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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준영 Mar 13. 2023

알파세대 특징 - "메타버스" 세대

저에게 현실과 가상공간의 연결은 참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어렸을때 아버지가 처음 사주셨던 콘솔 게임기를 기억합니다. 당시 이름이 "삼성알라딘보이" 였는데요, 주로 그 콘솔 게임기를 활용해 16비트 게임을 즐겼습니다. 당시엔 꽤나 멋진 그래픽이었죠. 신나게 게임 속 공간을 질주하는 캐릭터들을 볼 때 마다, 해당 공간에 저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곤 했습니다. 어쩌면 그야말로 제 꿈속에서나 이뤄질 수 있는 그런 일이었죠.


하지만 VR 게임을 만나며 이 바람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가상 공간에 제가 직접 위치한 것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MZ세대의 끝자락에 위치한 저는 이 경험을 완벽하게 받아들이진 못했습니다. 무언가 모를 이질감이 느껴지고, 잘 몰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죠. 기기의 몰입감이 부족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유가 전부는 아닙니다. MZ세대만 해도 가상 공간에 완전히 동화되어 사고를 펼쳐가는 작업은 쉽게 수용하지 못하니까요.


알파세대는 다릅니다. 모든 기기와 친숙한 알파세대들은 가상공간과 현실을 능숙하게 연결합니다. 사고구조도 딱히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가상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나" 는 또다른 나인 것이죠. 완전히 분리되어 존재하는 이질적 존재가 아니라, 연결을 추구하고 있는 겁니다.


현실과 가상공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줄다리기, 알파세대에게는 그래서 익숙합니다.



1.

메타버스 세대


저는 언젠가 강연에서 메타버스는 알파세대의 개념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알파세대를 제외하면, 현실과 가상공간 사이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에 쉽게 적응하는 일이 편하지 않습니다. 저조차도 어려운 개념이거든요. 가상 공간에 들어갈 때, 이미 그 공간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하죠.


"아니야, 이건 현실이 아니야"


이런 사고구조의 브레이크가 몰입감을 방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알파세대도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 이질감을 덜 느끼고 있어요. 메타버스 내에서 자신을 만들어 가는데 익숙하고, 메타버스 내에서의 경혐을 현실 세계에서 겪은 경험과 동일시하죠. 즉, 다른 세대보다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알파세대가 "찐" 메타버스 세대라고 봅니다. 메타버스가 이미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개념에 본격적으로 반응해 줄 세대는 아마도 알파세대라는 것이죠.



2.

현실과 연결되는 가상세계


그렇기 때문에 알파세대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연결해서 생각하는 데 익숙합니다. 그래서 현실세계의 경험만큼이나, 가상세계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빠르게 적응하고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알파세대는 가상세계에서의 원활한 경험을 위해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유료 결제를 진행합니다. 가상세계에서 가치를 가지는 재화를 현실에서도 주고 받으며, 해당 가치를 고려해 간직하는 행동을 하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알파세대가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게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될텐데요, 왜 그럴까요?


이런 사고의 전환이 없다면 가상세계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회는 필연적으로 경제적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가상세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가상세계에서의 행동이 아무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굳이 나의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그러니 가상세계에 대한 적응과 인정은 곧 현실에서의 경제성과 연결되고, 이 부분이 가상세계에 대한 인식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겁니다.

경제적 개념에 대한 연결 공감이 아쉬웠던 세대를 넘어선 알파세대는 공감지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중입니다. 따라서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알파세대를 만나 더 입체적 개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합니다.



3.

현실만큼이나 중요해질 가상의 경험


그래서 현실만큼이나 가상세계에서의 경험은 알파세대에게 중요한 가치로 떠오를 겁니다. 


그러니 알파세대를 겨냥한 기업과 기관들은 당연하게도 가상세계, 즉 메타버스에 대한 개념들에 조금씩 적응해 나갈 필요가 있겠죠. 다만, 무조건적으로 메타버스 공간을 오픈하는 게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될 겁니다. 의미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사전 기획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한 업데이트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고, 기존 레퍼런스들에 대한 분석도 반드시 진행해야 합니다. 알파세대는 가상세계를 현실과 연결해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냉정하게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의미없는 경험에 반응하지 않는 것과 같이 말이죠.


장기적 과제로 이 부분을 받아들여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조건적으로 가상세계, 메타버스에 접근하시라는 뜻이 아닙니다. 알파세대는 공감도가 높은편이니, 해당 트렌드가 주는 메시지를 이해하실 필요가 있다는 말로 받아 들여 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트렌드는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알파세대가 느끼는 흐름 또한 변하겠지만, 과거의 세대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어간다는 특징만큼은 매우 명확합니다. 


알파세대에게 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의 수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앞으로 만나게 될 트렌드에 적응하시고 마케팅의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해 보시길 바랍니다.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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