진했다. 술이 번쩍 깨는 맛이랄까.


그냥 딱 봐도 신선하고 건강해 보이는 패키지 아닌가?! 게다가 100%! 그런데 맨 마지막에 있는 재료인 "and fresh garlics"가 너무 강렬!




약속 시간이 되어 만난 까딸라나 음악당. 오전에 돌아다니다 충동적으로 공연 예약을 한 것인데, 사실 공연은 들러리이고, 우리가 궁금했던 것은 음악당 건물 자체였다.


겉으로 보기에도 유니크하고 화려한 이 음악당은 가우디의 스승인 루이스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의 작품으로, 내부 가이드 투어가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그 얘기를 듣고 창문들 사이로 내부를 힐끔 들여다보니 직접 들어가 보고 싶다는, 여기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낮에 일행들이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의 장면을 재연. 가진 게 물병뿐이라...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관객들이 모여들었다. 더 붐비기 전에 저녁 대신으로 음악당 내 카페에서 간단히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이전에 먹은 최고급 점심 탓일까? 맛으로는 만족스럽진 않았다.


사람들이 몰려드니, 여유롭게 있기는 힘들어 보였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음악당 내부를 돌아다녀봤다. 공연이 시작되고 사람들이 많아지면 보지 못했을 근사한 음악당의 내부를 볼 수 있었던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외형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화려한 내부 장식이 돋보였다.


일부러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와 보길 잘했지. 페가수스가 날아다니고 있을 줄 알았겠는가.


공연이 시작되어 스페인 본토의 카르멘을 보고 듣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그까지였다. 공연을 감상하기에 자리가 썩 안락하진 않았고, 점심 식사의 여운과 더운 실내 때문에 졸았다 눈을 떴다를 반복하다 보니 공연은 끝나버렸다.


내가 관람할 자리는 여기. 더워서 계속 졸다 깨다 했다...




바르셀로나의 밤은 아직 한창이라 우리는 또 다른 이벤트를 찾아 어슬렁거렸다. 제대로 저녁을 먹지 못해, 새로운 맛집을 찾고 싶었는데, 이민영 가이드의 추천으로 바르셀로나 대성당 옆의 핀초바 빌바오베리아를 찾아갔다.


핀초(Pintxo)란, 우리가 타파스라고 알고 있는 음식들의 스페인 북부 지방 버전이다. 가게 이름도 북부 지방의 도시인 빌바오를 따랐다. 바게트빵 위에 음식이 있고 긴 꼬치를 꽂아두는데,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남은 꼬치 개수로 계산을 하는 게 꼭 포장마차 어묵집 같다.


게다가 자리에 앉지 않고, 금방 나오는 음식들을 바로 집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라, 내키는 대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도 부담이 없다. 그리고 항상 이런 안주에는 이 동네에서 까바(Cava)라고 부르는 스파클링 와인을 함께 한다.


우리나라의 안주 가격을 생각하면 상당히 저렴해 보이는 느낌
눈앞에 맛난 안주들이 늘어서 있으니 보이는 족족 주워 먹고 싶은 기분이 들게 하는구만.
꼬치가 꽂힌 모습이 꼭 항구에 요트들이 정박한 모습 같기도 하다.


저녁의 정취까지 즐기고 나니 모두들 충분히 즐거웠지만,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또 유명하다는 아이스크림집이 나타났다. 이 집이 지로나(Girona)에 있다는 미슐랭 3 스타이자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로카 형제의 젤라또 집이란다. 저녁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다른 손님은 없었는데, 줄도 안 서고 먹는 것이 특권으로 느껴질 정도란다. 지로나 본점보다는 조금 못한 것 같다는 이민영 가이드의 얘기가 기분 탓인지 정말 그런지 언제 확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초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 Rocambolesc. 로깜볼레스크?라고 읽으면 되나?
"너무" 고급스러운 맛의 아이스크림


가이드 이민영님 소개 : https://www.facebook.com/minyoung.lee.5623293
미식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기 시작한 여행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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