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미식여행 - 6 | ABaC (미슐랭 2 스타)
오늘의 탐험은 "ABaC"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2 스타 레스토랑으로, 점심 식사가 예약되어 있다. (우리가 간 시점에는 2 스타였지만, 그 이후 머지않아 3 스타를 받았다.)
오전은 각자 원하는 일정을 가지기로 했다. 청명한 날씨에 뭘 해도 좋을 것 같았지만, 뭐라도 의미 있는 곳을 가 볼까 생각하다 간 곳은 몬주익 언덕에 있는 호안 미로 미술관이다.
평일 오전의 여유로운 한산함을 느끼기에 제격인 곳이었다.
ABaC이 있는 곳은 도심의 북쪽에 있는데, 근처에 대사관들이 있는 걸 보니 고급스러운 동네인 모양이다. 우리야 소박하게 전철을 타고 갔지만.
ABaC은 호텔과 레스토랑의 이름이었다.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작고 야트막한 외관에, "Private hotel"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 것이 예사로운 호텔은 아니어 보인다. 문 앞에 있는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오면 된다는데, ... 초인종 눌러도 되는 건가? 잠깐이나마 주저하는 게 내가 이상한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초인종을 눌렀더니, 아무런 인기척도 없이 문만 살짝 열린다.
문 뒤로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길로만 따라가면 은둔의 셰프가 돌아보며 "기다리고 있었소."라고 하는 건가 싶게 점점 더 수수께끼 같은 길이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니 이제야 큰 키에 정장을 입은 안내자가 나타났고, 다시 세 개의 문을 지나 드디어 은밀하고 신비로운 방에 도착했다.
아직 일행은 도착하기 전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긴 했지만, 오늘은 내가 손님으로 온 것이니 맘을 편하게 먹어야지. 이런 수고로운 생각을 굳이 하는 것도 잠시, 곧 일행들이 모두 모였고, 이곳 방식의 환영이 시작됐다.
그렇게 나온 음식들은 이런 것이었다. 과연, 새롭고, 신기하고, 놀라웠다.
우리는 서버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어디론가 움직였다. 와인 저장소와 주방을 잠시 구경하고는, 식사 테이블로 자리를 잡았다. 오오, 고급지다. 아직 우리 밖에 없으니 촌스럽게 놀라는 표정을 마구 지어도 되겠군!
가이드 이민영님 소개 : https://www.facebook.com/minyoung.lee.5623293
미식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기 시작한 여행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