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님을 만나러

by 안신영

@내가 꿈꾸는 그곳 작가님께서 브런치에 올리신 대모산 진달래 꽃이 보고 싶어, 김소월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신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라는 그 꽃이 보고 싶어 진달래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사진으로 만 황홀경에 빠졌던 시간을 대모산 자락에서 만나고 싶었습니다.


아. 그러나 진달래님은 없습니다.



초록초록 향연을 펼치는 듯 아기새 날갯죽지만 한 잎사귀들이 앞다투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나뭇가지들은 제 할 일을 무심한 듯하고 있는 모습이 의연합니다.


@ 내가 꿈꾸는 그곳 작가님께서 젤 잘났다고 명명하신 젤 잘난 산수유가 셀쫌하니 반겼습니다.

'흥, 나도 있다고요. 내가 먼저라고요~'

'진달래는 게으름뱅이거든요. 더 있어야 온다고요.' 말하는 듯합니다.



숲 속 이리저리 고개를 둘러봅니다.

진달래님은 자취도, 흔적도 없습니다.

서두른 봄 나들이 마음을 위로하듯 산새 부리처럼 뽀롱뽀롱 내민 초록 빛깔 나뭇잎이 눈에 띕니다.



'여기 보세요' 손짓하는 긴가민가하는 진노랑 꽃이 보입니다. 대모산 불국사 오르는 길 옆에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꽃인 줄 모르고 지나칠 뻔했어요. 일본이 원산지인 풍년화랍니다.(위치가 마땅치 않아서인지 애를 썼는데도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았네요. 죄송합니다.)


대모산의 불국사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옵니다.

여전히 제 눈은 산속을 헤매고 기웃거립니다. 주말쯤 다시 와야겠네 생각하며 돌아오는 길에 회양목이 꽃을 매달고 있는 걸 발견합니다. 도시에선 경계목으로 많이 쓰이는 회양목이 산길에선 자유로운 모습으로 있어 편안해 보입니다. 몽글몽글한 황록색의 꽃망울이 귀엽네요.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보라며 저 만치서 산수유가 손짓합니다.

살그머니 곁으로 다가가

"그래 네가 제일 잘났다! 너마저 없었다면 어쨌을까. 산수유야. 고마워~"

포근한 날씨지만 아직도 겨울빛에서 벗어나지 못한 숲 속에 노란 산수유가 먼 데서 찾아온 나그네를 위로해 줍니다.


오늘 오후는 그렇게 대모산 바람을 코에 넣고 돌아온 날이었습니다. 무릎이 쪼금 아프고 수술 자리가 콕콕 찌르듯 하는 발이지만 상쾌함으로 다시 오지 않을, 가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는 하루를 살았음을 압니다.


*대모산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과 서초구 내곡동에 걸쳐 았눈 산리다. 대고산, 할미산이라고도 한다. 모양이 늙은 할미와 같다 하여 할미산이라 불렀는데 태종의 헌릉을 모신 후에 어명으로 대모산으로 고쳤다고 한다.(출처 서울 지명사전)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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