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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와 비밀의 방

스페인 미식여행 - 6 | ABaC (미슐랭 2 스타)

by 탱강사

오늘의 탐험은 "ABaC"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2 스타 레스토랑으로, 점심 식사가 예약되어 있다. (우리가 간 시점에는 2 스타였지만, 그 이후 머지않아 3 스타를 받았다.)


오전은 각자 원하는 일정을 가지기로 했다. 청명한 날씨에 뭘 해도 좋을 것 같았지만, 뭐라도 의미 있는 곳을 가 볼까 생각하다 간 곳은 몬주익 언덕에 있는 호안 미로 미술관이다.


평일 오전의 여유로운 한산함을 느끼기에 제격인 곳이었다.


IMG_5586.JPG 호안 미로 미술관의 입구. 호안 미로가 직접 만든 미술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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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591.JPG Sophy에게 이 그림을 보여줬더니 "어지간히 일어나기 싫은가 보다."라는 평을 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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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611.JPG 숲 너머로 보이는 카탈루냐 미술관. 오전 시간 동안 보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 다음 기회로...




ABaC이 있는 곳은 도심의 북쪽에 있는데, 근처에 대사관들이 있는 걸 보니 고급스러운 동네인 모양이다. 우리야 소박하게 전철을 타고 갔지만.


IMG_5621.JPG 그냥 봐서는 어떤 곳인지 알기 어려운 외관이다.


ABaC은 호텔과 레스토랑의 이름이었다.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작고 야트막한 외관에, "Private hotel"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 것이 예사로운 호텔은 아니어 보인다. 문 앞에 있는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오면 된다는데, ... 초인종 눌러도 되는 건가? 잠깐이나마 주저하는 게 내가 이상한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초인종을 눌렀더니, 아무런 인기척도 없이 문만 살짝 열린다.


IMG_5699.JPG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고급 호텔/레스토랑의 입구


문 뒤로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길로만 따라가면 은둔의 셰프가 돌아보며 "기다리고 있었소."라고 하는 건가 싶게 점점 더 수수께끼 같은 길이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니 이제야 큰 키에 정장을 입은 안내자가 나타났고, 다시 세 개의 문을 지나 드디어 은밀하고 신비로운 방에 도착했다.


아직 일행은 도착하기 전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긴 했지만, 오늘은 내가 손님으로 온 것이니 맘을 편하게 먹어야지. 이런 수고로운 생각을 굳이 하는 것도 잠시, 곧 일행들이 모두 모였고, 이곳 방식의 환영이 시작됐다.


그렇게 나온 음식들은 이런 것이었다. 과연, 새롭고, 신기하고, 놀라웠다.


IMG_5632.JPG 이 무슨 누에고치 같은 비주얼의... 머랭 같아 보이는데 라임과 소금이 들어가 있다고 했다.
IMG_5634.jpg 환영 칵테일인 "블러디 메리". 가만, 근데 내가 알던 조합도, 색깔도 아닌데? 타바스코가 들어간다고?
IMG_5636.jpg "성게 콩소메"가 들어간 블러디 메리. "성게 콩소메"라니 대체 뭐람?
IMG_5635.JPG 김으로 만든 틀에 조개와 캐비어가 얹어져 있는 애피타이저. 아무튼 그렇다 함.
IMG_5633.JPG 비주얼도 이름도 분명 마카롱이었지만, 맛은 전혀 다른 맛이다. 달기는커녕 오묘한 바닷내가 나는 그런 애피타이저




우리는 서버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어디론가 움직였다. 와인 저장소와 주방을 잠시 구경하고는, 식사 테이블로 자리를 잡았다. 오오, 고급지다. 아직 우리 밖에 없으니 촌스럽게 놀라는 표정을 마구 지어도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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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640.jpg 액체 질소를 이용한 분자 요리를 만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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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642.jpg 반나절 사치를 부릴 우아한 식사 테이블


가이드 이민영님 소개 : https://www.facebook.com/minyoung.lee.5623293
미식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기 시작한 여행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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