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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틀조선일보 Aug 06. 2018

[원작 vs. 영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1편보다 좋은 후속편이 드물듯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도 원작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 원작의 평이 좋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책에 담긴 풍부한 감성과 내용을 2~3시간의 짧은 영상으로 압축하기란 그리 녹록하지 않은 탓이다. 


몇몇 영화는 원작의 섬세함을 그대로 살려내고, 또 드물게는 원작을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원작과 영화,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하지 않은 채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런 면에서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는 원작과 영화를 같이 보기 권하고 싶은 희소성 있는 작품이다. 이 만큼 영화와 원작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멋진 앙상블을 보여주기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의 원작은 1995년 출간된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동명 장편소설이다. 10대 소년과 30대 여인의 짧지만 격정적인 사랑을 담은 이 소설은 한 여자로 인해 일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한 남자의 운명적인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책에서 주인공의 이름은 독일식 발음의 ‘미하엘’, 영화에서는 미국식 발음의 ‘마이클’이라고 불리는데, 책과 영화는 미하엘과 마이클의 차이만큼 미묘한 차이를 보여준다.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는 영화와 책을 모두 봐야 제대로 된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다.


'미하엘'과 '한나'. 그들 사이에 일어났던 크고 작은 사건들, 미묘한 감정들은 영화보다 책 속에 훨씬 잘 표현되어 있다. 영화를 보면서 '저게 뭘까' 하고 의문스럽게 생각되는 부분들이나 껑충 뛰어넘은 것 같은 어색한 이야기의 전말은 모두 책 속에 담겨있다. 그래서 영화를 본 후 책을 읽게 된다면 '아~ 이래서 저랬구나'라고 무릎을 칠만한 부분이 참 많다.


영화 속 한나와 마이클이 풀어놓은 감정의 흐름은 책보다 훨씬 친절하다. 책만 봤을 때는 쉽게 확신하지 못했던 그들의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인정하게 만들고, 책을 보며 미처 풀지 못한 의문들이나 그 후의 이야기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사진=영화 '더 리더' 스틸컷

어린 마이클 역의 데이빗 크로스는 영화 속 베드신 때문에 성인이 될 때까지 2년을 기다렸다 영화를 찍어야 했고, 한나 역의 케이트 윈슬렛은 이 영화에서 전신 누드를 불사한 열연을 선보였다. 영화는 상복 없던 케이트 윈슬렛에게 제81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2009 골드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안겨주었고, 각종 비평가협회의 호평을 받으며 당시 영화계를 휩쓸었다.


‘지성과 감성을 함께 갖춘 기품 있는 드라마(영화평론가 이동진)’, ‘10년 후에도 여전히 애틋할(영화 저널리스트 김세윤)’ 영화라는 찬사를 받은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원작과 영화를 넘나드는 섬세한 감성 멜로의 오마주를 느끼고 싶다면 이 작품을 추천한다.


통플러스 에디터 김정아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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